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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자라나면..

by 어느좋은날
092-자존심이 자라나면...jpg



피노키오의 코가 길어집니다

동화에서처럼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을 내세우느라 길어졌습니다


멈춰야 할 순간에 한 발을 더 내디뎠고

숙여야 할 순간에 한껏 뛰어 올랐으며

내려와야 할 순간에는 그대로 멈춰있었습니다


멈추고.. 숙이고.. 내려와야 할 때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기 싫어서..

앞서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게 강해 보이는 것 같아서..

하지 않았습니다


잠깐의 갈채 후에 남겨진

길어진 코를 보고 나서야..


멈춰야 했음을..

숙여야 했음을..

내려와야 했음을..

순간의 자존심은 내세울 필요가 없는 것임을..

자존심과 소신은 같은 듯 다른 것이었음을..


다 지난 후에야 피노키오는 깨닫습니다




이런 피노키오의 코를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언제 세워야 하고

어느 때 세우지 않아야 하는지가

늘 고민스럽지만..


자신의 콧대를..

자신의 자존심만을 생각하다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과

곁에 주어진 소중한 시간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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