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활황기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지식산업센터 투자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급등하는 아파트 값을 잡겠다며 강도높은 규제가 시행중이었기에, 시중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지식산업센터는 틈새시장이었습니다.
분양가의 20~30%, 심지어 10%만 있어도 대출을 내 분양받으면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분양만 했다하면 완판되었습니다.
당시는 대출 금리가 2%수준으로 무척 낮았기에 분양 조직이 제시하는 대로 임대를 맞추면 이자를 내고도 충분한 수익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꼈습니다.
수요가 몰리니 분양가를 다른 현장보다 높게 책정해도 부리나케 팔려나갔습니다.
이른바 '초치기'까지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저도 당시 사무실을 알아보다, 직접 쓸 수도 있고 여차하면 임대를 놓아도 좋겠다고 생각해 집에서 가까운 지역의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았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분양을 한 영업사원이 모 지역의 지식산업센터를 투자용으로 권하더군요. 그가 말한 해당 지식산업센터의 장점은 크게 세가지였습니다.
1) 대기업 인근이라 벤더사 수요가 충분하다
2) 분양가가 저렴하다(타 지산대비)
3) 건물자체의 스펙이 좋다
이 말에 설득되어, 일단 계약금을 넣고 분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리 저리 알아보니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대기업 벤더사들은 대부분 사옥과 공장이 있는데 지식산업센터 몇칸 정도를 임차할 가능성이 적다
분양가가 저렴하더라도 주변의 공급이 너무 많다
임대만 목적으로 할 경우 취득세(4.6%)와 재산세를 고려했을 때 향후 금리가 오르면 실익이 크지 않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고민하다 전매를 요청하여 다행히 성사되어 명의를 바꿨습니다.
그러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지식산업센터 시장도 직격탄을 맞게 되었습니다.
2%대 초반이던 대출 금리가 5%대까지 올라가 임대료를 받아도
이자에 훨씬 못미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자 전매는 커녕 임대를 못맞추는 시간이 길어져, 공실로 인한 관리비에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실사용하는 사업자야 어차피 사무실을 운영해야 하니 타격이 적으나
온전히 투자로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은 분들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제 주변에도 몇개씩 분양받아놓고 2년 넘게 공실이라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때 제가 전매로 털었던 지식산업센터의 임대료 현황을 보니
공급 40평, 전용 20평짜리가 200-20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분양당시 예상했던 공급면적 평당 3만원에 훨씬 못미치는, 1만원도 채 되지 않는 임대료입니다. 이렇게 싼데도 워낙 공급이 많아 입주율이 저조합니다.
금리가 서서히 내려가고,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지식산업센터가 다시 빛을 볼 날이 있을 겁니다만 지금은 철저히 실사용측면으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지식산업센터에 관심을 두고, 분양까지 받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느낀 건
사람들이 몰리는 데는 끝물일 수 있다
영원한 상승장은 없다
무리한 투자는 결국 하이리스크로 돌아온다
는 사실입니다.
저 역시 이 일을 계기로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투자는 결국 배움의 연속이자 이기고 지는 싸움의 반복이겠죠.
여러가지 상황으로 힘든 모든 투자자분들, 대표님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성공적인 투자는 감정이 아닌 논리에 기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