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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섬 나의 섬, 무색무취 그것은 바람

-탄 무도

by 임진수





아침은 어둠을 밀어내어 파란 그림


누에 섬 햇살 창문 두드리며 잠을 깨운다

탄 무도 바다 보일 무렵 갯벌 내민다

밀어내고 썰어내어 드러내는 보글보글 갯벌

등대섬 외로워 모세의 기적처럼 융단 길 깔아놓는다

먼 바다 기러기 넘실넘실

갯벌에 잡힌 조각배 하나 외로이 멈춰 서있다

밤바다 지나 아침 섬길

앙금 먹은 검정 코트 옷깃 새우고

포도나무 닮은 농부 바닷길 뒤로한 채

내게 다가온 바람이랑 포도나무 눈에 띤다

칼바람 뼛속 깊이 스미어 온몸 겹겹이 포장한

농부의 손 포도나무 껍질 벗긴다

벌레 껍질 속에 숨어 사그락사글락 포도나무 갉아먹는 소리

농부의 손길은 가르치고 밥숟가락 던져주는 포도나무

바닷바람 그 센 놈 불어오는 맞바람 애써 피해 버틴 발걸음

그곳 대부도 누에 닮은 등대섬 가는 길 아직은 겨울

야릇한 바다 향기 손짓 풍기던 등대섬

바닷가 칼바람 여인의 몸 하나 거뜬히 휘감는다

이 작은 등대섬 하나 거창한 풍력발전기 바람모아 휘휘 돌며 등대섬 차지한다

울창한 숲 무인도 섬 하나 숯 무도 삶이 배어있다

등대섬 왜 이리도 초강풍이더냐 풍력 선풍기 휘휘 돌아가는 소리

눈 초롱 빛나 부는 바람에 깜장 머리카락 길게 쏟아져 응시하는 그대는 어느덧 그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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