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안에 담긴 욕망

스트링 파우치

by 헬렌

미싱 수업을 받은 지 한 달. 이제는 재봉틀 앞에 앉아도 허리가 아프지 않다. 간간히 박음질을 하며 실이 빠져 애를 먹긴 하지만, 다시 실을 끼우는 방법을 안다. 다만 일정 간격을 유지하거나 끝마무리를 깔끔하게 하는 것 그리고 양쪽 간격을 맞추는 것을 놓친다. 만약 내가 만든 것을 구매한 사람이 있다면 싸구려 티가 난다고 말해도 할 말이 없다. 바늘로 고정을 해두고도 혼선이 있었던 것은 체크무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마치 걷다가 사람들이 방향을 튼다고 똑같이 따라간 것과 같다. 휩쓸렸다. 마무리 박음질을 제대로 못한 것은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착각한 탓이다. 무엇이 안 좋은 것인지 알지 못했다.


나는 할 줄은 알지만 잘하지는 못한다. 내가 만든 제품을 나도 쓰고 싶은 정도가 되려면 작은 틈도 메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주 수업은 빠지고 혼자 연습하는 시간으로 채우려 한다. 이전 수업에서 만든 것은 스트링 파우치. 흔히 아는 복조리 모양의 파우치다. 그때 만든 패턴으로 해도 되지만, 다르게 개선해보고 싶은 마음에 얇실한 빨간 체크무늬 파우치를 들고 친구들 앞으로 나섰다.


"이런 파우치를 언제 써?"라고 물었다. 흔히 사용되는 이 제품은 여행 갈 때 큰 가방 안에 용도를 분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얇고 길거나 작은 파우치를 아이라이너나 립밤을 담을 때 사용한다는 점이 나와 달랐다. 작은 것은 지퍼백에 담아 보관했었다. 언젠가 립밤을 구매할 때 부직포로 만들어진 작은 스트링 파우치를 받았는데, 재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로 쓰레기가 되었다.


"앞에 주머니가 달리면 어떨 거 같아?". 디자인을 개선하려 '스트링 파우치'로 검색해 50개 정도의 제품을 찾아보았다. 주문받아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은 장에 800원, 핸드메이드로 만든 것은 12,000원, 더 비싸면 21,000원까지 올라간다. 버*리는 5만 원대. 가격이 좀 있는 것은 외부에 주머니가 있거나 안에 그물망이 붙어 있었다. 디자인적인 특색을 더할 수는 있으나, 이것은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이거 있다고 해서 잘 쓸 수 있어? 그냥 예뻐 보이려고 하는 거 아니야? 차라리 없애고 단가 낮추는 게 더 나을 거 같은데."라는 의견이었다. 그물망을 써본 나의 입장은 제품을 넣고 뺄 때마다 손등이 긁혀 쓰기 힘들었던 기억만 있다. 내가 만들려는 것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했다.


스트링을 당겼을 때 동물의 얼굴처럼 귀여운 표정이 되거나 차분한 패턴으로 바깥에서 들고 다녀도 당당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싶었다. 찾아보니 왜 사람들이 직접 패턴을 만들어서 하려는지 알게 되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것은 끌리지 않고, 그렇다고 무지로 하자니 특색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지금 패턴까지 짜는 건 과한 일. 지금은 말끔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고시장에 판매하는 원단을 사용하기로 했다.


만들어보려는 것은 4가지 패턴이다. 바닥면의 유무와 복주머니 형태의 날개의 유무에 따라 다르다. 오늘 원단을 사고, 내일 패턴을 그리고 잘라서, 화요일에 재봉을 하고, 이후 누군가에게 전달된다. 그 주머니에는 내가 지금까지 한 고민과 나를 위한 한복을 만들어내고 말겠다는 끈처럼 단단한 마음이 담겨있다.


피그마 스트링 파우치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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