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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Dec 12. 2019

리더는 특별한 사람만 된다?

리더 경험이 누구에게나 중요한 이유

리더는 활동적이고 모두를 아우르는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꽤 내향적인 사람이었고 중학교 시절까지도 남 앞에서 발표하려면 내 순서가 오기 전전전부터 아랫배가 아프곤 했다. 그렇게 나는 발표하거나 앞에 나서는 게 정말 싫은 아이였다.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그런 나를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겁대가리없이 학생회라는 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학생회에 들어간 이유는 웃기지만 발표하는 걸 '덜' 두려워하게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후 한참이 지나 학생회에서의 경험이 나의 발표력을 높여주었냐 하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리더'는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해봐야 한다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게 내성적인 사람들이든 그 어떤 성향을 가진 이든지 모두. '콰이어트'라는 책에서도 내향성을 가진 사람의 특별함과 장점에 대해서도 많이 나열해놓았지만 정작 나에게 그 어떤 성향의 사람도 리더로서 프로젝트를 잘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 책은 '최고의 팀은 어떻게 다른가'와 미노와 고스케의 '미치지 않고서야'였다.


'최고의 팀은 어떻게 다른가'에서 팀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조너선의 예가 나온다. 그는 전형적인 리더처럼 분위기를 주도하거나 강압적이지 않으면서 그룹원들의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 그리고 '미치지 않고서야'의 미노와 고스케는 '편집자는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최고의 직종'이라고까지 말한다.


편집자는 한 번이라도 대면하면 인생을 격변시켜줄 만한 천재들을 매일 만난다. (중략) 독자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한 권의 책을 통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사람은 단언컨대 편집자다. 그저 읽기만 하는 사람보다는 직접 만드는 사람에게 저자의 생각이 더 많이 흘러 들어가는 까닭이다. - p.17 '미치지 않고서야'


내가 언어씹어먹기를 11월부터 하면서 듣는 얘기가 '고맙다'라는 인사다. 정말 미노와처럼 느끼는 게 고맙다고 얘기해주는 팀원보다도 내가 더 성장하고 내가 더 배우고 있다.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 미안할 정도로.


아... 나는 안전해....그러다보니 똑똑해지는것 같아...

'최고의 팀은 어떻게 다른가'에서 나온 조너선의 예처럼 소속된 그룹 안에서 안전함을 느끼게끔 하는 게 팀의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소속 신호는 3가지 특징을 지닌다.

1. 에너지 : 지금 일어나는 소통에 에너지를 집중한다.

2. 개인화 : 개개인을 특별하고 가치 있게 대한다.

3. 미래 지향 :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우리 뇌에는 항상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특히 윗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고 걱정하는 부위가 있습니다. 원시시대에는 사회에서 거부당하는 순간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이 워낙 반사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조직이나 집단은 뇌의 자연적인 도화선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중략) 심리적 안전을 형성하기 위한 핵심은 인가의 두뇌가 얼마나 심리적 안전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1~2개의 신호만 보내 단순히 소속감을 암시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인간은 수많은 신호를 반복적으로 주고받는 존재이다. 소속감을 무너뜨리기는 쉬워도 제대로 형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정치가 샘 레이번이 했던 말처럼 말이다. "그 어떤 얼간이라도 외양간을 무너뜨릴 수 있지만, 외양간을 다시 세우려면 뛰어난 목수가 필요하다." - p. 30 '최고의 팀은 어떻게 다른가'


또한 더욱 흥미로운 결과도 있다.

"개인은 말 그대로 개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재즈 콰르텟의 뮤지션과 같습니다. 집단에 속한 이들은 무의식적인 행동망과 반응망을 형성해 서로를 보완합니다. 메시지에 담긴 정보를 보지 않고, 메시지가 전달되는 패턴을 바라봅니다. 이러한 패턴에 담긴 여러 신호는 사람 간의 관계와 그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암시합니다." - '최고의 팀은 어떻게 다른가'


팀의 성과가 5가지 측정 가능한 변수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 역시 흥미로웠다.

1. 구성원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발언과 청취를 분담한다.

2. 자주 시선을 맞추며 대화와 제스처에 활력이 넘친다.

3. 의사소통을 리더와의 대화로 한정하지 않고 서로 직접 소통한다.

4. 팀 안에서 별도의 대화 채널을 확보한다.

5.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한다. 팀 외부로 나가 활동하며, 팀으로 복귀해 습득한 정보를 나눈다.


흔히 사람들은 높은 성과를 내는 집단이라면 구성원의 역량과 자질이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탁월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꼽힌 것들은 하나같이 사소하다 못해 원시적인 행동뿐이다. 펜틀랜드와 그의 동료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팀 성과를 예측하는 용도로 이보다 더 강력한 지표는 없었다. (중략) 말이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집단이 성과를 내기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강력하고도 중대한 생각 하나를 소통하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그 생각은 바로 '우리는 안전하고 서로가 이어져 있다'라는 믿음이다. - '최고의 팀은 어떻게 다른가'


이걸 만들어내는 것은 리더의 역량일 수도 있고 구성원 중 하나의 특별한 행동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것들이 단하나의 정답으로서 존재하는 게 아닌 사람의 개개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팀에서 안전하고 서로가 이어져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내가 만약 아주 조그마한 모임의 그룹장이라도 맡지 않았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을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신기한 요즘이다. 리더는 특별한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깨부수게 되었고 나는 리더의 경험이 한 사람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실행하면 실행할 수록 더욱 시야가 넓어지는 요즘, 진짜 하루하루가 짜릿해서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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