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렇게 사는 게 마냥 좋은 건 줄 알았어
그런데 살다 보니 그게 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더라고
둥글다 보니 어딘가에 부딪혀도 어렵지 않게 넘어가기는 하는데
그래서인지 어딘가에 멈추려 해도 어딘가에 머물러 보려 해도
잘 멈춰지지가 않더라고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의 홈을, 조금의 모남을 갖추어 보려고 해
하지만 이 홈은, 이 모남은
누군가에게 흠집을 내기 위한 패임이나 나옴이 아니라
내가 나로서 멈추기 위한 것임을 알아 줬으면 해
그래야 네 곁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