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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Nov 26. 2021

에너지를 끊임없이 샘솟게 만드는 이들의 비결

역시 <기브 앤 테이크>는 명저였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다. 일은 돈을 받은만큼만 한다고하는데, 그게 아니라 돈은 부수적인 문제고 일하는  행복한 사람은 정녕 적을 수밖에 없는걸까?


애덤 그랜트는 <기브 앤 테이크>에서 ‘자기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처음 깨달은 직원들은 종종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giver는 더 큰 영향력을 끼침으로써 더 많이 베풀면서도 에너지 소진을 피한다. 일을 더 많이 하면서도 활력을 얻는 이들은 이상한 일중독자이거나 요상하고 특이한 사람이 아니라 성공하는 기버의 특징이라는 얘기다. 그 원동력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베풀었는가’와 관련이 있다.


책에서는 참 재미있는 실험 하나를 소개한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어떤 일을 시킨 다음 그 일을 더는 할 수 없을 때까지 반복하게 했다. 그림 그리기, 큰 소리로 시 낭독하기, ababab같은 무의미한 알파벳을 쓰고 또 쓰라는 과제도 있었다. 완전히 지쳐서 손에 감각이 없어 한 글자도 더 쓸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연구자는 그 사람에게 다른 목적으로 이름과 주소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피실험자는 아주 쉽게 이름과 주소를 적어주었다고 한다. 목이 쉴 때까지 큰 소리로 시를 낭독한 참가자들도 그 일을 불평할 때는 목소리가 정상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ㅋㅋㅋㅋ)


이 실험의 결론은 ‘맥락이 바뀌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긴다’라고 볼 수 있다. 베푸는 행동이 기 빨리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베푸는 행동도 신선하게 느끼도록 맥락을 바꾸면 지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상대로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성인을 상대로 무언가를 가르치면 지치지 않고 오히려 그 일이 본업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다. 같은 영역에서 더 많이 베풀면 지칠 수 있지만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을 돕는다면 영역도 넓어지고 오히려 활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다.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대신 다른 영역의 사람에게 다른 요소로 이끌어주는 식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전환하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베풀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 자신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 베풀기만 하는 사람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번아웃되기 쉽다. 하지만 자신과 타인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이 더 행복해하고 삶의 만족도도 더 크다. 자신의 욕구와 배우자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우울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자신의 이익을 무시하는 사람은 스스로 에너지를 소진하고 힘들어한다는 얘기다.


글쓰기에서도 이런 상황이 잘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은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전에 다른 사람들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 먼저 생각해본다. 반면에 순수하게 자기 중심적이거나 이기심이 전혀 없는 글을 쓰는 사람들은 건강해질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페니베이커는 자신의 저서<대명사의 비밀(The secret life of pronouns)>에서 설명한다.


참 놀라운게 내가 요새 사람들 글을 읽으면서 어떤 글이 재미있나 나의 흥미를 자극하는가가 막연한 감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이런 건강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를 내가 직감적으로 느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신기하다. 글쓰기에서도 우리는 자기 정화를 하고 반성도 하면서 타인을 위로할 수 있다.


단지 베푸는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을 계획한 방식도 중요하다는 걸 알 필요가 있다.

계획한 방식이 불 지피기 방식처럼 5가지 선행을 하루에 몰아서 할 경우 하루에 하나씩 할 때보다 행복감이 더 컸다고 한다. 그러니 일주일 중 하루로 정하고 정원에 물주기 방식이 아닌 불 지피기 방식으로 선행을 했을 때 만족감과 행복감이 더 클 수 있다. 자신의 노력이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진이 빠지기 쉽다. 실패한 ‘호구 기버’는 남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마다 언제든 도와주는 사람이다. 매일 조금씩 물을 주는 식으로 남을 도와주는 것은 대단히 산만하고 체력 소모가 크다는 걸 알아야 한다. 물주기 방식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엄청나게 빼앗긴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똑똑하게 성공적인 기버가 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그건 전략적이어야 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이건 뭔가 계략적이라는 느낌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한 똑똑한 방식의 베풂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얼마나 똑똑하게 남에게 베풀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걸까?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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