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은 언제 발생하는가?
몇 가지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봤다. 스마트폰 등과 같은 기기를 처음 접했을 때나 각종 SNS 계정을 만들고 참여했을 때 그리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사용했을 때 등과 같은 기억이다.
당시에는 하나같이 낯설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몰라서 당황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기에 대한 기본적인 사용방법을 비롯해서 각종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고 있는 편리한 기능들에 대한 이해 및 숙달에 이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대부분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필요하다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습득할 수도 있다.
이처럼 무엇인가를 사용하기 위해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고 시도해보는 것은 일종의 학습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학습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학습은 개인이 몇 가지 상황에 마주했을 때 발생한다.
학습이 발생하는 첫 번째 상황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때다. 새로운 경험이란 앞서 제시한 기기나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사용과 같이 가벼운 것도 있지만 이보다 무거운 성격의 경험도 있다.
예를 들면 낯선 지역에서 한 달 살기라든지 진학이나 이직 등과 같은 경험 그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것도 포함된다.
이와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에 일종의 준비가 필요한데 이 때 학습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만일 낯선 지역에서 한 달을 살아야 한다고 하면 당장 해당 지역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대략적인 것을 넘어 그 지역의 문화와 관습은 물론,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주의해야 할 것 등 가능한 한 많은 내용에 대한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다.
두 번째 상황은 어떤 내용을 모르거나 할 수 없다면 자신이 피해를 입을 때다.
일례로 운전을 하는 경우 교통법규를 모르거나 운전이 익숙하지 않다면 본의 아니게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과태료나 범칙금과 같은 비용의 손실도 감당해야 한다. 업무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당 업무와 관련된 지식이나 기술 등에 대해 모르거나 할 수 없다면 재미가 없고 스트레스는 증가하게 된다. 당연히 만족스러운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학습하게 된다. 잘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배우기도 하고 개인적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도 한다.
세 번째 상황은 어떤 내용을 알게 되거나 할 수 있게 되면 자신에게 좋을 때다.
하나의 예로는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과 같은 용어가 등장한 이후 빅데이터를 비롯하여 각종 IT 기술이나 자격을 보유하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많은 조직에서 이와 관련된 기술이나 자격을 갖춘 인재를 끊임없이 찾아 나서고 있으며 소위 말하는 이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보거나 그 속에 놓여 있게 되면 다시 학업을 시작하기도 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발적인 학습조직을 만들기도 한다. 다행히 이미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하고 있거나 해야 할 업무와 관련해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학습이 발생하는 상황은 불편함을 느낄 때다.
학창시절 수학문제를 풀 때 공식을 모르면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공식에 대입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일일이 계산해야하기 때문이다. 수학문제뿐만이 아니다. 특정 소프트웨어의 단축키를 알고 있으면 빨리 끝낼 수 있는 일을 매번 하나하나 찾아서 하는 경우도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이와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공식이나 단축키를 암기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학습의 일환이기도 하다. 반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라면 학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학습은 필요에 의해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학습은 알아두면 좋은 것(good to me)보다는 반드시 알아야 하거나 필요한 것(need to me)에 무게중심이 놓여있는 것이다.
그리고 학습은 능동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제시한 학습이 발생하는 상황들은 개인으로 하여금 학습의 능동성과 지속성 그리고 확장성을 가져오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보다 본질적이고 실용적인 학습은 이와 같은 필요와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경험이 하나 둘씩 쌓여 나갈 때 학습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학습의지가 형성되며 더 나아가서는 학습하는 습관이나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이나 조직에서 효과적인 학습을 기대한다면 무엇이 필요한지 혹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학습이 발생하는 상황을 되새겨보고 스스로 혹은 의도적으로 조성해 볼 필요도 있다.
아울러 교육을 기획하거나 계획할 때 혹은 콘텐츠를 개발할 때에도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접근해야 한다. 이는 학습의 주체가 결국 개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