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평범함은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되는가

by 최원재 면접코치


7장. 평범함은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되는가


학창 시절, 여자 후배에게 밸런스 게임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착한 남자와 실력 있는 남자 중에 누구를 배우자로 선택하겠냐는 것이었다. 여동생이 있는 오빠로서 당시 스스로에게도 물었던 질문이다. 시대가 달라졌으니 이제는 ‘남자’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돈 잘 버는 배우자와 잘 배려해주는 배우자,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취업은 회사와의 결혼이다. 회사는 일만 잘하는 사원과 일은 못해도 착한 사원 중에 누구를 선택할까. 착하기만 해도 문제고, 일만 잘해도 문제다. 코치가 스스로 새기는 코칭 사명은 ‘됨과 씀을 익히고 드러내도록 돕는다’이다. ‘됨(인성)’과 ‘씀(역량)’ 모두 중요하다. 억지로 끼워 맞추듯 ‘일 잘한다’고 말하기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로 먼저 자신의 ‘됨’부터 증명해야 한다.


1. 진짜 임팩트: 내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찾아라


취준생들은 ‘임팩트’라는 단어에 집착한다. 면접관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힐 한 방, 남들과는 차별화된 멋진 경험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다. 그래서 유명인의 명언을 인용하고 거창한 포부를 늘어놓으며, 자신의 경험을 한껏 부풀린다. 하지만 진짜 임팩트는 내 이야기가 먼저 내 가슴을 울리는지에 달려있다. 내 가슴을 울려야 소리굽쇠의 공명처럼 누군가의 가슴도 울릴 수 있다. 내가 행복했던 경험을 행복한 표정으로 말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도 듣는 이에게 울림을 주지 못한다.


이야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다. 심리학자 제롬 브루너(Jerome Bruner)는 인간이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구성하고 세상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즉, 나의 이야기는 나의 세계 그 자체다. 내가 내 이야기 속에서 즐겁고 행복할 때, 그 감정은 목소리의 떨림과 반짝이는 눈빛을 통해 면접관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시작이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그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한 감정에 마음이 움직인다.


따라서 스토리 리셋의 첫 단계는 외부에서 멋진 재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나의 지난 경험과 추억에 주목해야 한다. 합격 자기소개서에 등장하는 슈퍼맨 같은 경험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당신의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작고 소소한 기억들,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그 순간들이야말로 면접관의 가슴을 울릴 가장 강력한 무기다.



2. 슈퍼맨/슈퍼우먼 콤플렉스 극복하기


내가 찾은 이야기가 별것 아니게 보이는 배경에는 ‘슈퍼맨/슈퍼우먼 콤플렉스’가 자리 잡고 있다. 검색해서 찾은 화려한 합격 수기를 보며 ‘저 정도는 되어야 합격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위축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회사는 슈퍼맨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저렇게 잘난 사람이 우리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을까?’, ‘실컷 가르쳐 놨더니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때문이다.


'N형 인간'의 저자 조관일은 스펙 위의 스펙으로 인성이 답이라고 말하며 LS산전 구자균 부회장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인재의 조건 중에 '밝은 기운 바이러스를 지닌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인재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저는 행복해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직장 동료를 판단하는 가장 큰 기준이 '업무 능력'이 아니라 성실성, 대인관계 등 '인성'이라고 답했다. 업무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인성이 뛰어난 동료를 택한다는 비중이 81.5%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설문 수치를 넘어, 실제 채용 현장에서도 증명된다. 유독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여겼던 한 멤버가 떠오른다. 코칭을 할 때 스스로 못났다고만 생각하는 멤버를 지도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진심으로 누군가의 잘됨을 내 일처럼 박수쳐주고 기뻐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대로 면접관에게 말했다. 당연히 합격했다. 면접을 얼마나 잘 봤는지, LS전선에 합격하고 입사를 망설이자 회사가 기다려주겠다는 말까지 들었다. 평범한 진심이 통한 것이다.


학벌, 학점, 토익 점수 등 하드 스펙과 비교되는 소프트 스펙이 있다. 바로 그 사람의 됨됨이다. 취준생은 자신의 ‘됨’을 말해야 한다. 그 됨을 보고 함께할 사람을 찾는 것이 면접이다. 이것이 바로 ‘됨과 씀’의 원리다. ‘됨’은 인성, 즉 됨됨이를, ‘씀’은 직무 역량, 즉 쓰임새를 의미한다. 물론 회사에 따라 ‘씀’을 더 중요하게 보는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탄탄한 ‘됨’을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 일은 가르치면 되지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됨됨이가 바르고 긍정적이며 성실한 사람은 어떤 일을 맡겨도 결국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그러니 스펙이 부족하다고, 내세울 만한 경험이 없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당신의 평범함 속에 숨겨진 진심과 성실함이 그 어떤 화려한 스펙보다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없는 나’를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신 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3. 면접관이 원하는 ‘내일도 보고 싶은 사람’


면접관은 어떤 사람을 뽑을까. 코치는 멤버들에게 '내일도, 그리고 그다음 날도 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처음 일하면 누구나 실수하고 야단맞는다. 그때 꽁해 있기보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지 않겠는가. 출근 시간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그런데 먼저 와서 책상을 정리하고, 뒤에 오는 동료들에게 '오늘따라 멋지세요'라며 먼저 인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물론 모두가 활달한 성격은 아니다. 선배가 "식사하러 갈까요?"라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가서 싫어하는 음식이라도 내색 않고 맛있게 먹는 사람, "누가 정리 좀 할래요?"라는 물음에 수줍은 듯 손들고 묵묵히 빈틈없이 해내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저마다의 스타일로 누군가에게 '또 보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노래방 이야기 - 각자의 매력, 각자의 잘함


대학교에서 많은 학생을 앞에 두고 면접 강의를 할 때면 꼭 '노래방 이야기'를 한다. 취준생들은 노래방에 가면 앞에 나가 신나게 춤추고 멋지게 노래 부르는 친구를 부러워하듯, 면접에서도 내가 그런 스타로 보이길 원한다.


하지만 쭈뼛거리며 선뜻 마이크를 잡지 못하는 친구에게 노래책을 권하며 "한 곡 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남들이 노래할 때 나도 불러야지 하며 노래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친구의 눈을 보며 박수 쳐주는 사람이 있어야 다 같이 흥이 난다. 그뿐인가. 예산 생각 못 하고 "연장"을 외치는 친구들 대신, 회비를 계산해서 사장님과 시간 연장을 의논하는 노래 못하는 총무도 필요하다.


우리는 각자의 매력과 잘하는 것을 가지고 무리를 지어 함께 어울린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리더형이라면 배가 산으로 갈 것이다. 참모형도, 관리형도, 창의형도 있어야 한다.



4. 작고 소소한 이야기의 실제 합격 사례, 너무 많다.


아직도 자신의 이야기가 너무 사소해서 면접장에서 꺼내기 부끄러운가? 그렇다면 한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뚫어뻥 이야기] 모임전문공간 토즈에서는 파트타이머를 ‘아미(Ami, 불어로 친구)’라고 부른다. 어느 주말, 한 여자 아미에게서 여자 화장실이 막혔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한쪽은 사용 가능하니 안내문만 붙이고 그대로 두라고 지시했다. 다음 날 출근해 보니, 그 아미가 고무장갑을 끼고 뚫어뻥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취준생에게 어느 회사 면접에 가더라도 이 이야기를 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그는 여러 무역회사의 해외영업직에 모두 합격했다. 화장실 변기를 뚫은 경험이 해외영업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면접관은 그의 이야기에서 유창한 외국어 실력이나 뛰어난 협상 기술을 본 것이 아니다. 그들은 ‘못 하겠다’는 말보다 ‘해보겠다’는 말을 먼저 할 사람, 시키지 않은 일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책임감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이것이 바로 작고 소소한 이야기가 가진 힘이다.


수많은 합격생이 자신의 평범한 경험으로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문 배달 이야기 (LG디스플레이 합격): 새벽에 신문을 돌리다 팔이 부러졌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깁스를 한 채 신문을 돌린 이야기 (책임감, 성실함).


에어컨 수리 이야기 (철도공사 합격): 고장 난 집 에어컨을 부품을 사 와 직접 고친 이야기 (문제 해결 능력, 적극성).


고기 굽는 이야기 : 친구들을 위해 정성껏 고기를 구우며 행복을 느끼는 이야기 (배려, 팀워크)


이 이야기들에는 화려한 스펙이 없다. 하지만 그 안에는 지원자의 인성, 태도, 가치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신이 리셋해야 할 것은 부족한 스펙이 아니라, 당신의 소중한 이야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편협한 시선이다. 당신의 이야기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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