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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Nov 12. 2020

하얀 침구같은 사람

 

 



편안함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뽀송한 하얀 침구부터 생각난다.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람도 그런 사람이 있다. 뭐든지 누구든지 다 포용해줄 것 같은 그런 편안함을 주는 사람 말이다. 관계의 거리도 적당하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 내가 하얀 침구에서 느꼈던 뽀송함이 이런 느낌일 거다. 하얗고 깨끗하다는 것은 결점이 없다는 게 아니라 피로도가 없는 사람과 비슷하다. 아무리 예쁘고 좋은 천이어도 화려하거나 색감이 있으면 금방 질리거나 눈이 피로해진다. 사람이 질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상대는 하얀 침구처럼 오래 알고 있어도 오래 함께 있어도 피로하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내가 이런 하얀 침구 같은 사람인가 생각해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이고 싶다. 모든 포용을 해주는 편안함과 적당한 까슬함으로 기분 좋은 거리감을 주고 함께 있으면 피곤이 풀리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게 너무 강해 상대방을 튕겨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나의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튕겨버릴까 봐 조심스러워진다. 반면에 나의 엉뚱함도 나의 새로운 시각도 따뜻한 눈으로 봐주는 사람은 나이가 어리든 많든 그 미소에 나도 녹아버리게 된다. 그런 따뜻함을 가져야겠다. 불완전한 게 사람인데 그 불완전함이 사랑스럽다고 여길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지고 싶다. 나 자신의 불완전함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채찍질하느라 나 자신을 괴롭히는 게 아닌 내가 되고 싶다. 어제의 나보다 아주 약간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픈 나에게 응원하고 있고 잘하고 있고 지칠 필요 없다고 말해줄 수 있는 여유도 갖고 싶다. 그런 여유를 주위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유머 한소끔 가진 유쾌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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