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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Kim Aug 11. 2023

선택할 수 없는 이들을 대하는 자세

학창시절 친구들과 팀을 나누어 종종 운동 경기를 하곤 했다. 팀을 나누는 방법은 단순하다. 양 팀의 주장 격이 되는 친구들이 가위 바위 보를 통해 한 명씩 선택해 팀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간혹 중간에 팀에 합류하는 친구들이 있다. 이른바 우리가 선택할 수 없었던 친구들이다.


이들은 보통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경기가 시작된 후에 운동장에 도착해서 선수가 부족한 팀이나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의 영향을 받아 팀에 들어오기도 한다.      


친구들끼리 하는 놀이의 일환으로 하는 경기지만 일단 시작되면 나름대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다. 그런데 경기의 승패는 우리가 선택한 친구들보다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었던 친구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예상치 못한 합류, 낯설거나 원하지 않았던 친구들이라고 해서 경기하는 내내 그들과의 거리를 두게 된다면 팀워크가 발휘되지 못해 경기가 잘 풀리지 않게 된다.


지만 반대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그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손발을 맞춰 나간다면 경기에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그 친구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신의 몫이다.     


학창시절을 지나 온 지금, 사람들을 대하는 신의 몫은 훨씬 더 커졌다. 더군다나 신이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잘 알고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신이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보다 신이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가족을 예로 들어보면 일반적인 경우, 배우자는 신이 선택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배우자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 심지어 부모님이나 자녀도 신이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학교나 직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의 노력이나 능력 등으로 인해 학교나 직장은 선택할 수 있겠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 즉, 선생님, 친구, 상사, 동료, 후배 등은 신이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이제는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먼저 신이 선택한 사람도 아니고 마음에도 들지 않으니 그들에게 무관심하거나 쌀쌀맞게 대할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무례하게 대하거나 도를 넘는 언행을 일삼을 수도 있다.


반면 신이 선택한 사람이 아니기에 그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 볼 수도 있으며 예의를 지키고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분명히 올 한 해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될 터인데 그들을 어떻게 대할 생각인가?      


혹 결정하기 어렵다면 경기의 승패는 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친구들을 어떻게 대했느냐에 달려있었다는 점을 되새겨보자. 운동경기뿐만 아니라 우리의 도 비슷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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