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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movieaday Apr 28. 2023

<오데트, 1955>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감독



그럼 모든 게 믿음의 문제인 걸까? 영화가 끝나고 이런 의문을 갖고 걸어가던 중 '오직 예수'라고 쓰여있는 광고 간판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감독은 신이란 존재를 믿지 않는 소위 무교라고 스스로를 지칭하는 요즘 현대인들을(나를 포함한)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이렇게 오직 예수만을 생각하라고 목소리를 내는 종교인들의 믿음에 그는 동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삶은 결국 믿음의 정도로 인해 달라지게 될까?


영화 <오데트> 속 사람들은 모두 신을 믿는다. 삶과 죽음에 대해 신에게 해답을 구한다. 보르겐의 둘째 아들 요하네스는 신의 흉내를 낸다. 그래서 모두가 그를 미쳤다고 생각한다. 이런 그들에게 그가 말한다.

"People believe in the dead Christ, but not in the living. They believe in miracles of

 two thousand years ago. But they do not believe in me now."


첫째 아들 미켈의 아내 잉거의 셋째 아들 출산을 도와주러 온 의사가 수술을 마친 후 보르겐에게 묻는다.

"My dear Borgen, I don't wish to hurt your religious feelings, but now I have some right

to challenge you. Which helped most this evening - your prayers, or my skill?"

그의 질문에 보르겐은 답한다. "Our Lord's blessing, dear Doctor."


수술이 잘 마무리된 줄 알았지만 결국 잉거가 죽게 된다. 장례식날 보르겐은 아들 미켈에게 이제 그녀의 영혼은 신과 함께 있다고 말하지만 미켈은 그녀의 육체는 여기 있다며 그녀의 시신을 붙잡고 울부짖는다. 그때 행방불명이 된 줄 알았던 요하네스가 들어온다. "None of you has thought of asking God to return Inger to you. Why, among all the believers is there no one who believes?" 요하네스는 당신들 중 아무도 잉거를 다시 돌려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 본 적이 없냐고 물으며 이 많은 신자들 중에 진정으로 믿음을 가진 자들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잉거의 시신 앞에서 신께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Trust in God. Jesus Christ. If it is possible, let her return to life. Give me the word. The word that can return the dead to life. Inger.. In the name of Jesus Christ..."

잠시 후 잉거의 손이 움직이고 눈이 떠진다. 모두들 말없이 그녀의 구원을 바라봤다. 잉거와 미켈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있다가 "life.. life.. life"라고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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