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 앞에 놓여 있습니다
옳다고 여긴 쪽으로 걸어온 것 같은데
지금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길이라고는 여유 없이 걸어온 등 뒤에 놓인 길 뿐입니다
세상이 멈춘 듯 한참을 제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비록 세상이 멈추지는 않았더라도
적어도 내 세상은 잠시나마 멈춘 게 분명하다 느껴졌습니다
찬바람이 뺨을 스치고 나서야
멈추었던 세상이,얼어버렸던 정신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막막한 마음으로 다음에 내디뎌야 할 발걸음에 대한 답을 이리저리 찾아 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 보아도 답이 보이질 않습니다
내디딜 곳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서성이던 한 쪽발이 아무 방향으로나 무턱대고 발을 내딛습니다
그렇게 방향을 잃은 발걸음은 탓이라는 발자국을 이리저리 남기다
이전과는 다른, 하지만 결국은 같은 막다른 길에 다시 놓이고 맙니다
답을 조금만 일찍 구해봤더라면 좋았을 텐데
잠시 숨을 고르면서 이 길이 맞는지
한 번만 스스로에게라도 되물어봤더라면 나았을 텐데
대부분의 우리는 늘 막다른 길에 이르고 나서야 답을 구하고는 합니다
그러다 답이 보이지 않으면 답 대신 탓할 거리를 구하고
그렇게 남 탓, 환경 탓, 나라 탓, 자신을 제외한 탓만 하다
결국은 내 탓인 막다른 길에 다시 서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막막하지 않은,
아직은 내디딜 곳이 보이는 길 위에서 기도해 봅니다
막다른 길에서 답을 구하는 사람이 아닌,
답을 구하며 길을 걷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그럼에도 언젠가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된다면
답에서 탓으로 내딛는 사람이 아닌,
탓에서 답으로 내딛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