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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스케치

11월 12일 3차

by 임진수


건국 이래 최대의 시민이 모였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이날 12개의 역 승하차 통계에 따르면 132만 명에 달한다.

오후 시간이 되자 엄청난 시민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함성이 청와대를 향했다.

박근혜 하야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목놓아 외쳤다. 군중들이 몰려있는 광화문 광장과 청와대와의 거리는 불과 2km 정도 떨어져 있다. 당연히 그 함성은 청와대로 스며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귀 기울여 들었을까 많은 사람은 박근혜 퇴진을 촉구했다. 100만 시민들은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온전히 외쳤다.


휴일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버스와 전철역은 인산인해, 숨이 막힐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한 승객 중에는 이따금 박근혜 하야하라는 준비된 피켓을 들고서 전철에 올라탔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연결된 전철 역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 없이 플랫폼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승객들은 종종걸음으로 질서와 안전을 외쳤고, 스스로가 질서를 유지하며 밀릴 듯이 광화문으로 빠져나갔다.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젊은 20~30대가 많았다. 가족단위의 어린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얼굴에 웃음 띤 밝은 모습으로 한 손에는 ‘박근혜 하야라’는 피켓을 들고 외쳤다. 시위대는 여느 때와 다른 평화로운 양상을 띠었다.

경찰은 보이지 않았다. 평상시 방패를 든 전경은 눈에 띄지 않았다. 드문드문 사복경찰로 보이는 사람들로 시위대와 뒤섞여 있었다. 서로가 대치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 청와대를 둘러싼 이른바 자동차 산성, 수백 대의 버스가 청와대를 중심으로 외워 쌓았다.

이렇게 많은 버스는 어디에서 동원했나 싶어 살펴봤다. 전경버스는 물론 관광버스, 각 대학교 스쿨버스, 공공기관 버스 등을 전국에 걸쳐서 총동원했다.

시위대의 양상은 크게 두 가지 형태였다. 서울시청 광장과 광화문 광장은 문화콘서트를 펼치며, 박근혜 하야를 외쳤고 외곽도로는 젊은 층으로 구성된 시위대였다. 이들은 커다란 피켓을 들고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행진했다.

도심 속 뒷골목 사이에도 인파가 가득했다. 또한,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군중들은 하야하라 퇴진하라...외치는 소리는 마치 파도타기 형식으로 메아리쳤다.


바로 앞에서 저 멀리 까지 전달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메시지가 울려퍼졌다. 하야하라, 하야하라! 하는 함성은 빈틈없이 그곳으로 던져졌다.


군중들은 해가 저물자 도시락과 먹거리를 준비해 왔다. 여기저기 둘러앉아 먹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특히 부부와 어린아이, 가족단위, 20~30대의 청년들은 여인과 친구 간의 우정을 보이며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도 돗보였다.


시민 혁명의 함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들에게 누가 촛불을 들게 했을까!! 혹자는 권력을 탐하는 정치인? 아니면 사이비 종교? 단언컨대 온전히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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