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형 조직의 경영철학 Part.5 | EP.5
HR의 궁극적 목적은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편집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다.
통제가 아닌 신뢰, 규제가 아닌 탐색, 고용이 아닌 기여.
이 세 가지 원리가 HR을 생태계로 이끈다.
Part 1. 기자처럼 일하는 사람들(6회)
Part 2. 기자조직의 수평문화(4회)
Part 3. 기자의 경력철학(6회)
Part 4. 조직은 기자처럼 구성원을 관리하라(6회)
과거의 HR은 사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었다.
그 중심에는 두 개의 단어가 있었다 — ‘고용 안정’과 ‘직무 충성’.
한 조직에 오래 머물수록, 하나의 직무에 깊게 뿌리내릴수록
그것이 곧 성실함이자 전문성의 상징이었다.
회사는 사람을 지키는 울타리였고,
직장은 곧 ‘소속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달라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한 직장에서 머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대신 ‘어디서 일하느냐’보다 ‘무엇을 위해 일하느냐’를 묻는다.
HR의 중심축은 고용의 지속이 아니라 경력의 방향성(Career Direction)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직이 사람을 붙잡는 시대에서,
이제는 사람이 스스로 길을 설계하고 조직과 계약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이직’은 더 이상 퇴보가 아니라,
스스로를 갱신하는 진화의 과정(Evolution Process)이 된 것이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자는 가장 먼저 프로티언형(Protean) 직업인의 모습을 보여준 존재다.
기자는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이슈’와 ‘가치’를 따라 움직인다.
사회적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으로 향하고,
새로운 주제가 떠오르면 스스로 팀을 꾸린다.
그에게 직장은 단지 플랫폼일 뿐,
그의 진짜 소속은 세상과 의미를 잇는 일 그 자체다.
기자는 소속의 경계를 넘나들며,
하나의 이슈를 끝내면 다음 주제를 향해 이동한다.
이런 ‘가치 중심 이동(Value-driven Mobility)’이야말로
오늘날 HR이 배워야 할 프로티언형 경력의 원형이다.
프로티언(Protean) HR은 바로 이 철학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조직의 통제를 포기하자는 개념이 아니라,
“조직의 틀 안에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철학”이다.
즉, 구성원의 이동과 자율을 제도 속에서 설계하는 진화형 HR 모델이다.
AI와 자동화가 일의 구조를 재편하듯,
HR도 사람의 경로를 재설계해야 한다.
고용을 유지하는 관리가 아니라,
경력을 성장시키는 순환적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AI가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라면,
프로티언 HR은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기술이다.
이제 HR의 역할은 단순한 통제가 아니라 진화의 설계(Evolution Management)다.
회사가 사람을 통제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개인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그 이동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HR의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즉, ‘머무는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을 설계하는 일이다.
조직은 더 이상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며 진화하는 살아 있는 생태계로 바뀌고 있다.
핵심 문장:
“이직은 불충성이 아니라, 경력의 순환이며, HR의 미래는 통제가 아니라 진화의 관리다.”
‘프로티언(Protean)’이라는 단어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Proteus)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의 형체를 바꾸는 존재였다.
이 신화에서 유래한 프로티언 경력(Protean Career)은
한 사람의 경력이 환경에 맞춰 진화하고,
자신의 가치에 따라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유연한 생애 설계 철학을 뜻한다.
1976년, 더글러스 홀(Douglas T. Hall)은 이 개념을 제시하며
경력의 패러다임을 ‘조직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이동시켰다.
그는 이렇게 정의했다.
“프로티언 경력은 자기주도(Self-directed)와 가치지향(Value-driven)의 두 축으로 구성된다.”
즉, 진짜 경력은 회사가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생애의 지도’라는 것이다.
이 철학은 21세기 HR의 흐름을 예견한 선언이었고,
AI와 자동화의 시대에 들어선 지금, 그 의미는 더 깊게 울린다.
기자는 이 철학을 가장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는 누구의 지시 없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사회적 가치와 공익의 기준으로 일한다.
기자의 일은 ‘회사에 고용된 노동’이 아니라,
‘사회와 의미를 연결하는 자기주도적 탐색’이다.
어떤 이슈를 취재할지, 어떤 시선으로 접근할지는
전적으로 기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그 판단의 기준은 상사의 명령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가치(Value)다.
기자에게 경력의 방향은 조직의 목표가 아니라,
세상에 던지고 싶은 질문의 방향이다.
이 점에서 기자는 전형적인 프로티언형 직업인이다.
프로티언형 인재는 다음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
① 스스로 일의 방향을 설계한다 (Self-designed Work Direction)
그들은 회사의 인사이동을 기다리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배워야 할 기술, 성장해야 할 영역을
스스로 정하고 실행한다.
이들은 ‘승진’이 아닌 ‘확장’을 목표로 삼는다.
즉, 위로 올라가는 대신 옆으로 넓혀가는 경력의 횡단자(Career Explorer)다.
그들의 성장 좌표는 ‘조직의 평가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② 의미 중심의 성취를 추구한다 (Meaning-oriented Achievement)
프로티언형 인재에게 중요한 것은 급여나 직함이 아니라 일의 의미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기자에게 기사 한 줄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공론장을 바꾸는 ‘사회적 메시지’다.
프로티언형 인재는 바로 이런 의미 중심적 성취를 삶의 중심축으로 둔다.
그들은 일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기보다,
일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운다.
③ 변화와 불확실성을 성장의 기회로 본다 (Growth through Uncertainty)
이들은 변화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 다른 팀, 낯선 프로젝트로 이동할 때
그들은 그것을 ‘리스크’가 아닌 ‘확장’으로 해석한다.
기자가 새로운 취재 분야를 맡을 때마다
다른 사회적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프로티언형 인재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한다.
즉, 변화는 경력의 단절이 아니라 진화의 계기(Evolutionary Moment)다.
이 세 가지 특성은 단순한 개인의 태도를 넘어
조직이 설계해야 할 미래형 HR의 구조적 철학이 된다.
뉴커리어 시대의 HR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조직이 직원의 커리어를 통제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이제 HR의 역할은 경력의 방향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지도’를 제공하는 일이다.
즉, HR의 목표는 ‘경력 주도권의 분산화(Decentralized Career Ownership)’다.
이 철학은 근본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조직이 구성원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가,
아니면 구성원이 조직 안에서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하는가?”
프로티언 HR은 후자를 선택한다.
경력의 통제를 포기하고, 성장의 자율을 설계하는 HR.
그것이 바로 조직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
핵심 문장:
“프로티언 HR은 경력의 통제를 포기하고, 성장의 자율을 설계한다.”
오늘날의 경력은 ‘머무는 시간’이 아니라 ‘이동의 방향’으로 정의된다.
예전에는 이직이 곧 배신이었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은 충성심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졌고,
조직은 그를 다시 품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HR의 언어에서 ‘이직(離職)’은 곧 ‘진화(進化)’가 되었다.
사람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가치와 성장을 따라 경계를 넘는다.
이것이 바로 무경계 경력(Boundaryless Career)의 철학이다.
무경계 경력의 핵심은 간단하다.
“조직 간 이동을 비정상으로 보지 않는다.”
사람이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오히려 한 사람이 여러 조직을 거치며 쌓은 경험이
그의 경쟁력으로 인정받는 시대다.
기업은 이제 ‘떠나지 않게 붙잡는 것’보다
‘떠난 후에도 다시 연결되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즉, 고용의 종착점이 아니라 관계의 순환 구조(Relational Cycle)를 설계해야 한다.
기자조직은 이 철학을 오래전부터 실천해왔다.
언론사 간 이동, 프리랜서 전환, 전문 분야 이동은
이 업계에서 전혀 낯선 일이 아니다.
한 기자가 방송국으로, 또 다른 기자가 출판사나 연구소로 이동해도
그들은 여전히 ‘저널리즘 생태계’의 일원으로 남는다.
심지어 경쟁 언론사로 옮긴 사람조차도
취재 협력이나 공동 보도를 통해 다시 연결된다.
기자조직은 이동을 이탈(Exit)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경험 자산의 순환(Career Circulation)으로 본다.
이동은 손실이 아니라 확장의 방식이다.
이러한 순환적 사고는 HR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다.
과거의 HR은 ‘유지율(retention rate)’을 성과로 삼았다.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가 곧 충성의 척도였다.
하지만 프로티언 시대의 HR은
사람이 떠나기 전보다, 떠난 후에 무엇을 남겼는가를 묻는다.
즉, 인재의 잔류 기간(Stay Period)이 아니라
기여 기간(Contribution Period)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조직에 오래 머문 사람보다,
짧게 머물러도 깊은 영향을 남긴 사람이 진짜 인재다.
그가 남긴 보고서, 시스템, 문화, 네트워크가
조직의 지식 자산으로 남는다면
그의 이동은 손실이 아니라 조직의 진화다.
경력의 경계를 해체하면,
조직은 새로운 형태의 지식 순환 생태계(Knowledge Circulation Ecosystem)가 된다.
이 생태계에서는 한 사람이 떠나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남긴 경험이 조직의 학습 자원으로 재활용된다.
기자가 옮긴 취재 경험은 다른 기자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기업의 경우 한 구성원이 퇴사 후 협력사나 파트너 기업에서
다시 협업 관계로 돌아올 수도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경력의 이동은 ‘퇴사’가 아니라
관계의 재배치(Relational Redeployment)로 작동한다.
AI와 자동화가 확산된 시대에
이러한 인간적 이동의 순환성은 오히려 조직의 유연성을 강화한다.
기술은 업무를 자동화하지만,
사람의 이동은 지식의 순환을 촉진한다.
AI는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지만,
사람은 의미를 이동시킨다.
따라서 조직은 인재를 ‘소유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순환의 파트너’로 바라봐야 한다.
HR의 역할은 사람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동을 설계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기자조직의 순환적 구조는
결국 미래 HR이 나아가야 할 이동 친화형 구조(Mobility-friendly Structure)의 모델이다.
경력의 유연성이 곧 혁신의 동력이 되며,
이동은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유입시키는 통로다.
조직이 이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안에 ‘재연결의 시스템’을 갖추게 될 때,
그곳은 더 이상 폐쇄된 기업이 아니라
열린 생태계(Open Ecosystem)로 거듭난다.
핵심 문장:
“경력의 경계를 해체하면, 조직은 지식의 순환 생태계가 된다.”
기자조직의 인사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이미 ‘프로티언 HR(Protean HR)’의 원형이 담겨 있다.
기자조직은 단일 부서 중심으로 굳어지지 않는다.
각 기자는 자신의 주제와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며,
팀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이슈 기반으로 재편되는 유동적 조직이다.
이러한 구조는 전통적인 인사 관리 시스템의 반대편에 서 있다.
고용의 지속보다 기여의 순환,
직무의 고정보다 경력의 진화를 중시한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프로티언 HR은
개인–조직–생태계의 세 층으로 설계될 수 있다.
첫 번째 층은 개인이다.
프로티언 HR의 출발점은 ‘자기주도(Self-directed)’다.
기자는 스스로의 주제와 목표를 정하고,
사회적 가치와 자신의 흥미를 기준으로 커리어를 설계한다.
그의 커리어 로드맵은 회사의 인사이동표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신 “지금 세상이 묻고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주도 경력 관리의 핵심이다.
프로티언 HR에서 개인층은
조직이 직원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성장 경로를 설계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기자에게는 자신의 취재 분야를 확장할 수 있는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
혹은 새로운 미디어 포맷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러한 지원은 ‘지시’가 아니라 ‘선택의 권한’을 전제로 한다.
즉, 성장을 위임하는 시스템이다.
이 단계에서 HR의 핵심 기능은 관리가 아니라 탐색의 촉진자(Facilitator of Exploration)다.
두 번째 층은 조직이다.
기자조직의 팀 구성은 언제나 프로젝트 단위(Project-based)로 이루어진다.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정치·경제·사회·국제·데이터 부서의 기자들이
경계를 넘어 팀을 구성한다.
이 구조에서는 부서의 소속보다 이슈에 대한 기여도가 더 중요하다.
기자가 어떤 부서에 속해 있는가보다,
그가 그 사건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어떤 관점으로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내는지가 핵심이다.
이러한 구조는 HR에서 말하는 유연 인사 구조(Flexible Workforce System)의 모델이다.
프로티언 HR은 직무를 고정된 틀로 보지 않는다.
필요할 때마다 팀이 생기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체된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며,
자신의 경력을 확장한다.
조직은 이 유동성을 불안정성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경험 자본(Experiential Capital)으로 환원한다.
즉, 구성원이 옮겨 다닐수록 조직의 역량이 넓어진다.
세 번째 층은 생태계다.
기자조직은 내부 인력만으로 뉴스를 완성하지 않는다.
프리랜서 사진기자, 데이터 분석가, 그래픽 디자이너, 외부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전문가와 협업한다.
이런 개방형 협업 구조(Open Collaboration System)는
조직 내부의 한계를 넘어
‘외부 지식 네트워크(External Knowledge Network)’를 형성한다.
프로티언 HR은 이러한 개방성을 인사제도에 내재화한다.
정규직, 계약직, 프리랜서, 외부 파트너의 경계를 허물고,
기여 중심으로 보상과 참여를 설계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고용형태가 아니라 ‘기여의 질(Quality of Contribution)’이다.
조직은 사람을 ‘고용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프로젝트를 함께 완성하는 ‘지식 파트너(Knowledge Partner)’로 본다.
이 구조에서는 소속보다 협력의 지속성이 핵심이다.
즉, 한 번의 고용보다, 여러 번의 재연결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 세 층의 구조는 HR이 더 이상 ‘고용의 관리(Employment Management)’가 아니라,
‘기여의 관리(Contribution Management)’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프로티언 HR의 본질은 사람을 묶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더 넓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조직은 개인의 자율성과 이동성을 억제하지 않고,
그 흐름을 제도적으로 설계한다.
이때 HR의 역할은 통제자가 아니라 조율자(Coordinator)이며,
직무의 경계가 아니라 가치의 연결점(Value Intersection)을 관리하는 것이다.
결국 프로티언 HR은
“누가 얼마나 오래 남는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의미로 기여했는가”를 묻는다.
고용이 아니라 기여,
관리보다 진화,
머무름보다 순환의 철학이 HR의 새로운 기준이 된다.
핵심 문장:
“프로티언 HR은 고용이 아니라 기여를 관리한다.”
프로티언 HR의 본질은 단순한 이동성에 있지 않다.
그 중심에는 ‘움직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
즉 ‘유연한 소속감(Flexible Belonging)’이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기자는 하나의 언론사에 속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사회 전체라는 공론장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그는 특정 조직의 이름으로 일하지만,
그의 사명은 더 큰 사회적 공동체를 향한다.
이중의 소속감은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책임감을 강화한다.
기자는 회사를 대표하면서도,
시민사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가 한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도
조직의 이익보다 진실과 공익을 우선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다층적 소속감(Multi-layered Belonging)’ 덕분이다.
기자조직의 이런 구조는 뉴커리어 시대의 HR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과거 HR의 목표가 구성원을 ‘붙잡는 것(retention)’이었다면,
이제는 그들이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한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혹은 다른 프로젝트로 옮겨갈 때
그 이동을 불안이나 배신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
그것이 바로 유연한 소속감의 토양이다.
프로티언 HR은 구성원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관계가 끊기지 않는 구조를 설계한다.
즉, 물리적 소속은 달라져도 심리적 연결은 유지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유연한 소속감은 ‘고용 안정’의 대체제가 아니라,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개념이다.
전통적 고용 안정은 ‘머무름’을 보장하지만,
유연한 소속감은 ‘움직임 속의 안전’을 보장한다.
사람이 언제든 다른 경로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 이동이 자신과 조직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는다면
그는 여전히 조직의 일부로 기능한다.
즉, ‘이탈 없는 이동(Mobility without Detachment)’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HR 구조의 기반에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존재한다.
하버드대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은
심리적 안전감을 “조직 내에서 실수나 제안을 했을 때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정의했다.
프로티언 HR의 관점에서 심리적 안전감은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신뢰 기반이다.
즉, “떠나도 괜찮다. 하지만 네가 남긴 의미는 계속된다.”
이런 메시지를 조직이 줄 수 있을 때,
구성원은 불안 없이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다.
기자조직에서는 기자가 다른 언론사로 옮겨가더라도
그를 경쟁자가 아닌 ‘동료 저널리스트’로 대한다.
기자는 어디서 일하든 사회적 공론장을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남는다.
이런 문화가 바로 심리적 안정 속의 이동성(Psychological Mobility)이다.
그는 회사가 아니라 가치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소속의 이동이 곧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지지 않는다.
뉴커리어형 HR은 이 철학을 제도화해야 한다.
회사는 구성원에게 ‘이직 불안’이 없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즉, 떠나는 사람을 배신자로 만들지 않고,
그를 조직의 ‘졸업생’이자 ‘협력자’로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때 HR의 과제는 사람을 잡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떠난 뒤에도 계속 연결될 수 있는 순환형 관계 시스템(Circular Relationship System)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HR은 퇴사자를 관리 대상이 아닌 지식 네트워크의 확장자로 본다.
그가 다른 회사로 옮겨서도
조직 간 협업, 데이터 공유, 프로젝트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는 더 이상 ‘전(前) 구성원’이 아니라 ‘확장된 구성원’이다.
‘유연한 소속감’은 결국 자율성과 안정의 공존 모델이다.
자율은 이동의 자유를 의미하고,
안정은 그 이동을 지탱하는 신뢰의 토대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할 때
조직은 구성원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변화를 통해 스스로 진화할 수 있다.
HR의 새로운 역할은 구성원이 “이곳을 떠나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안정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이 곧 조직에 대한 진짜 충성심(True Loyalty)이 된다.
기자조직은 이 철학을 오래전부터 실천해왔다.
기자는 특정 회사의 사람인 동시에,
저널리즘이라는 공동체의 시민이다.
이 이중 소속감은 개인의 자유를 지켜주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
뉴커리어형 HR도 이 구조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직을 막는 HR이 아니라,
이직이 두렵지 않은 HR.
그 안에서 사람은 자유롭게 이동하고,
조직은 그 이동을 통해 새로운 연결을 만든다.
그것이 바로 이동성과 심리적 안정이 공존하는 HR의 새로운 형태다.
핵심 문장:
“이직 불안이 없는 이동 문화가 HR의 경쟁력이다.”
과거 HR은 사람을 관리하는 부서였다.
그들의 주요 임무는 배치(Placement)와 평가(Evaluation)였다.
누가 어느 부서로 갈지, 누구의 성과가 우수한지,
그 판단을 기록하고 통제하는 것이 HR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은 더 이상 정적인 구조 위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AI와 데이터가 업무의 효율을 담당하고,
사람은 그 위에서 탐색과 이동을 반복하는 주체로 변화했다.
이제 HR은 사람을 ‘유지’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경로를 설계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로 진화해야 한다.
즉, 관리의 시대에서 탐색의 시대로,
지도(Map)에서 나침반(Compass)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새로운 개념을 우리는 인재 네비게이션(HR Navigation)이라 부른다.
HR이 사람의 경로를 통제하는 대신,
그들이 스스로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전통적 HR이 가진 ‘통제 중심의 사고’를 넘어,
‘탐색 중심의 HR(Exploratory HR)’로 진화한 형태다.
이 구조는 기자조직의 운영 방식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실천되고 있다.
기자조직의 HR은 다음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① 탐색형 인사(Exploratory HR): 관심과 역량 기반의 매칭
기자는 일방적으로 업무를 ‘배정받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관심 주제와 역량을 바탕으로 스스로 탐색한다.
편집국은 기자의 이력, 전문 분야, 관심 키워드를 분석하여
적합한 프로젝트나 취재팀을 매칭해 준다.
이것은 조직이 사람을 배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이 조직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AI 기반 HR 시스템 역시 이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직무·역량·관심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탐색할 수 있도록
‘디지털 나침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② 순환형 경력(Cyclical Career): 프로젝트 단위 이동의 제도화
기자조직은 프로젝트 단위로 팀을 구성하고 해체한다.
사건이 끝나면 팀은 해산하고, 새로운 이슈에 맞게 재편된다.
이 구조는 순환형 경력(Cyclical Career)의 모델이다.
고정된 직무 대신, 사람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경험을 확장한다.
HR은 이 순환 구조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정기 인사이동 대신, 프로젝트 기반의 순환을 관리함으로써
사람이 자신의 경력을 ‘정적인 직무’가 아닌
‘동적인 여정(Dynamic Journey)’으로 경험하게 한다.
그 결과 조직은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에너지를 흡수한다.
③ 자율형 평가(Self-review): 결과보다 학습 중심의 피드백 구조
기자조직의 평가는 속도나 양보다 맥락의 깊이를 본다.
기사 한 편의 완성도보다, 그 기사로부터 어떤 교훈이 도출되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구조는 결과 중심의 평가(Result-driven Evaluation)에서
학습 중심의 평가(Learning-driven Evaluation)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자는 스스로 자신의 기사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하고,
피드백 세션을 통해 편집자와 의미를 공유한다.
이는 일종의 자율형 성과 관리(Self-review System)로,
HR의 관점에서도 조직 내 자기주도 학습 문화를 촉진하는 모델이다.
미래형 HR은 단순히 평가서를 작성하는 부서가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성장 곡선을 측정하는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원리는 HR이 ‘관리’에서 ‘네비게이션’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HR은 더 이상 ‘정해진 길’을 안내하는 지도(Map)가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이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길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Compass)이 되어야 한다.
즉, HR의 역할은 ‘방향을 명시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탐색을 지원하는 동반자(Guide of Exploration)’로 바뀌는 것이다.
AI와 데이터 기반 HR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이 네비게이션 모델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예컨대, HR은 직원의 업무 이력, 학습 데이터, 성향 데이터를 통합하여
개인별 커리어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진정한 HR 네비게이션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이 아니라 ‘의미의 안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더라도,
그 방향이 사람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탐색이 아니라 기계적 이동에 불과하다.
따라서 HR의 역할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사람의 ‘왜(Why)’를 함께 탐색하는 것이다.
미래의 HR은 사람을 유지하는 부서가 아니라,
경력을 설계하고 순환시키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사람이 조직을 통해 성장하고,
조직이 사람의 이동을 통해 새로워지는 구조.
그것이 바로 인재 네비게이션 HR의 목표다.
직원을 붙잡는 대신, 그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 방향이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을 동시에 이끌 때,
조직은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한다.
핵심 문장:
“미래의 HR은 지도보다 나침반이다.”
기자조직은 이미 오래전부터 프로티언 HR(Protean HR)의 원형을 실험해왔다.
그들의 일은 직무 중심이 아니라 이슈 중심으로 움직이고,
경력은 고정된 위계가 아니라 순환하는 탐색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기자들은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팀을 꾸리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 새로운 현장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구성원의 이동을 통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동을 통해 축적되는 지식과 네트워크를
조직의 학습 자산(Learning Capital)으로 전환한다.
자율적 이동, 유연한 역할, 의미 중심의 경력 관리 —
이 세 가지가 결합될 때, 조직은 더 이상 ‘관리 체계’가 아니라
스스로 호흡하는 생태계(Ecosystem)가 된다.
전통적 HR은 구성원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프로티언 HR은 구성원이 이동하더라도
그 관계가 끊기지 않도록 설계한다.
그것은 “사람을 잡는 HR”이 아니라 “사람을 순환시키는 HR”이다.
조직이 구성원의 이동을 불안으로 보지 않고,
그 이동을 성장 순환(Growth Cycle)*으로 재설계할 때
HR은 비로소 진화한다.
고용의 지속보다 중요한 것은 기여의 지속(Continuity of Contribution)이며,
직무의 고정보다 가치의 순환이 조직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기자조직이 보여준 이 경력 구조는
AI 시대 HR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말해준다.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관리가 아니라,
움직여도 흔들리지 않는 신뢰의 설계.
그것이 바로 미래 HR의 핵심 언어다.
AI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대일수록,
HR은 효율이 아니라 인간의 자율성을 중심으로 다시 써야 한다.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기술을 통해 더 깊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
AI가 업무를 자동화할 때, HR은 인간의 감정과 의미를 복원해야 한다.
데이터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그 방향을 ‘사람의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HR의 역할이다.
결국, 프로티언 HR은 “사람이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게 돕는 HR”이다.
조직이 개인의 삶을 대신 설계하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 HR은 각자가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도록
경로를 안내하고, 자율의 여백을 마련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자율과 이동성이 공존할 때 조직은 살아 있다.
움직임 속에서도 질서를 잃지 않고,
변화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그것은 더 이상 관리의 기술이 아니라 진화의 철학(Evolutionary Philosophy)이다.
HR의 궁극적 목적은 성과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편집하고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다.
통제가 아닌 신뢰, 규제가 아닌 탐색, 고용이 아닌 기여.
이 세 가지 원리가 HR을 생태계로 이끈다.
기자조직이 세상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진화하듯,
HR 또한 조직과 사람의 경계를 허물고
끊임없이 순환하며 살아 있는 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
마무리 문장:
“HR의 마지막 임무는 통제가 아니라, 자율의 가능성을 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