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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드러머 Nov 09. 2021

여인이여, 울지 마세요

No Woman, No Cry

밥 말리의 'No Woman, No Cry'를 들으면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이 생각난다.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살았던 두 사람은 조국에 대한 걱정만은 같았다.


한용운 시인은 '님은 갔다'라고 하면서 현실을 인식하면서도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다'라고 하면서 님을 보내지 않고 함께 있음을 강조했다.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드러난다. '님의 침묵'의 님은 무엇을 상징하느냐는 학창 시절 국어 시험의 단골 문제였다. 님은 조국이라고 우리는 외우다시피 했다. 한용운 시인의 님은 식민지 치하의 조국을 상징한다.


밥 말리의 'No Woman, No Cry'는 아무리 삶이 애달프다 해도 미래는 희망적이니, 여인이여 울지 말아요라고 위로하는 곡이다. 조국 자메이카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여기서 말하는 '여인'도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밥 말리의 조국인 자메이카를 의미한다. 밥 말리는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흑인들이 언젠가는 고향인 아프리카에 함께 모여 행복한 세상을 건설하리라는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 신봉자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인'은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흑인들의 약속의 땅인 아프리카를 뜻한다.


밥 말리의 초기 음악은 주로 사랑 노래였다. 스카를 레게로 발전시키면서 라스타파리아니즘을 받아드리게 된 것이다. 라스타파리아니즘은 종교적 사회운동으로 억압받은 자메이카 흑인의 감정을 표현해줬고 더 나가아가 가 인종차별이라는 아프리카의 정체성과도 연관되어 있다.(다큐멘터리 영화 '누가 밥말리를 쏘았나' 중에서)


한용운 시인은 '만날 때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진다고 말하며 조국이 처한 현실에 슬퍼한다. 그러면서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조국은 떠났지만 보내지 않았음을 노래하고 있다.


반면 밥 말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함께 했던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만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던 모습을 As they would mingle with the good people we meet.
우리가 만났던 좋은 친구들. 그리고 삶의 과정 속에서 잃어버린 좋은 친구들 good friends we have, oh, ood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이 밝은 장래에 결코 과거를 잊어선 아니 됩니다 In this great future, you can't forget your past
자 이제 눈물을 닦아요 So dry your tears, I seh.
작은 그대여, 눈물을 흘리지 말아요 No, woman, no cry No, woman, no cry. Ere, little darlin, don't shed no tears


'우리가 만났던 좋은 친구들. 그리고 삶의 과정 속에서 잃어버린 좋은 친구들'을 잊지 말라고 하면서 자유를 위해 투쟁한 친구,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내놓아야 했던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 친구들의 숭고한 희생은 좋은 날이 온다 해도 결코 잊어선 안된다며 조국에게 울지 말라며 위로한다.


그리고 우린 옥수수가루 죽을 만들었지요 Then we would cook cornmeal porridge,
당신과 내가 함께 나누어 먹을 그 옥수수가루 죽을 Of which I'll share with you
나의 유일한 운반수단은 두 발뿐. My feet is my only carriage,
그러니 계속 밀고 나가야지요 So I've got to push on through.
하지만 내가 없을 때에도 But while I'm gone, I mean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이렇게 위로를 전하는 밥 말리 역시 트렌치타운 빈민가의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근근이 해결하는 처지에 있었다. 그런 처지에서도 그는 가난한 흑인 청년이 백인 압제자들의 힘에 무릎 꿇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용운 시인은 시인의 마음을 주로 이야기했고 조국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 반면 밥 말리는 동지와 조국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위선자들에게 무릎 꿇지 말고 두 발로 당당히 일어나라고 말한다. 한용운과 밥 말리 모두 척박한 조국을 인식하며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No, woman, no cry 안돼요, 여인이여, 울지 말아요

No, woman, no cry No, woman, no cry No, woman, no cry.

Said - said - said: I remember when we used to sit 난 기억하고 있어요

In the government yard in Trenchtown, 우리가 트렌치타운의 빈민가 공터에 앉아

Oba - obaserving the 'ypocrites 위선적인 자들이

As they would mingle with the good people we meet. 우리가 만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던 모습을

good friends we have, oh, good friends we've lost Along the way. 우리가 만났던 좋은 친구들. 그리고 삶의 과정 속에서 잃어버린 좋은 친구들

In this great future, you can't forget your past 이 밝은 장래에 결코 과거를 잊어선 아니 됩니다

So dry your tears, I seh. 자 이제 눈물을 닦아요

No, woman, no cry No, woman, no cry. Ere, little darlin, don't shed no tears 작은 그대여, 눈물을 흘리지 말아요

No, woman, no cry.

Said - said - said: I remember when-a we used to sit In the government yard in Trenchtown

And then Georgie would make the fire lights, 조지가 모닥불을 환히 피우고

As it was logwood burnin' through the nights. 커다란 나무 조각은 밤새 타올랐어요

Then we would cook cornmeal porridge, 그리고 우린 옥수수가루 죽을 만들었지요

Of which I'll share with you 당신과 내가 함께 나누어 먹을 그 옥수수가루 죽을

My feet is my only carriage, 나의 유일한 운반수단은 두 발뿐.

So I've got to push on through. 그러니 계속 밀고 나가야지요

But while I'm gone, I mean 하지만 내가 없을 때에도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I said,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a!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now! Everything's gonna be all right!

So, woman, no cry No - no, woman - woman, no cry. Woman, little sister, don't shed no tears No, woman, no cry.

And then Georgie would make the fire lights, As it was logwood burnin' through the nights. Then we would cook cornmeal porridge, Of which I'll share with you My feet is my only carriage, So I've got to push on through. But while I'm gone, I mean

No, woman, no cry No, woman, no cry. Woman, little darlin, say don't shed no tears No, woman, no cry.

Eh! (Little darlin', don't shed no tears! No, woman, no cry. Little sister, don't shed no tears! No, woman, no cry.)

*트렌치타운 빈민가의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처지에 있지만 가난한 흑인 청년이 백인 압제자들의 힘에 무릎 꿇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곡

*hypocrites : 자존감을 머리고 압제자들에게 붙어먹는 변절자.

말리는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흑인들이 언젠가는 고향인 아프리카에 함께 모여 행복한 세상을 건설하리라는 라스타파리아니즘(Rastafarianism) 신봉자였다. 1920년대 마커스 가비(Marcus Garvey)에 의해 시작된 이 신앙운동은 백인의 압제에 시달리는 세상을 구약성서의 바빌론으로 규정하고, 이집트의 황제 하일리 셀라시 1세(Haile Selassie I)를 아프리카, 특히 에티오피아로 자메이카 흑인들을 인도할 메시아(Messiah)로 믿었다. 라스타파리안들에게 구약성서의 약속의 땅 시온은 아프리카였다.(출처 : 이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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