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를 진단하는 법

자기계발능력 BVS.04 | EP.2

자기계발은 그 설계를 멈추지 않는 일이며,
설계는 언제든 재정의될 수 있다.


Basic Vocational Skills 4. 자기계발능력(2/2회차)


9화. 오늘의 나를 진단하는 법









“일하는 나, 괜찮은 걸까?”





“요즘, 일하는 나를 보면 괜찮은 사람 같아?”


퇴근길, 오랜만에 만난 대학 친구에게 툭 던진 질문이었다.

친구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너… 열심히는 하는데, 좀 지쳐 보이긴 해.”


그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분명 어제도, 그제도, 나는 성실하게 일했다.
보고서를 제시간에 냈고, 회의에 늦지 않았고, 후배도 잘 챙겼다.
그러나, 이상하게 자꾸만 머릿속이 멍했다.
성과는 나오는 듯했지만, 손에 잡히는 게 없었다.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메모앱을 켜기 시작했다.

오늘 내가 가장 오래 머문 생각은 무엇이었나

어떤 업무를 가장 꺼렸는가

어떤 일에 가장 집중했는가

나를 웃게 만든 일은 있었나

나를 지치게 한 건 무엇이었나


처음엔 세 줄도 안 됐다.
하지만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면서 조금씩 문장이 길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이 많거나 복잡해서가 아니라,
지금 내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나는 내 상태를 묻지 않았고,
피로가 쌓이고 있다는 신호를 무시했고,
스스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진단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연말이 되면 조직 진단을 한다.
업무 성과를 평가하고,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찾는다.
그러나 ‘나’에 대해서는?
한 해를 돌아보며 내 역량은 어떻게 변했는지,
감정 곡선은 어떤 흐름이었는지,
더 좋아진 것은 무엇이고, 퇴보한 것은 무엇인지
진단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진단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시험을 봐도
‘어디가 약점인지’가 아니라
‘몇 점을 맞았는지’만 알았고,
회사에서도 ‘평가’를 받았지
‘진단’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계발을 시작하기가 어렵다.
어디가 부족한지 모르니, 어디를 채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커리어 연구를 지속해오며
수많은 경력자, 경력단절자, 전환기 직장인을 상담하고
강의하고, 책을 써왔다.
『리워크3 – 커리어는 설계다』라는 책을 통해
이 시대의 직업인이
자신의 경로를 어떻게 설계하고 갱신할 수 있는지를
서사로 풀어냈다.


그 책을 쓰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나는 내 커리어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스스로를 너무 모른다.
그리고, 그걸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사실,
자신을 진단한다는 건 ‘태도’이자 ‘도구’이다.
태도는 질문에서 시작되고,
도구는 구조화된 진단으로 마련된다.






“일하는 나는 지금 괜찮은가?”
이 질문은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니다.
그건 시작점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자기계발을 시작할 수 있다.









사람은 왜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까?





"요즘 어때?"
누군가가 이렇게 물으면 우리는 대개 세 가지 중 하나로 대답한다.


1. "그럭저럭요."

2. "뭐,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3. "다 잘 지내고 있죠, 뭐."


그리고는 주제를 바꾼다.
우리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다.
특히 감정이나 상태를 묻는 질문 앞에서는
의외로 말을 잃는다.


왜일까?
왜 사람은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할까?






첫째, 스스로도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하루는 너무 빠르다.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켜고,
출근길에는 메신저 확인,
업무 중엔 회의와 보고서,
점심시간은 업무 연장선,
퇴근 후에는 무력감 혹은 회피성 콘텐츠 소비.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나는 오늘 어떤 상태였나’라는 질문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감정, 피로도, 몰입도, 만족도…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채 하루는 지나간다.


자기 상태에 대한 정보가 머릿속에도, 손에도 없다.
그러니 물어보면 대답할 수 없다.
"잘 모르겠어요"는 가장 솔직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둘째, 상태를 표현하는 언어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감정보다 결과를 말하는 데 익숙하다.


"기분이 어때?"보다는 "몇 점 맞았니?"

"너는 어떤 걸 잘하니?"보다는 "성적이 좋은 과목은 뭐야?"

"그 일은 네게 어떤 의미였어?"보다는 "성과는 나왔어?"


이런 질문 환경 속에서 자란 우리는
자기상태를 감정이나 흐름으로 설명하는 법을 모른다.
자기 피드백도 "난 못했어" 혹은 "이번엔 망했어"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자기계발은
그보다 훨씬 더 정교한 언어를 필요로 한다.


나는 오늘 무엇에 지쳤는가?

나는 어떤 순간에 몰입했는가?

나는 지금 어떤 흐름에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고,
답할 수 있는 언어를 갖추어야만
다음 단계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셋째, 말하는 순간 평가받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자기 상태를 말하는 건 때때로
‘약점을 고백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요즘 일이 잘 안 풀려요.”

“집중이 잘 안 돼요.”

“무기력해요.”

“내가 이걸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말들은 직장에서 특히 위험해 보인다.
괜히 ‘멘탈 약한 사람’, ‘비효율적인 인재’처럼 보일까봐 숨긴다.
그러나 숨긴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깊어지고, 고립된다.
스스로조차 자신을 몰라보게 된다.


이런 악순환은 결국
‘자기계발의 불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모르는 것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우리가 자기 상태를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보의 부재,

언어의 부재,

심리적 안전의 부재
라는 세 겹의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문제는 ‘능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

즉, 학습되고 훈련될 수 있다.


그 능력이 바로 자기계발능력이며,
그 첫 번째 요소는 다름 아닌
자기 상태를 진단하고 인식하는 힘이다.









NCS 관점 해석

– 자기계발의 출발점은 자기이해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서 정의하는 ‘자기계발능력’은
단순히 자격증을 따거나 학습을 반복하는 ‘스펙 강화’가 아니다.
NCS는 자기계발능력을 이렇게 정의한다.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신의 능력과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는 능력.”


핵심은 ‘이해’이다.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배워도 쌓이지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방향이 틀리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듯,
자기계발도 자신의 현재 상태와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왜 자기이해가 중요한가?



1. 목표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내가 부족한 것은 ‘전문지식’이 아니라
‘집중력의 지속성’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를 진단하지 않고 무작정 강의를 수강하거나
책을 사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결국 ‘성과 없는 학습 루프’에 빠지게 된다.


2. 기존 경험을 역량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예컨대, 퇴근 후 6개월 동안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은
기록력, 콘텐츠 기획력, 꾸준함이라는 자산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그것을 ‘그냥 취미’라고만 본다면,
커리어의 구성 요소로 인식하지 못하고 사장된다.


3.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타인의 평가나 피드백도
내가 스스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해석이 가능하다.
자기이해가 없는 사람은
‘비판’에 방어적으로만 반응하거나
반대로 ‘칭찬’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된다.






� 자기이해의 3요소



NCS에서는 자기계발능력의 하위 요소로 다음을 제시한다.


1. 자기 인식: 자신의 강점, 약점, 가치관, 성격 등을 인식

2. 자기 진단: 현재 상태와 직무수행 능력을 분석

3. 개발 계획 수립 및 실행: 분석을 기반으로 성장 계획 수립 및 실행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바로 ‘자기이해’의 핵심이다.


자기이해는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내가, 직무와 관련하여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꼼꼼한 성향이지만 그래서 속도가 느리다.

나는 아이디어는 많지만,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나는 압박이 있을 때 오히려 더 집중한다.


이러한 자기인식은 업무 수행뿐 아니라,
학습의 우선순위 설정, 협업 방식 선택, 경력 전환 설계까지
모든 커리어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실무와의 연결



실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자기이해를 구체화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업무를 맡을 때 시간이 가장 잘 가는가?

피드백을 받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내가 주도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며, 왜 그런가?

주변 사람들이 나를 가장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응답을 쌓아가며
자기이해의 지도를 그리는 것.
그것이 바로 자기계발능력의 출발이다.









AI는 자기계발을 어떻게 지원하는가?

– 경로 탐색, 콘텐츠 추천, 포트폴리오 구성까지





자기계발은 더 이상 혼자 고군분투하며 만들어가는 시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제는 AI가 나의 상태를 진단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안하며,
커리어의 흐름을 시각화해주는 시대에 들어섰다.


물론, 자기계발의 주체는 여전히 ‘나’다.
그러나 AI는 나를 돕는 조력자로서,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영역에서 강력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1. 경로 탐색: 지금의 나에서 다음 단계까지



직무 전환, 경력 재설계, 커리어 피봇팅.
이 모든 결정의 전제에는 ‘어디서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경로 탐색이 있다.


하지만 나 스스로의 경험만으로는
어떤 직무가 내게 맞는지,
어떤 역량이 그 직무에 필요한지,
어떤 방향으로 이동해야 할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


이때 AI는

나의 경력 이력서나 활동 내역을 분석하고,

비슷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이동한 직무 경로를 탐색하며,

현재 나의 관심 분야와 직무 트렌드를 매칭하여

가능한 전환 경로를 추천할 수 있다.


� 예시:


고용24의 ‘잡케어’는 이력, 관심사, 역량 등을 분석해
전공과 비전공을 넘나드는 커리어 탐색을 제안한다.


링크드인(LINKEDIN)의 AI 기반 ‘경로 추천’ 기능은
유사 경로를 밟은 사람들의 커리어 히스토리를 보여준다.






2. 콘텐츠 추천: 지금 필요한 학습은 무엇인가?



자기계발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필요 없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상태를 반영하지 못한 콘텐츠 선택에서 비롯된다.


AI 기반 콘텐츠 플랫폼은


나의 직무, 직위, 관심사, 현재 레벨 등을 기준으로

학습 곡선을 예측하고,

단계별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 예시:


ChatGPT나 Claude, Microsoft Copilot 등은
“OO 직무 전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3개월 학습 커리큘럼을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관련 콘텐츠와 학습 루트를 설계해준다.


에듀테크 플랫폼들(예: FastCampus, 클래스101)은
수강자의 이력과 검색 패턴을 분석해 콘텐츠를 큐레이션한다.



또한 이러한 AI는
학습 진행 상황을 분석하여 피드백도 제공한다.
“너무 많은 분야를 동시에 공부하고 있어요.
핵심 분야를 정하고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요?” 같은 코멘트를 줄 수도 있다.






3. 포트폴리오 구성: 기록과 성과를 시각화하다



자기계발의 성과는 ‘정량화’되고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성장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때 AI는


학습 기록, 프로젝트 결과물, 경력 이력 등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시각화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예시:


Notion AI는 내가 작성한 글을 분석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깔끔한 형태로 재구성해준다.


Canva AI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보기 좋은 형식으로 자동 디자인해준다.


미리캔버스 + ChatGPT 연동 활용법은
“나의 직무 성과를 발표 슬라이드로 구성해줘”라고 요청하면
데이터 기반 슬라이드를 자동으로 만든다.






� 정리하면…



구분 AI의 역할

경로 탐색 유사 이력 기반 경력 경로 추천, 직무 트렌드 분석

콘텐츠 추천 개인 상태 분석 후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안

포트폴리오 구성 프로젝트 기록, 이력 데이터를 자동 정리 및 시각화



AI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명확한 선택지와 설계안을 제시해준다.
하지만 그 선택의 최종 결정권은 언제나 나에게 있다.


자기계발은 AI가 대신해줄 수는 없지만,
AI는 나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훨씬 더 정밀하게 만들어주는 렌즈가 되어준다.









정리 및 제언

– 자기계발의 힘은, 단절이 아니라 재정의에서 나온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도 괜찮은 걸까?”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뭘 더 해야 하지?”
“경력에 공백이 있는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속으로 묻는다.
자기계발은 늘 혼란의 시기에서 시작되며,
그 출발점은 ‘현재의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그 시선이
“나는 단절되었다”는 자기 낙인이라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하지만 그 시선이
“나는 지금을 다시 정의하고 싶다”는 자기 선언이라면,
새로운 경로는 반드시 열린다.






� 자기계발은 단절을 ‘경로’로 바꾸는 작업이다.
� 자기계발은 과거를 ‘경험’으로 재정의하는 힘이다.
� 자기계발은 현재를 ‘기회’로 인식하는 훈련이다.






우리는 멈췄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무언가를 보고, 겪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기록하지 않고, 말로 풀지 않고, 정리하지 않기에
그 모든 것들이 ‘경력’이 아닌 ‘공백’처럼 느껴질 뿐이다.


『리워크3 – 커리어는 설계다』에서 말했듯,
“커리어는 직장을 다닌 해수가 아니라,
나를 어떻게 구성해왔는가에 대한 설계의 역사다.”


자기계발은 그 설계를 멈추지 않는 일이며,
설계는 언제든 재정의될 수 있다.


AI는 그 설계를 정밀하게 해주는 조력자이고,
NCS 자기계발능력은 그 설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프레임’이다.







이 글을 마치며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오늘의 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야말로
자기계발의 진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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