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안녕부터 챙기기
늘 바쁘게 달렸던 지난 27년을 돌아보면, 좋은 일정관리 방법이나 도구를 찾으려 애썼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간트차트부터 칸반보드, 각종 프로젝트 관리 앱까지…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의 마음’부터 살피는 일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현장에서 도면을 펴고, 플랜트와 발전소, 그리고 해외의 복잡한 프로젝트 일정까지 분석하고 관리하던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일이 꼬이거나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내 마음의 평안이었습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짜인 일정표라도, 스트레스에 흔들리면 작은 실수도 커지고, 일정 분석도 오류가 생겼죠. 데이터는 정확한데 내 판단이 흐려지는 순간들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특히 회사의 부도, 워크아웃, 법정관리와 같이 인생의 큰 위기 속에서 버텨야 했던 시간에는 ‘내 일정’은커녕 ‘내 안녕’을 챙기는 게 더 필요했습니다.
암수술, 뇌막염 등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시간도 많았지만, 그때마저 ‘내 마음의 컨디션’을 우선 돌보는 것이 결국 나를 살리는 힘이었습니다. 병실에서도 깨달았죠. 몸이 아프면 마음도 따라 무너지고, 마음이 무너지면 가장 간단한 일정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프로젝트 관리나 데이터분석이 아무리 정확해도, 내 마음이 불안정하면 그 결과도 흐려질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아침에 내 마음부터 점검합니다. 조급함이 느껴지면,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오늘의 일정을 큰 덩어리로만 바라봅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가지부터 차근차근 시작합니다.
복잡한 해외 프로젝트 일정을 관리할 때도,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서 접근하면 놀랍도록 명확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마음이 급하고 불안할 때는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단순한 실수를 반복하게 되더군요.
누군가 ‘일정 관리의 첫 단추가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내 마음의 안녕부터 챙기는 것”이라 답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추상적인 조언이 아닙니다. 27년간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위기를 겪으며, 때로는 병상에서 깨달은 생생한 진실입니다. 내 마음이 평안해야 주어진 일정도, 예상치 못한 문제도 차분하게 헤쳐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이 있다면, ’오늘 나의 마음은 괜찮은가?’부터 스스로 물어보며 하루를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플래너를 펴기 전에, 일정표를 확인하기 전에, 가장 먼저 내 마음의 온도를 재보세요. 조급하거나 불안하다면 그 감정을 인정하고,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천천히 시작하세요. 일정은 결국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완성되어 가니까요.
부디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도 평온이 깃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