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야 할 이유와 떠나고 싶은 이유 사이에서
모든 직장인들은 공감할 이야기일 것 같다.
26년 1월
대표님은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 앞에서
신년 계획을 발표하셨다.
회사에 대한 비전과 방향성,
꽤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다.
그러면서 급여에 대한 한 가지 양해를 구하셨다.
팀장의 공사 수당을 3%를 2%로
낮추고 싶다는..
사실 이 수당은 계약서에
명시된 항목은 아니었고,
대표님이 구두로 약속하며
지급해 오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직원 입장에서는 된다, 안 된다를
분명히 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늘 월급을 받고 나니… 실감이 났다.
고작 1% 차이지만, 체감되는 금액은
그보다 훨씬 크게 느껴졌다.
한 가지 더,
지난달까지는 급여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으로 나누어 받아왔는데
이번 달부터 근로소득으로 합쳐지면서
전체 금액에 대해 4대 보험이 공제되었다.
공제 금액에 대한 체감도 분명히 느껴졌다.
공사는 많고, 날씨는 춥고,
인력은 부족했고, 야근이 잦았던
12월의 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다들 정신없이 버텨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냈고,
그 결과로 받은 월급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충분히 보상받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며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열이 39도까지 오르며
일요일 하루를 침대에서
계속 누워만 있었다.
많은 고민 끝에
대표님께 전화를 드려
“내일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 것도 알고 있었지만,
이 상태로 현장에 가는 건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민폐일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죠, 치료 잘 받으세요.
그럼 오후에는 출근할 수 있어요?”라고 물으셨다.
당황스러웠다.
쉽게 나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어
전화를 드린 건데,
‘오후 출근’이라는 말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다음 날 병원에서 A형 독감 진단을 받았다.어쩐지 몸이 말을 안 듣더라.
다시 대표님께 연락해
독감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오늘 하루 안정을 취하고
내일 출근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통화했던 상황을 다시 떠올려 봤다.
“내가 회사의 대표라면
그렇게 물어볼 수 있을까?”
몇 번을 곱씹어 봐도
쉽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급여 문제도 그렇고,
아팠을 때의 그 한마디도 그렇고,
이렇게 심적으로 힘들 때면
‘의심’이라는 녀석이
웃는 얼굴로 나에게 쪽지를 건넨다.
‘정말 더 나은 길은 없을까?’
‘다른 선택지가 있는 건 아닐까?’
“어허, 쓰읍… 안 돼.” 하고 중얼거리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너무 쉽게 방향을 바꿔온 건 아닐까?
하나라도 끝까지 꾸준히 해봤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그때그때 다 이유가 있었고,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아마 아직 끝을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기로 했다.
아직 배울 것도, 경험할 것도,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도 많다.
해보고 싶은 것들,
할 수 있는 것들 다 해본 다음에
다른 선택을 해도 늦지 않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아직 여기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이
남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