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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Dec 12. 2021

모든 기록은 쓸모가 있다

어제의 기록 그리고 순간의 축적

어제 깨닫고 배우고 영감받은 것


1.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 약속 시간에 나름 일찍 여유있게 가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더 고수가 있었다. 늦지 않게 여유있게 기다리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기본이 되어 있다.


2. 내가 좋아하는 걸 공유하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특히 풍경을 함께 본다는 건 말이다.

: 걸으면서 샛강다리와 여의도 일대에 대한 나의 애정을 다시금 느낄  있었다. 강남을 내가 싫어했던 이유, 그리고 여의도가 그냥 좋았던 이유. 여의도는 여유롭고 널찍하고  트이고 사람별로 없다. 나는 내가 전세   같은 , 시야가 피곤하지 않은 곳을 좋아하는구나.


3. 예상 밖의 상황도 재미나다.

: 몰입해서 수다떨다보니 걸음걸이가 빨라졌나보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동안 미리 구경한 IFC몰에서 애플스토어에 가게 되었다. 앱등이와 삼성폰 이용자의 견해차를 들을 수 있던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얘기를 듣는 게 언제나 재미있다. 다양한 견해가 있고 내가 생각한 것에 반대되는 얘기는 나의 시야를 넓혀준다.


4. 향은 가장 강렬하고 오래가는 감각이다.

: 향을 좋아해서 그 가게를 좋아한다는 말을 오랜만에 들어봤다. 아니 그런 사람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향은 정말로 강력한 감각 중에 하나인데 많은 이들이 그 소비자경험에 대해 간과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러쉬는 너무 힘든 가게다. 나처럼 개코라고 할 수 있을만큼 냄새에 민감한 사람에게 러쉬는 투머치 브랜드다. 좋은 브랜드인건 알겠고 유명한 것도 알겠는데 러쉬가 있는 곳은 감점이 된다. 그 주위 음식점들 싹 다 죽이는 전략인거 같다. 그 향은 좋은데 우리나라에서 철수했다던 패션브랜드 이름을 까먹었다.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그걸 기억하고 있던 나도 신기했다. 나는 ‘쇼핑몰빠’인건가.


5. 뭐든 아이디어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블라블라, 왓슨, 올리브영 같은 소재로도 글감은 나온다. 브랜드를 기업으로 기억하고 그 기업의 자회사를 알면 주식에 대한 통찰도 높아진다. 그런 관찰이 평소에 쌓이는 게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앉아서 차트분석하고 뉴스 스크랩하는 게 아니라.


6. 사람없는 AM 10:30은 언제나 옳다.

한가한 시간대는 참 행복하다. 내가 이 곳 대표가 되어 건물을 전체를 빌린 것같은 상상을 하며 경험을 즐기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백화점 1층 화장품으로 하는건 식상하지 않나. 향때문에 힘들다. 그 별로였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도 리뉴얼되었는데. 현대. 좀더 분발하자.


7. 선택지가 많으면 괴롭다.

선택지가 많으면 사람은 더 행복할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더 괴로워진다. 나는 그걸 알게 된게 좀 늦었다. 처음 사회생활할때즈음에 알게 되었으니까. 흔들리는 청춘들이 왜 흔들리는지 안다. 너무 선택지가 많다. 차라리 선택할게 제한되어 있다는 건 축복임을 알아야 한다. 그때도 알았으면 좋았을걸.


선택할게 많고 하고 싶은게 많다면, 가장 싫은것 죽어도 싫은것 일단 제외하고 싶은 것부터 일단 ‘제거법’으로 시작하면 효과적이다. 이는 이성을 만날때도 해당이 되고 정보를 취사선택할때도, 점심 메뉴를 고를 때도 해당이 된다.


제거를 잘할수록 빨리 선택할수있고 선택한 것에 ‘몰입’할 시간을 더 벌 수 있다. 점심 메뉴로 이런 통찰까지 얻을 수 있다니…

핵꿀맛.


8. 맛있는 건 언제나 옳다.

나는 음식에 대한 특별한 취향이 없는 사람과 그다지 맞지 않는다. 다 맛있다고 하는 사람이 싫다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을 즐기지 않는 사람과 잘 안맞는다는 것과 더 가까우려나. 그런 의미에서 좋는 시도와 발견을 하게 된 식사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새로운 발견, 미식(요리왕 비룡이 되는 느낌 ㅋㅋㅋ), 대화, 해외여행 대리체험하는 듯한 분위기 등등 참 음식은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을 해주는 복합 엔터테인먼트인거 같다. 홍콩에 순간이동한줄. 영화 <점퍼> 아시는 분 ㅋㅋㅋㅋ


10. 커피숍이 아닌 촤컬릿

나는 사치를 부리고 싶을 때 초코소프트콘을 먹는다. 다음에는 ifc몰에 있는 그 초코콘을 먹어야겠다. 구슬모양 초코들이 올려져있는데 참 맛있다. 다들 대부분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커피를 진짜 좋아하는 것보다 인테리어와 향과 분위기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써 커피숍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를 대체할 음료는 없겠지만 커피는 참 신기한 음료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다. 커피가 안받는 사람도 가끔 있다. 그런 소수의 사람을 만나면 이산가족 상봉한 듯 괜히 반갑다.


남편이 로스터인데 커피를 못마시는 몸이라니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참 재미있다.


11. 메모는 역시 최고의 발명품

작은 블랙 몰스킨은 언제나 편하다. 그리고 펜도 얇은게 내 취향이다. 가볍고 내 생각이 날카로워지는 느낌이다. 두꺼운 펜을 쓰면 내 몸이 뚱뚱해지는 둔해지는 느낌, 그 답답한 느낌이 느껴지는 건 나뿐인걸까. 모든지 모르겠을 때 적어본다. 그리고 묶어본다. 제거해본다. 그러면 의외로 단순해질 때가 많다. 아 다시 새벽 아날로그 글쓰기 제대로 해야하는데.


12. 바로바로 실행. ‘이따가’는 다시는 오지 않음.

메모에 대한 얘기하다가 템플릿을 공유해주려는데 사실은 집에 가서 찾아서 카톡으로 전해줬어도 되었다. 근데 그 자리에서 찾은 이유는 바로 실행하는게 좋아서였고 그냥 그게 내 뇌부하를 줄이는 방법이란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따가 보내준다’는 영원히 오지 않을수 있다. 그러니 생각났을 때 뭐든 하는게 진리인 것 같다.


13. 마음먹어도 안되는 게 있다.

마음 다잡고 평소의 1/10만 얘기하자 마음먹었건만 실패한거 같다. 실패란 건 내 행동에 대한 아쉬움에만 해당된 얘기지 만남과 그 시간 자체는 10,000프로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집에 온 후 픽사의 <소울>을 봤는데 어제 했던 대화가 재즈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 자체가 재즈다. 즉흥 재즈 합주다. 그걸 즐기는 사람이 인생에서 진정한 승자란 생각을 해본다.


14.  직접 소통은 차원이 다르다.

꽤 오랫동안 온라인 줌으로 소통하는 게 익숙하다보니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도 뭐 상관없겠단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었다. 직접 만나는게 진짜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생각난다. 온라인에서 강제적으로 빠져나오는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그걸 더 잊어버리기 전에 오프라인 만남의 행복을 다시 떠올려야 돌아가려는 마음도 생길 수 있다. 어제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걸 한참동안 잊고 지냈을 거 같다. 그런 기회를 준 남편에게 감사해야겠다.


15. 말을 내뱉으면서 정리되는 게 있다.

내 말을 내뱉으면서 비로소 내가 알게 되는 내 생각이란 것도 있다.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알게 되는 나의 감정도 있고. 의사소통 의사소통 왜그렇게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노래를 부르나했더니 다 이런 이유에서였나 싶다. 먼저 이해하려고 해야 이해받을 수 있다. 일단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가능한 절차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참 재미있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좀 내 시간 가지려고 했는데 갑자기 귀가한 우리집 1,2,3호(누가 1호일까?) 나의 짧고도 꿈같은 외출이 끝났다. 그래도 그런 시간이 있었던게 어딘가. 이런 날이 더 자주 생기길 기대하면서 그 힘으로 더 열심히 사는거지뭐.


본업에 집중하고 매일운동과 스트레칭에 집중하자. 더 몰입하고 하지말아야할 목록을 작성하자. 어제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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