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짓밟는 목소리

도전과 실패에 대해

나는 실패를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랐다. 오히려 뭔가를 시도하지 않고 시키는 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게 부끄러워지는 세상말이다.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교통경찰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렇게 하면 안돼.’ ‘그렇게 하면 망할거야’ ‘ 그렇게 하면 남들에게 피해가 갈거야’ 등등…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그런 말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한번이라도 남들이 반대하는 무언가를 해본사람이라면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나 아니더라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많기에 굳이 안되는 이유를 더할 필요없다는 측은지심일수도 있고, 다른 마음일수도 있다.

뭔가를 시도해본 사람은 안되는 이유를 찾지 않는다. 그게 실패할 이유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근데 안되는 이유가 수백만가지 있어도 그걸 해낸 사람은 ‘그저 했기 때문에’ 해낸다. ‘그냥 한다’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냥 한다의 힘을 모르는 사람만이 자신이 시도하지 않는 이유를 열심히 찾아해맨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말은 들을 필요없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런 반대의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부러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내 콩알만한 간을 좀더 키워보고 싶었다. 그래서 더 실패할 환경에 나를 더 노출시키는 건지도 모른다. 빚을 지는 것 자체에 겁을 먹고 돌다리가 부서질 때까지 두드려볼 정도로 조심성이 많은 내가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도전이다.

처음부터 큰 도전을 할 수는 없다. 실패에 대한 면역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패해도 별로 타격이 없는 실패를 최대한 많이 해봐야 한다. 누군가가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

지금 있는 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것 자체가 힘든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런 길을 간 사람만이 보상을 받는다. 그 보상은 그 힘든 길을 찾았기 때문에 주어지는 게 아니다. 수많은 반대의 목소리와 조롱의 목소리를 견뎌낸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 그걸 견뎌내는 중이다.

그럼에도 쉽지 않아 만3살 우리집 둘째에게 위로를 받으려고 해봤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누가 하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슬펐어.”

“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한 건데, 그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 될 거라고 했어. 그래서 너무 슬펐어.”

“왜?”

아이의 무한 Why 루프에 빠지다보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래. 나의 시도와 나의 의도가 중요하지, 나의 의도를 파악 못한 사람의 목소리가 무서워 내 주장을 철회하면 나의 주장이 그만큼 단단하지 못했다는 게 된다. 그런 목소리에 신경쓸 필요 전혀 없다. 나는 내가 밀고 나가고 싶은 가치가 있다. 누군가가 어처구니 없는 시도를 해도 ‘후회없이 한번 해보라고, 마음껏 부딪혀 보라고’ 말할 수 있는 따뜻함말이다.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는 무언의 긍정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한 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말도 없을 때는 그 부정에 대한 무언의 긍정인거 같아 더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다. 그리고 그건 확신과도 가깝다.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설계도 했다고 생각했다. 그게 부족하더라도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면 된다.

내가 남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고민한 시간이 얼마인가. 나는 나를 믿는다.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길 위해 노력하는 나를 믿는다. 단순 소비자가 던지는 생각없는 말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뭔가를 해내는 것과 해내지 못하는 것의 차이구나 싶다.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게 두려워 시작하지 않고 두려움 속에 갇혀 불만만 말하는 사람이 되는 건 더더욱 싫다. 끔찍하다. 그런 사람으로 사는 게 만족스러웠다면 시작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