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금고같은 곳입니다.
요새 들어 내가 과거에 해왔던 것에 대한 감사함이 미친듯이 생기고 있다. 그 때는 ‘이렇게’ 될 줄 모르고 했던 일들이 미친듯한 복리로 나에게 다가오니 말이다. 그런 요소들이 한둘이 아니니 이 또한 감사하기도 하고 얼떨떨하다. 훗날에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리 기록을 해놓으려고 한다.
1. 매일 새벽 달리기
2. 매일 글쓰기 (+ 원서와 번역서 목차 스키밍)
3. 리더의 경험
4. 영어 외의 언어를 듀오링고로 매일 하면서 영어공부에 대한 메타인지가 올라간 것 (+ 스페인어, 독어, 불어 등)
이 외에도 참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위의 4가지로 추려봤다.
그 중 2번째인 목차 스키밍에 대해 오늘 살짝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최근에 원서로 읽고 있는 책이 있다. 나는 사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고 있어서 이 책 또한 언제 완독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드는 생각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록을 쌓아가다보면 그걸 잊을 만할 쯤에 다시 꺼내볼 수 있어서 좋다는 점이다. 이는 그냥 꺼내서 보는 정도의 장점이라 말하면 서운할 정도의 강력한 힘이다. 그 당시 느꼈던 감동과 생생한 기억을 ‘이어서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 2의 뇌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목차 스키밍한 책들이 150권을 넘어가면서 이젠 안되겠다 싶어 만든 개인 DB용 카페를 여기 이웃분들께도 공개해보려고 한다. 여기 있는 책이라면 다독가 분들이 좋다고 거의 다 추려진정도의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제목에 ‘확신x’라고 써있는 것은 아직 정독할 마음이 없다는 책이다) 다독가 분들이 좋다고 한 책을 나는 목차 스키밍을 한다. 그럼 나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렇게 내 시간도 절약이 된다. 그리고 그 책 중에서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책을 더욱 씹어먹는다. 그럼 내공이 올라간다.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록한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읽기만 하고 쓰지 않은 것은 그저 안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2년 후에 그 책에 대한 느낌을 생생하게 떠올리려고 애써보면 안다. 아니 1년 후라도 마찬가지다. 백지와 같을 것이다. 그냥 ‘좋았다’라는 감정만 남기고 싶지 않으면 감동했을 때 글로 남겨야 한다. 반드시. 그렇지 않으면 그냥 각막으로 종이위의 잉크만 훑은 꼴이다.
게다가 나는 아무 책이나 정독하지 않는다. 내 시간이 귀하기 때문이다. 정독하기 전에 목차스키밍만으로 이 책이 고수의 책인지 아닌지가 파악이 되는 경우도 많다. 고수들은 패턴을 금방 익힌다는 것, 심적표상(mental representative, 1만 시간의 재발견 참고)을 날카롭게 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https://cafe.naver.com/simplelifeandstudy/204
불이 나면 다들 중요한 것만 들고 밖으로 뛰어나가듯이 나에게도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근데 불이 나는 게 아니라 네이버카페가 폭파되면 나는 정말 슬플것 같다. 슬픈게 아니라 통곡하고 망연자실할 것 같다. 그만큼 나에게 이 목차 스키밍해온 세월과 나의 글쓰기의 자취들이 너무 소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브런치에 써재낀 340개가 넘는 이 글들도 제발 폭파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P.S. 다시 한번 제텔카스텐을 추천해주신 브런치 이웃님이신 core님께 감사인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