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다시 읽는 <나는 4시간만 일한다> #1
내가 처음 팀페리스의 책 <나는 4시간만 일한다>를 읽은 것은 2014년말, 2015년초였다. 그 당시에는 '4시간'이라는 제목이었고 절판된 상태라 도서관에서 어렵게 구해서 읽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그 책을 처음 접한 순간의 충격을 잊지못한다.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가능하다라는 얘기를 하는 이가 있었고 나는 그의 책을 읽고 있었다.
출근길에 흥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그 책을 시작으로 나는 여러 책을 보면서 퇴사, 그리고 나의 사업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지금 이 책을 다시 보는 이유는 지금의 나와 그 당시의 내가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좋은 정보를 알아도 그걸 '실행'할 행동력이 없다면 그건 그 정보를 전혀 모르는 사람과 다를바 없다.
아니 어쩌면 모르는 사람보다 더 나쁠지도 모르겠다. 머리로만 정보가 많아서 더 많은 안되는 이유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실행력없는 다독가는 가장 경계해야한다. 내 삶을 변화시키고 행동으로 옮기고 수정하고 또 실행하고, 실패하고 또 수정하고를 반복하는 삶. 그런 삶만이 성공한 이들이 말하는 진짜 '성공'을 손에 넣을 자격이 된다.
작년에 양서들을 추천해주시는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이번에 다시 읽을 '나는 4시간만 일한다'가 전혀 다른 시각으로 읽힐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은 책들과 내용을 믹스업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 사람들은 백만 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정작 사람들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백만장자만이 누릴 수 있는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뿐이다. 그들의 상상 속의 그림에는 대개 스위스풍 스키 별장, 집사, 이국정취의 여행이 들어간다. 아마도 주기적으로 철썩이는 파도가 초가지붕 방갈로의 테라스에 밀려드는 소리를 들으면서 해먹에 누워 배 위에 코코아 버터를 바르는 것 정도? 엄청 대단하게 들리겠다. (....) 모든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크고 성공적인 회사를 세운 다음, 그 회사를 판 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 팀페리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중에서
그렇다.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든, 혼자 자유롭게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싶은 사람이든 결국 원하는 것은 사업에서의 성취나 문제해결의 기쁨보다 자유롭게 백만장자처럼 돈과 시간의 구애없이 삶을 즐기는 것이다. (물론 예외인 사람도 있다. 일이 너무 좋아서 미치겠는 사람들)여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는다. 결국 '돈'이라는 부분, '빨리'라는 방법론에 빠지게 된다. 되도록 빨리 많은 돈을 벌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겠다는 마음가짐은 점점 사람을 초초하게 만들고 제대로 된 분별력을 잃게 만든다. 그렇게 하면서 꽤 많은 시간을 돈버는 법에 대한 강의, 유튜브 등에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 40년 동안 일한 후 은퇴해서 보상 받는 인생 계획 대신, 미리 이 보상을 맛보도록 미니 은퇴를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팀페리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중에서
이 질문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 대답이 애매모호하다. 여행다닐 것 다니고, 좋은 집사고, 좋은 차사고, 별장사고, 맛있는것 먹고, 하루종일 책보고 영화보고, 여유있는 생활을 보내고 싶다고 말이다. 그것마저 다 하고 났을 때에 더 하고 싶은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 삶이 가능하다면 그냥 그렇게 살다 가겠다는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미니 은퇴를 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어떤 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지, 어떤 걸 배우며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 나는 문제를 파악하는 데는 많은 시간을 쓰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시간부족, 스멀스멀 밀려드는 불안감, 또는 이것들 중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성취감없는 일을 하면서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편안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가정할 것이다. 이 중 마지막 고민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또 가장 방심해서는 안되는 문제이다. -팀페리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중에서
여기서 시간부족은 그렉 맥커운의 <에센셜리즘>을 읽으면 문제가 해결이된다. 읽은 후에 실제 삶에 적용하면서 <원씽>도 같이 읽으면 좋다. 그래도 <에센셜리즘>을 먼저 읽고 큰 틀을 잡아놔야 <원씽>의 메시지를 오해하지 않을 수 있다.
스멀스멀 밀려드는 불안감은 '매일운동'이라는 강력한 불안감 퇴치제가 있다. 따분하고 고리타분한 얘기라고 넘어가면 안된다. 그냥 주3 운동이 아니라 '매일' 운동이다. 습관이라는 자동시스템을 장착했을 때 매일이 주3보다 훨씬, 아니 넘사벽으로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걸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 웬디 우드의 <해빗>과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도 읽을 때에만 깨닫고 실제로 좋은 습관을 만들지 못했다면 그건 '해빗'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부분들을 제대로 실제 삶에 적용하지 못한 것, 그리고 '함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매일이 훨씬 쉽다는 것을 알게 해준 <해빗>의 웬디 우드 박사님께 큰 절 올리고 싶다.
시간부족, 불안감, 또는 이것들 중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성취감 없는 일을 하면서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편안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은 어떻게 해야할까. 정말 성취감 없는 일을 하면서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게 정말 최악이다. 끔찍하다. 왜 팀 페리스가 이게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또 가장 방심해서는 안되는 문제라고 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이 이런 상태이기 때문이다. 모든 직장인들이 좀비같은 상태, 주어진 일만 하는 초점없는 사회인이 많은 세상을 상상해본 적있는지 묻고 싶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변화를 깨부술 도끼들이 필요한 것이다. 대기업 퇴직금으로 성공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 믿는 순진한 사람들이 아직 존재하는지도 궁금하다. 아마 멸종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대기업의 연봉을 보며 '배부른 소리'라며 부러워할지도 모르겠지만 대기업 직장인들은 아주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주도할지 고민이 없는 채로, 성장하기 위한 공부를 하지 않는 채로 일만 하다가는 큰일나기 때문이다. 그런걸 고민할 시간을 갖는 것조차 그들에게는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이 고되고 높은 연봉이 달콤하기 때문이다.(그들은 익숙해져서 이미 그 연봉이 들이는 노력대비 그리 높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아직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았는데도 이런 생각들이 마구 쏟아지는 것을 보면, 이 책을 처음 읽는 것과 같은 놀라움을 또 한번 느낄 것같다는 예감이 든다.
다시 읽는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