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뭔가요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게 한낱 희망으로만 그치게 되는 이유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다.
책임져야 하는 가족이 있다. 다음 달 카드값을 해결해야 한다. 여행을 가기 위한 여비가 필요하다.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결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등등. 그 어떤 이유이건 간에 결국 우리는 돈 때문에 퇴사를 망설인다.
퇴사를 망설이게 되는 금전적인 요소가 해결이 된다고 한들 우리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으로 일단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쳐도 그 돈이 바닥나면 그때 가서 재취업이 안되면 어쩌지.
결국 퇴사를 망설이게 되는 요소는 크게 2가지인 것처럼 보인다.
돈과 재취업.
많은 이들이 퇴사를 고민하다가 다시 버티기로 마음을 굳히는 걸 반복하면서 엄청난 감정 소모를 한다. 회사생활이 즐겁지 않다. 퇴사하고 싶다. 하지만 돈은 어쩌지. 퇴사한 다음에 재취업이 안되면 어쩌지. 그냥 다음 휴가까지 버티자. 버티고 휴가 가면 이런 기분이 좀 나아지겠지 하는.... 그러다가 휴가 다녀와서 또다시 이와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고민이 엄청나게 소모적이라 정작 정말 중요한 고민까지 할 겨를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퇴사하고 후회하는 이들의 경험담을 찾아보면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지 퇴사가 가능한 거겠지라는 두려움이 퇴사를 더더욱 망설이게 한다. 퇴사하고 싶지만 준비 없이 퇴사하면 망한다라는 말에 쉽게 흔들린다면 돈과 재취업 말고 또 다른 요소를 빠트린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퇴사를 방해하는 요소가 돈과 재취업이라는 두 가지로 보이지만 사실은 한 가지가 더 있다.
퇴사를 하고 나서 내가 얻고 싶은 것에 대한 고민의 부족.
자신은 그 고민을 했다고는 하지만 정작 그 답이 막연한 경우가 많다. 그 고민은 처절해야 한다. 나에 대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삶을 꿈꾸고 퇴사를 했는데 막상 여행을 다녀보니 계속 공허함이 남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건 내가 여행을 원했던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내면 행복할 것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그 버킷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다 했음에도 채워지지 않는 나를 발견했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은 많은 것을 얻으면 그 후에는 그 얻은 것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낀다. 우리는 버킷 리스트나 가지고 싶은 물건을 위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왜 돈을 버는지'에 대한 나만의 고민을 해야 한다.
사람마다 즐겁다고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어떤 이는 숲 속 작은 오두막에서의 자유시간을 얻을 수 있다면 먹는 것은 별로 상관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삼시세끼 맛있는 음식, 그리고 그 음식을 함께 나눌 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혼자서만 먹고 이를 함께 웃으며 나눌 이가 없다면 그는 그가 진정 원하던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는 돈이나 재취업 때문에 나의 삶을 그저 흘러가게만 하는 아까운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퇴사를 하고 싶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그 고민을 처절하게 할 수 있게 돕는 방법 중에 하나가 '은퇴상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