비가 내립니다
서로 떨어져 걷던 두 사람이 하나 뿐이던 우산 안으로 들어와
비가 내리기 전의 거리가 무색하다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붙어 걷습니다
비라는 역경이 다가오자 우산이라는 하나의 버팀목 아래서
두 사람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서로 맞닿지 않은 어깨를 희생해가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더러 함께 걷는 상대를 아끼는 만큼 우산을 기울여
자신의 한쪽 어깨가 더 젖더라도 상대는 젖지 않도록 하기도 하지만
상대 역시 옆 사람을 아끼기에 우산은 이내 균형을 이루고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속도 만큼 나란히 한쪽 어깨가 젖어 갑니다
많은 이들이 홀로 혹은 혼자만의 우산 속에서 걷는 요즘,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더러 내 한쪽 어깨가 젖는다 하더라도
그만큼 마음 한편은 촉촉해질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