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콘셉트(high-concept)와 하이터치(high-touch)
지난 수세기 동안 교육은 시간과 돈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혜택이었지만 사회가 산업화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본적이며 공식적인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교육은 개인이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 하나의 중요한 징검다리가 되었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적, 기술적인 변화로 인해 교육체계에서 중점을 두는 것과 사회체계에서 중점을 두는 것과의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즉 새로운 기술과 지식경제의 등장이 일과 교육에 관한 전통적인 개념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공식적인 제도 내에서 구조화된 지식전달과 기술습득을 함의하는 교육과 훈련(teaching & training)의 개념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광범위한 학습(learning)의 개념으로 확장되어 왔다.
교육과 훈련에서 학습으로의 이동은 생각보다 큰 차이다. 이는 학습자들이 단순히 제도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수동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자료로부터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적극적이고 호기심어린 사회적 행위자들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학습은 개인 및 조직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이 모든 형태와의 만남을 통해 얻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 및 과정 속에서 HRD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수반하게 되었다. 시ㆍ공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으며 개인들은 현실세계(real world)와 가상세계(virtual world)를 넘나드는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HRD에서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혼합현실(Mixed Reality) 등과 같은 개념을 교육 및 학습현장에 적용하거나 구현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내용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 개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검증된 아이디어나 제도, 기술 등을 창조적으로 재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합도 부각되어져 왔다. 융합의 개념은 주로 IT 분야에서 활성화되어 있지만 HRD에서도 블랜디드(blended), 퓨전(fusion), 하이브리드(hybrid), 크로스오버(crossover) 등과 같은 수식어를 통해 접근되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HRD에 요구되는 것은 하이콘셉트(high-concept)와 하이터치(high-touch)라고 볼 수 있다.
하이콘셉트(high-concept)는 창의적, 독창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며 하이터치(high-touch)는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HRD에서 하이콘셉트와 하이터치를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HRD분야에 있는 이들의 업에 대한 진정성(authentic)이 요구된다. 이는 HRD를 일(job)이 아닌 소명(calling)으로 접근해야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HRD에서 교감(交感)의 대상을 확장해야 한다. 교감의 대상은 사람과 사람뿐만이 아니라 사람과 비즈니스, 사람과 기기, 사람과 소프트웨어, 사람과 문화 등 그 대상이 광범위하다. HRD가 지금까지 사람에 국한된 교감을 해왔다면 이제는 교감의 대상과 범위를 확장시켜야 한다.
아울러 익숙함에서 벗어나 불편함을 찾아야 한다. HRD에서의 익숙함이란 기존에 해왔던 방법이나 방식을 의미한다. 익숙함 속에서는 새로움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많은 분야에서 제시된 새로운 개념이나 프로세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등은 대부분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나왔다. 그래서 지금 당장 불편함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면 의도적으로라도 불편함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 속에서 HRD에서의 하이콘셉트와 하이터치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시대의 화두는 많은 영역과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HRD 역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0과 1만으로 HRD의 방향을 설정하고 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HRD의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창출하고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하이콘셉트와 하이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다시 뛰는 HRD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