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lla Apr 13. 2023

2022년 12월, 복직을 했고 워킹맘이 되었다.

2022년 12월 3째주 쯔음, 회사에 복직을 했고 워킹맘이 되었다. 꿀같았던 육아휴직 시간을 뒤로 한채, 다시 한 번 K직장인의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밖에 나가는거 좋아하고, 바지런떨며 일하는거 신나하고, 사람 만나는거 좋아하는 내 성격을 아는 회사 분들은 휴직기간에 좀이 많이 쑤실 거라고 했었다. 집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현실에, 조금이라도 빨리 복귀하고 싶어질 것이라고 잔뜩 겁을 주셨었는데, 희한하게도 회사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날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딸과 '처음'이라는 이름으로 마주하는 모든 순간들이 새롭고 알찼다. 물론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내 시간을 내가 직접 계획해서, '우리 가족'과 함께 보낸 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그보다 컸다. 하지만 회사에 복귀한다는 것은 내 일과 중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맞춘다는 것이니깐, 이렇게 내 시간을 오롯이 쓰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터였다.


여러가지 싱숭생숭한 마음들로 12월을 내리 보내다가, 복직하게 되는 첫 날 하늘도 꾸리꾸리한 내 마음을 아는지 그날은 정말인지 눈이 펑펑왔다. 다행이도 나는 휴직하기 전과 동일한 팀, 맡았던 사업도 그대로여서 심적으로 부담은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지만, 몇년전 언젠가 첫 출근했던 마음과 얼추 비슷한 긴장감을 가지고 사무실로 들어섰다. 새로운 사람들도 간혹 보였고, 그 사이 퇴사한 사람도 있었고 자리도 바뀌었다보니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신입사원의 첫날처럼 하루가 정신없이 휘리릭 갔다.


집으로 돌아오니 아직 말을 하진 못하지만 엄마 어디갔었냐는 표정으로 말하고 있는 딸내미가 반겨준다. 울기도 했다가, 삐졌는지 오지도 않고 칭얼거리기도 했다가, 12개월의 핏덩이는 그렇게 오락가락 본인의 힘든 감정을 표현했다.


나는 너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걸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 걸까?
아침 8시에 나가 7시가 되어서야 돌아오는 이대로의 삶을 유지하면서,
엄마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는건가?

복직하기 이전에, 아니 그보다 출산이전에, 휴직 들어가기 이전에, 어쩌면 자녀를 갖기 이전부터 답을 내기 위해 노력했어야 할 물음인건데, 게을렀던 나는 복직한 첫 날이 되어서야 미뤄두고 묵혀두었던 이 고민을 시작했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2021년 12월 엄마가 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