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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갑 Feb 06. 2020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삶이 변하지 않는 이유

에센셜리스트가 된다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시간에 쫓기면서 살고 있다.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는 시간에 쫓기면서 살기 싫어서이고 내가 내 시간의 주인으로 살고 싶어서다. 내가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은 이유도 불필요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함이다. 은퇴 전까지 월급을 받으며 악착같이 벌고 안쓰면서 모은 돈으로 은퇴 후를 '편안'하게 보낸다는 게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제한적인 시간 안에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안 해야 하는지.


중요한 일만 하기에도 시간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 중요하다고 느끼는 일 중에서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아주 뻔한 이야기로 인생은 B와 D 사이 C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그놈의 Choice를 우리는 잘하고 있는 걸까. 맨날 급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치여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있진 않은 걸까. 그리고 그 치이는 일들 외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까지 내 하루에 구겨 넣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어린 시절에는 그게 잠을 줄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가장 바보 같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나만이 바보였던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왜 밤새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아주 위험한 것이라고 경고하는 어른을 난 단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는 걸까. 밤새서 공부하면 열심히 산 것과 같은 착각을 만든 것은 무엇이었던 걸까. 이제 나는 잠을 포기하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을 열정적이라고 보기보다 걱정 어린 눈으로 보게 될 것 같다. 어쨌든 지난 실수들은 묻어두고 우리가 앞으로 제대로 시간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 본질주의자. 우리는 에센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나는 <원씽>이라는 책도 읽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고 '어쩌라고'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에게 '여러 가지를 하면 에너지가 분산되니 다른 모든 걸 쉽게 만들 한 가지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얼마나 잔인하게 들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에센셜리즘>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읽으면서 제대로 내 뼈에 새기고 싶어서 원서까지 샀다. 사실 번역서의 몇몇 부분의 번역이 아쉬워서 원서로 보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열심히 살아도 삶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실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자기계발해도 책만 읽고 글만 쓰는 자기 계발은 그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열심히 살고 있다 착각하는 것일 뿐이다. 책만 읽고 글만 써도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이 느낀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자기 위안에 빠지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결국은 '실행' 단 하나다. 


에센셜리스트, 본질주의자가 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쉴 수 있고 더 많은 시간을 가치 있는 일에 쏟을 수 있다. 그러려고 나도 이 책을 읽은 거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그저 '좋은 책'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실행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잠'과 '좋은 습관', '작은 실천'이다. 잠은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좋은 습관을 기르고 싶다면 습관계의 바이블인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참고하면 된다. 작은 실천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Progress 조금씩 진전하라고 말하고 있다.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이처럼 조금씩 진전하며 작은 성공과 실천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야 한다. 조금씩 전진하기 위해서 '에센셜리즘'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선택 Select, 구분하기 Discern, 버리기 Eliminate, Trade- off

[ 선택 Select ]

우리가 잊고 있는 게 있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걸 잊고 있는 사람이 많고 나 자신도 그걸 잊고 있었다. 주위 상황에 휩쓸린 채 ‘내가 우선순위를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할 일,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싶은 일들이 엉키고 설켜서 우리의 우선순위를 어지럽힌다. 내가 본질을 제대로 간파하고 선택하는 Essentialist가 된다면 얼마나 내 삶은 달라질 수 있을까, 얼마나 나는 성장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나는 주도적인 선택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뇌리에 때려 박기로 했다. 그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다.


[ 구분하기 Discern ]

나는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제대로 구분하고 있는 걸까.

‘에센셜리스트는 거의 모든 것이 비핵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렉 맥커운 ‘에센셜리즘’ 중에서

내가 신경 쓰고 있는 그 대부분의 일은 나에게 너무 중요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에센셜리즘에 반하는 식으로 지금까지 그 모든 것을 바라본 게 된다. 나는 거의 모든 게 내게 핵심적인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본질에 집중하는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구분하다 Discern : If you can discern something, you are aware of it and know what it is.

나는 제대로 그것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구분하기에도 어려움을 느낀 것은 아닐까. 구분은 정말로 중요하다.

- Is there a point at which doing less(but thinking more) will actually produce better outcomes?
- I had just learned a crucial lesson: certain types of effort yield higher rewards than others.
- It would have been easy to think of the jobs in terms of that ratio between time and reward. But I knew what really counted was the relationship between time and results. p.42,43

또한 본문에서는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복서라는 동물 말의 예를 들면서 우리의 뼈를 때린다. 복서는 매우 충직하고 성실한 캐릭터다. 하지만 슬픈 것은 그가 좋은 뜻으로 열심히 일을 할수록 동물농장의 문제 상황들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을 하고 ‘구분’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 제거하기 Eliminate ]

어떻게 선택을 하고 어떻게 그 외에 것들을 제거할 수 있을까.에센셜리즘에서는 90점 미만의 것은 0점과 같이 대하라고 말한다. 65점, 70점짜리를 계속 잡고 있지 말고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에는 No를 외쳐야 한다고 말이다.


Derek Sivers의 TED 강연 제목처럼 “No more Yes. It’s either HELL YEAH! or No.”라며 단순한 yes는 거부해야 한다. 확실한 yes가 아니라면 모두 no를 외쳐야 한다고 말이다. 천 가지를 이루어내는 단 하나의 결정을 목표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목표에 도달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본질적이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


[ Trade-off ]

번역서를 보면 이 부분이 ‘균형을 맞춰라’로 나온다. Trade-off가 균형을 맞춰라로 번역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Trade-off : a situation in which you accept something bad in order to have something good.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나쁜 것을 받아들이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더 이 파트 이해가 수월했다. 물론 trade-off라는 뜻이 상반된 두 상황에서 균형을 잡는 상태라는 의미 때문에 역자는 그렇게 해석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균형을 잡다라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문맥상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나는 선택을 할 힘을 가지고 있고, 그 수많은 것들을 제대로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것을 얻기 위해 어떤 건 과감히 포기하느냐, 이게 중요했다. 


- Do you want more pay or more vacation time? Do you want to finish this next e-mail or be on time to your meeting? Do you want it done faster or better? Obviously, when faced with the choice between two things we want, the preferred answer is yes to both. But as much as we’d like to, we simply cannot have it all. (p.55)


Good Habit, Sleep, Play, Escape


[ Sleep : Protect the Asset ]

돈은 자산이라고 하면서 관리를 하려고 하지만 잠을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Pushing oneself to the limit is easy! The real challenge for the person who thrives on challenges is not to work hard. He explains to any overachievers:"If you think you are so tough you can do anything I have a challenge for you. If you really want to do something hard: say no to an opportunity so you can take a nap." - p.94

진짜 도전은 잠을 줄여가며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잠을 확보한 뒤에 그 나머지 시간을 해야 할 일들의 우선순위에 따라 배치하는 것이었다.

Well, while there are clearly people who can survive on fewer housrs of sleep, I've found that most of them are just so used to being tired they have forgotten what it really feels like to be fully rested. - p.95


In a nutshell, sleep is what allows us to operate at our highest level of contribution so that we can achieve more, in less time.(...) These executives are quoted in an article called "Sleep Is the New Status Symbol for Successful Entrepreneurs." -p.99

‘잠은 이제 성공적인 기업가의 새로운 심볼이 되었다’는 말이 강력하게 와 닿았다.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 잠은 필수다. 


[ Play : Embrace the Wisdom of your Inner child ]    
언제부터 우리는 '노는 것 = 비생산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된 걸까. 일이 많을수록 능력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놀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듯한 죄책감을 갖는 경우도 많다. 성실해야지 우수하다는 것과 놀면 게으르다 같은 말들이 모순된 결과들을 낳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본질을 추구하는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조건에서 놀기의 중요성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놀이는 본질 추구에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였다.

Play, which I would define as anything we do simply for the joy of doing rather than as a means to an end - whether it's flying a kite or listening to music or throwing around a baseball - might seem like a nonessential activity. Often it is treated that way. But in fact play is essential in many ways. (....)  

Play is fundamental to living the way of the Essentialist because it fuels exploration in at least three specific ways.


1.Play broadens the range of options available to us.


2. Play is an antidote to stress, and this is key because stress, in addition to being an enemy of productivity, can actually shut down the creative, inquisitive, exploratory parts of our brain.


3.Play stimulates the parts of the brain involved in both careful, logical reasoning and carefree, unbound exploration. - p.85

즐거운 놀이가 일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글쓰기가 놀이와 같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보지 않듯이. 내가 믿고 즐길 수 있고 미칠 수 있는 일에 내 강점들을 이용해서 온전히 몰입할 것이다. 그게 내가 원하는 '일이 삶이고, 배움이 휴식'인 삶이다.


[ Escape : 잠시 생각할 공간을 만들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생각할 시간, 잠시 멈추어 방향을 다듬는 시간을 좀처럼 내지 못한다. 여기서의 Escape는 해야 할 일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잠시 생각할 공간을 만들어보는 의미에서의 Escape다.


By creating space to explore, think, and write, I not only got my book done faster but gained control over how I spent the rest of my time.(....) I’m talking about deliberately setting aside distraction-free time in a distraction-free space to do absolutely nothing other than think. -p.68

바쁘다는 게 대단한 것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새 들어 내가 알게 된 사람들은 ‘바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일은 많지만 그걸 해낼 ‘시간’을 만들어내고 효율을 어떻게 하면 높일까 고민한다. 체력을 높이려고 운동을 하고, 바쁜 와중에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가족과의 시간도 소중히 하고, 잠도 충분히 자고, 신나게 놀 줄도 알고, 심지어 다른 일까지 맡아서 하겠다 자진해서 나선다.

에센셜리스트가 된다는 건 더 일을 쉽고 제대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절대 바쁘다며 허둥대지 않는다. 에센셜리스트는 많은 일을 수월하게 해내며 또한 항상 여유롭다.


Explore, Look, Flow, Focus

[ Explore ]

나는 한참 동안, 아니 꽤나 오랫동안 소비자로만 살았다. 그것에 죄책감을 많이 느꼈다. 본질을 추구하고 싶었지만, 이것저것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기만 하고 아웃풋이 없었던 나에게 본질주의자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소수를 구분해내려면 수많은 option들을 explore 해야만 한다는 이야기에 놀랐다. 용기를 얻었다.

One paradox of Essentialism is that Essentialists actually explore more options than their Nonessentialist counterparts. - p.60


[ Look : See what really matters ]

에센셜리스트가 되기 위한 기초 단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상기하고, '구분'할 줄 알아야 하며, 진정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trade-off)를 했다면 이젠 explore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주어진 일에만 매몰되는 게 아니라 잠시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보기(Escape), 그리고 Look : See what really matter에 대해 알아야 한다.

큰 그림을 보고, 매력적인 것을 걸러낼 줄 알아야 하며, 글로 쓰고, 현장에 뛰어들고, 일반적이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지금까지 내용 중에 가장 반갑기도 했고 읽으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본질에 대해 목말랐던 내가 하던 것이 이런 부분들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궁금했던 요소를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가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걸음 중 하나였다고 생각하니까 많은 위안이 되었다. 이 부분은 다음에 또다시 더 깊이 분해해서 서평을 써야겠다고까지 느꼈다.

Essentialists are powerful observers and listeners. Knowing that the reality of trade-offs means they cant' possibly pay attention to everything, they listen deliberately for what is not being explicitly stated. -p.76

As someone once said to me, the faintest pencil is better than the strongest memory. - p.78



인생의 옷장을 계속해서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판단을 끊임없이 내려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경험이 축적되면 가장 본질적인 일과 두 번째로 본질적인 일 사이에도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점점 더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은 본질적인 것들을 선택하고 그러한 것들을 수행하는 일이 점점 더 쉬워지게 된다. - p.307


에센셜리스트는 후회가 없는 삶을 추구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을 가려내고, 그것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면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자랑스러워하게 되는 것이다. - p.310


'에센셜리즘'은 다 읽고 그저 덮으면 되는 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읽고 또 읽고 내 삶에 적용하고 또 읽어야 할 중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걸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강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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