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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Dec 02. 2021

보이지 않는 막

그걸 뚫느냐 못뚫었느냐로 인생이 갈린다

2019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한 일들이 있다.

- 책을 읽고

- 글을 썼고

- 운동을 매일 했고 (매일 걷기에서 시작해 매일 새벽 달리기로 조금씩 레벨업했었다)

- 리더의 경험


이 4가지를 하면서 신기한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의도를 묻지 않고 그냥 하는 태도’의 위험함이었다.


멘토가 ‘책을 읽어야 한다’라고 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그냥 책’만’ 읽는다는 것이다. 책만 300권 1000권 읽는다. 멘토가 말하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행동’에는 분명한 ‘의도’가 깔려있다. 책을 읽고 거기에서 배움을 얻고 자기 삶에 녹이고 적용하라는 의도말이다. 누군가가 무엇을 하라고 했을 때 ‘왜 해야하는지’ 묻지 않는 사람은 인생 망하는 추월차선을 타기 딱 좋다. 그렇게 책을 남들보다 많이 읽었는데도 삶이 하나도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이상한 길로 간 사람들을 나는 여럿 안다.


달리기와 같은 운동이 좋다고 하니까 그냥 하는 사람이 있다. 근데 왜 운동을 해야하는지, 게다가 주3일이 아니라 왜 ‘매일’해야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리고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몇번 하다가 “아 운동이 좋다는데 나는 도대체 뭐가 좋은지도 모르겠고 저 사람은 그냥 의지가 강하네. 나는 의지가 약하니까 안되나보다. 역시 난 안돼.”라는 테크트리를 탄다.


모든 건 이유가 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뿌리에는 내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는 뜨거운 욕망이 있고 그저그런 삶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진짜 바닥을 경험해보지 않아서인지 지금보다 열심히 해봤자 더 나아질 일도 없고 더 바닥으로 추락할 일도 없다고 자기위안을 한다. 그런데 그렇기에 삶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모른다. 지금은 건강한 여러분의 부모님이 크게 아파서 월급의 대부분이 날라갈 수도 있고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 꼭 사기꾼들에게 사기를 당해야지만 사기가 아니다. 내 시간을 정보의 홍수 속에 빼앗기는 것 또한 큰 손해를 입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상태가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그저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 또한 위험한 상태다.


나는 바닥을 경험해보지 않고도 상상만으로도 그 바닥을 생생하게 경험한 듯이 느꼈다. 그리고나니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많은 이들에게 결여되어 있다. 아예 바닥이라는 위기가 실제로 닥쳤을 때에는 일어날 힘도 없이 주저앉는 이들만이 가득하다. 나는 그런 사람을 너무 많이 봤고 그 중에 반짝 반짝 빛나던 20대 시절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다. 지금 그렇게 삶이 반짝반짝하진 않더라도 그저 살만하다는 사람도 이런저런 풍파에 치이고 나면 5년 후 또는 10년 후에 부정적인 마음가짐에 삶이 통째로 먹히는 경우도 많다.


항상 긍정적일수만은 없다. 나도 하하 호호 항상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내가 동기부여를 자가발전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게 많은 사람이라 그렇다. 우리 가족이 불편없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고 내 친구들이 다들 반짝반짝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웠으면 좋겠고 우리 아이의 친구들의 부모님이 불평불만만하는 그런 어른이지않기를 바란다. 나는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로 내가 원하는 삶을 꿈꾸고 계획한다. 근데 하다보니 그게 이타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는 자신의 욕망을 무시하고 이타적이고자 하는 사람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5년 전에 사회적 기업을 만든다고 난리쳐봐서 안다. 다 그런거 자기 허세고 메타인지 부족이다. 돈을 벌지 못하는 착한 기업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실력없는 사람이 남을 도와주려고 하면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다. 진짜 좋은 일을 하고 남을 도와주려면 자신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불행한데 어떻게 남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걸로만 만족할 수 있을까. 그것이야말로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에게 실례다. 좋은 일을 하려면 자신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실력을 올릴 생각하지 않고 남을 도와주려고 하다보면 문제가 생긴다. 잘못된 방향으로 조언을 하고 도움을 준다면 그 도움을 받는 사람은 무슨 죄인걸까.


멘토가 책을 읽으라고 했다고 책’만’ 읽고 글을 쓰지도 않는 사람, 글을 쓰라고 했다고 글’만’ 쓰는 사람, 영어를 공부하라고 했다고 영어’만’ 공부하는 사람, 운동을 하라고 했다고 운동’만’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주체적이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자신이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기위로하면서 전혀 삶이 변하지 않는 그런 사람말이다.


달리기 결승선에 도착하려면 결승선 앞까지 뛰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결승선에서 한참뒤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야 결승선에서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결승선까지만 달리고 ‘딱’ 멈춰서려고 하면 결승선 전부터 속도를 늦추게 된다. 그렇게 해서는 그 어떤 것도 달성할 수 없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니 그 월급만큼’만’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참 많다. 과거의 나도 그랬다. 지금은 무슨 생각이 드냐면 월급만큼’만’ 일해서는 그 어떤 것도 얻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연봉 협상의 기회도 그렇고 더 좋은 부가수입의 기회까지도 말이다. 무언가를 기대한 사람은 그 기대한 것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진짜 의도를 간파하고, 모르겠으면 정중하게 물어볼 줄 아는 사람은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 내가 습관이라는 무기를 얻고 나니 주위에 보이는게 너무나 달라져 사실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다.


우리 인생에는 보이지 않는 막이 존재한다. 그걸 뚫고 나가느냐 못나가느냐로 삶이 달라진다니… 그래서 인생은 불공평한거고 그렇기 때문에 그걸 받아들이고 나아가는 사람만이 기대했던 것 이상을 얻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슬프기도 하고 복잡한 심정이다. 쨌든 나나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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