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보다도 정보 프로 소비러였다. 괜히 과거의 나를 매스미디어 키드라고 스스로 지칭한 게 아니다. 그랬던 내가 정보 ‘소비’(인풋)에서 정보 ‘생산’(아웃풋)으로 시프트 체인지를 하게 된 이유는 명백했다.
다수 쪽에 있기 싫었다.
가만히 무언가를 소비‘만’할 때는 몰랐다. 내가 갈수록 많은 정보를 소화하고 있으니 똑똑해진 줄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수많은 정보를 소비했다고 내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도둑맞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되고나서부터 내가 소비할 인풋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보지 말아야지하며 다이어트하듯 억지로 보고 싶은 걸 제한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게 좋은 정보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정보를 걸러내기 시작했다. <초집중>에서 말하는 본짓과 딴짓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https://brunch.co.kr/@onekite1025/527
그리고 소비만 하는게 아니라 일단 조금이라도 소비하면 아웃풋을 조금이라도 내려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우리는 1대 다수의 게임을 하고 있다. 소비자는 다수쪽이고 1의 위치에 가는 사람은 생산자였다. 생산자가 독식하는 구조는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편한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열심히 사는 사람도 먼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기 어려워한다.
사람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내기 힘든 이유를 신박사님이 명쾌하게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지난번 빡독x서울에서 말이다.
“눈앞의 보상이 확실하면 사람은 변한다. 변할 수밖에 없다. 영단어 만개 1달만에 외울 수 있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하면 다들 주저주저한다. 그런데 만개를 1달만에 외우면 10억을 준다고 하면 다들 주저않고 손을 든다.”
내가 외운 영단어 만개가 내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힘든 걸 굳이 도전하길 꺼려하는게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이다. 이걸 의지력이니 뭐니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해내는 사람은 뇌에 관한 책을 읽고 빅 히스토리를 읽고 습관에 관한 매커니즘을 파헤친 다음, 내가 왜 영단어 만 개를 지금 외워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누가 10억을 주어야지 변하겠다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변할 수 있는 동기와 원동력을 알아서 만드는 사람이다.
1이 된 사람의 콘텐츠를 백날 소비해봐야 결국 소비자일뿐이다. 내가 지금 부족해도 내가 오늘 배운 걸 아웃풋으로 남긴다면 그게 변화를 향한 아주 작은 한걸음이 된다.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1의 쪽에 설지 다수의 쪽에 설지는 자신이 선택하면 된다. 누가 묶어두고 다수쪽에서 평생 살라고 한 사람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