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구 교수의 북한 미사일 도발 해부------------------------------------------------------
북한이 7월 19일, 22일, 24일,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연속으로 발사하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안전과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는 여러 가지 목적과 전략이 있을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과의 유리한 협상 확보, 김정은 정권의 내부결속 강화,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 협력 등으로 해석하고 있는 중이다. 김태구 동국대 행정대학원 북한학 교수를 만나 최근 부쩍 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집중 해부했다. 김 교수는 1987년 육군사관학교 졸업하고 국방부 요직을 두루 거친 무관 출신 학자이다.
<김태구 동국대 행정대학원 북한학 교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어떤 목적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북한이 7월 19일 새벽 03:30경에 순안에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사거리가 약 550km로서 순안에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 554km와 거의 일치하여, 켄터키함과 부산항을 타격하기 위한 실제 발사 숙달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2일의 발사는 순항미사일로써 이 역시 북한에 입항한 켄터키 전략핵잠수함(SSBN-737)을 정밀표적 타격하기 위한 대응능력과시 및 실제적 발사훈련의 목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25일의 미사일 발사지점은 평양 일대이고 단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는 400km로서 이는 제주에 입항한 미 핵잠수함 ‘아나폴리스’(SSN-760)를 타격할 수 있는 거리와 유사합니다.
즉, 북한 미사일의 목적은 한미 연합자산 자체와 전략무기를 지원할 수 있는 항만, 공항 등을 타격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새벽과 심야 시간대 발사는 남한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내부적으로 북한군이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7월 27일의 전승절을 앞두고 내부결속을 위해 주민들에게 북한의 자위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전략은 크게 4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25일의 경우처럼 단거리 전술 미사일을 발사하여 한반도 내 한미 연합 장비와 군사시설, 사회인프라 시설을 타격하는 것, 둘째 순항미사일과 중거리 미사일을 운용하여, 한반도를 증원하기 위해 접근하는 미군 함정을 타격하거나 태평양 전진기지인 괌, 오키나와 등을 공격하는 것, 셋째 대륙간탄도탄 미사일을 발사하여 하와이의 인도태평양 사령부 공격, 또는 미국 본토에 투하하는 것, 넷째 잠수함을 이용하여 전술적, 전략적 목적에 부합하도록 불특정 발사를 감행하며, 특히 잠수함이 미 본토에 접근할 경우, 자살용 타격수단으로 운용하는 전략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대전략과 맞물려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으며, 또한 한국, 일본, 대만의 군사적 대응을 부추기게 되어, 평화를 위협하며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는 위험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켄터키 함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승선하자, 북한 매체 ‘메아리’를 통하여 미국의 전략자산 입항 자체가 전쟁 행위라고 하였고 강순남 국방상은 핵을 사용하기 위한 5개 조건에 해당된다고 하면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대가가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즉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조선반도와 지역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하면서, 군사적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북한과 한미의 강대강 대립은 한반도 평화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밀리 합참의장은 북한의 핵 · 미사일 능력을 매우 현실적이라고 하였으며 이에 따른 미 전략자산의 전개 또한 단순한 과시용이기보다는 실제적으로 북한 핵 ·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적 훈련 목적이 가미된 것이며, 이 바탕 위에서 한미는 군사적 힘의 우위를 추구하고 있어 한반도 평화는 대화보다는 공포의 균형에서 유지하는 방향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과 발전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7월 1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최고 고도가 50km이었습니다. 최고고도는 사거리의 4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는 200여 km를 비행하여야 하나 실제로 550km를 비행하였습니다. 이는 낮은 고도에서 변칙궤도비행 능력을 시험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은 7월 24일 23:55경, 7월 25일은 00:00경 심야시간대에 발사하여 전전후 발사 능력을 과시하였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탄(ICBM)에 대해서 미국의 밀리 합참의장이 '북한이 선택하면 미국(본토)을 사정권에 두고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한 만큼, 논란이 되었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은 이미 완성단계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순항미사일과 중장거리 미사일에도 낙하순간에 일시적으로 다시 상승하는 ‘회피기동’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요격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북한 미사일 연구진은 166 공학연구소 소속으로서 이란, 이집트, 시리아, 리비아 등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력을 높이고 있고, 특히 미사일 분야에는 1991년 구) 소련 붕괴 시 북한으로 망명한 20여 명의 러시아 전문가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제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부분 일본 쪽을 향하여 발사되고 있습니다. 이에 일본은 명분상으로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절대 용인할 수 없음을 밝히면서 북한에 항의하고 있습니다. 북한 위협 관련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정보교류 확대 등을 계속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내면적으로는 이를 기회로 하여 자국의 군사력 강화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미-일 군사적 공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동맹 결속을 자연스럽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동시에 미국의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계속해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하면서 제재를 계속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일단 침묵을 유지하고 대화를 강조하면서 유엔등 국제기구에서 북한에 불리한 제재조치 등을 강행하려 할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반대하여 북-중-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를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즉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은 불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예측하고 관리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정책과 방안은 무엇인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한국의 미사일 탐지능력은 해상의 세종대왕함까지 포함하여 괄목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이전의 징후를 탐지하는 수준은 미흡하여 한미군사동맹 중 군사정보공유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북한 미사일 대응 정책은 궁극적으로 한미동맹 강화 기조 유지 하에 미국의 첩보 공유를 협의해야 합니다. 내적으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국내 우주 기술력을 토대로 장차 군사위성을 운용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합니다."
-핵 잠수함 배치의 의미는 무엇인지.
"미국이 40여 년 만에 한반도에 핵 잠수함을 전개시킨 것은 단순한 동맹의 힘을 과시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미국은 중국과 패권경쟁을 벌이면서 한-미-일와 유럽연합 나토등과 연계하는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전략을 압축적으로 표출한 것입니다. 즉 미국 주도의 범 지구적 동맹협력을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한반도에 실현시킴으로써 장차 북한을 포함한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의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직접적으로는 북한에 대해서 실제 도발을 감행하면 핵 공격 포함 정권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에 대해서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능력을 입증하는 워싱턴 선언 이행을 실천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4월 26일 한미정상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한국이 요구한 미 전략자산의 지속 전개를 구현한 것이며 이러한 실천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 · 미사일 능력을 제어하기 위한 확장억제 노력 일환을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