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냥갑 Jun 19. 2021

그냥 말한다고 토론이 아니다

토론에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들

지인분께서 이런 말을 단톡방에서 하셨다.


주말마다 하는 토론에 아래와 같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Would you rather have a boring but well-paid job, or one that you enjoy doing but that doesn't pay well?


어떤 분은 ‘후자로 가고 싶지만, 현실은 전자에 머물러 있다’ 라고 말했고, 지인 분께서는


‘토론을 해보니 돈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성장없이 돈 버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모아지네요. 그러면서 좋은 직장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 영업이익 좋고 항상 성장하는데 있어야, 개인도 발전이 있다고 하네요^^ 이미 여기에 계시는 분들은 잘하고 있을 것 같지만 질문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셨다.


그 질문을 여기 단톡방에 가져와주신 분은 내가 평소에도 꾸준함으로 좋게 생각하고 있던 분이다. 그와는 별개로 그 분이 하신다는 주말 영어토론 모임에서의 질문의 질에 대해 걱정되면서도 고민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기엔 그 질문에서 모순된 점이 너무 많다. 그래서 좋은 질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하신분이 돈을 잘버는건 지루한 일이고 즐길수있는 일은 적게 번다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힌 거 같다는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말이다.



지인 : 토론할 때도 똑같은 의견이었어요.. 여기서 지루하지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재산많은 부모님에게 상가를 물려받아서 관리하는 지루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ㅎㅎ



나는 삶은 항상 무쪼개듯 양분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 빠지다보면 자신이 도전하지 않는 핑계를 그런 고정관념에서 정당화하면서 찾는 경우도 많다.


만약 내가 그 토론방에 있었을 때 그런 질문이 나오면 질문을 바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을거같다. 남들은 지루하다고 하는데 나는 의외로 재미를 느껴본 일은 무엇인지. 지루함에서 몰입을 경험한 적 있는지 등 말이다. 그런게 더 다른 사람들 의견에서 많은 걸 배울수있을거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에는 영어로 말을 할 수 있다면, 토론을 할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언어가 아니라 그걸 도구로 이용해 ‘뭘’ 말하느냐다. 내용이 텅 비어 있다면 한국어든 영어로 한 토론이든 시간 낭비다.


토론은 옳은 말을 하며 누구의 근거가 탄탄하냐를 겨루는 게 아니다. 얼마나 좋은 질문으로 서로 다른 견해를 깊이 있게 나누는지가 중요하다. 토론 후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고 생각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면 그 토론은 좋은 토론이다. 하지만 처음 질문 자체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고 기대하는지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좋은 질문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하는구나 싶었다. 무섭고도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그렇다고 무서워서 질문하길 꺼리면 질문 능력이 좋아질 수 없다. 끊임없이 사고하고 질문을 던져보고 더 좋은 질문을 만들어나가다보면 질문도 좋아질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건 그냥 수다가 아니었다. 좋은 질문을 하는 이들과의 사고 확장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언어 씹어먹기 첫시작 날, 그리고 1년 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