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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새싹

하늘색 달

by 어느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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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몇의 작은 뭉게구름만이 여유로이 거니는 맑은 정오의 하늘에

하늘색 보다는 조금 옅은 달이 떠 있습니다

아직 밤이 되려면 멀었는데..

밤보다는 바쁘고 바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고 싶었는지..

해가 보고 싶었던 건지..

아니면 낮에도 해만큼 세상을 비출 수 있는지..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고요


사실.. 달은 낮에도 떠 있습니다

보다 밝은 햇살에 가려 보기가 어려울 뿐..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내다

해가 지고 세상이 어둑어둑해져 갈 즈음부터

빛을 발합니다


그 하늘색 달을 닮고 싶어집니다

아직 이렇다 할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는 지금이지만..

밤이 오면.. 해가 사라지면..

찬란히 빛나게 될..
그 자리와.. 그 시간을.. 지켜내는 묵묵함을요


하늘색 달이 뜬 하늘에는..

하늘색 별들도 무수히 떠 있습니다

달과 같이 자신의 시간을 기다리면서요

그 묵묵함 뒤에는

낮보다 빛날.. 찬란한 우리의 밤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해가 아니라고.. 아직 빛나지 않는다고..

움츠리지 마세요

당신은 아직..

밤을 기다리는 하늘색 달이고.. 하늘색 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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