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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진수 May 03. 2024

앵자 언니 친구 만들기

앵자 언니 친구 만들기


해마다 어김없이 명절이 돌아오면 혼자 사시는 분들이 늘 걱정이 된다. 명절에 각자 가족과 함께 하는 미풍양속 때문에 혼자 사는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외로워지는 명절이 됐다.


나 자신은 명절음식을 만드느라 힘들지만 몸보다 마음이 힘든 그분들을 위해 안부를 묻는다. 그러면서도 서로가 일정이 맞으면 서울한강변을 함께 걸으면서 도란도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 동네 피트니스센터에서 오랫동안 함께 운동하는 86살의 언니 같은 마음씨 고운 언니하고 강가를 거닐다가 나온 이야기가 나에게는 쇼킹을 준다.


“나 어제 아침에 혼자 남편 차례 지냈어. 33년째야.” “그런데 올해는 아무도 안 와서~ 나 혼자 마음대로 차례를 지내니까 편했어.”


그 언니는 부와 명예를 다 지니신 분으로, 절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분이 33년간 차례를 거의 혼자 지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나였다. 잘 키운 자식과 손녀손자들은 외국에 나 가산 다고 말했다.


이러한 말을 들은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1인가구가 된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인가구가 40.3%였던 것이 2023년에는 0.7%가 늘어나 41%가 된다.


물론 아이들이 성장해서 분가를 하기도 하고, 직장이 멀어서 오피스텔로 옮긴 젊은이들도 있고, 결혼 못한 청년들도 부모에게서 독립해 살기도 한다. 또한 노인들은 자식들을 다 키우면 빈 둥지에 두 부부만 살다가 누군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여지없이 1인가구가 된다.


누군가는 나 홀로 살지만 나를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 늘 곁에 있어야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자 더 나은 행복한 삶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사회복지분야 전문가인 나부터 우리 이웃을 챙기고, 내 가족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혼자 사시는 분들을 안부를 묻고 혹시 모르는 그늘진 곳을 뒤돌아보는 마음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먹었다.


이른바 ‘앵자’ 언니는 운동하러 오는 새로운 사람에게 늘 먼저 말을 건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에요? 직업은요? 몇 살이지요? 그 언니는 누구나의 친구이고, 인기인이다.

단체운동시간을 기다릴 때에도 그 언니와 잠깐 인사라도 하려면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그 언니의 대화의 소재는 늘 다양하고, 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칭찬하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그 언니와 대화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항상 유쾌한 그 언니를 만나기 위해  늘 젊은 친구들조차도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고개 숙여 존경을 표한다.


사실 보통의 부모들은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다. 그러나 훌륭하게 키운 자식일수록 좋은 직장을 가지고 가족을 만들어서 타지로 해외로 멀리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때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내 주위를 둘러보고, 주위 사람에게서 인기를 얻도록 노력해 보자고 다짐해 본다. 그래!! 일단 얼굴에 미소를 가득 짓고, 주위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고 배려하고, 칭찬해 보자.


“헬~~~ 로? 잘 지냈니? 내가 뭘 도와줄까?”라고. ‘앵자’ 언니처럼~~~ 닮아가고 싶다.



<글: 김기영 박사(복지행정전공)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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