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처럼 일하는 사람들 Part.2 | EP.6
단순화는 불필요한 것을 지우는 과정이 아니라,
본질만 남길 수 있을 만큼 정확하게 바라보는 능력이다.
Part 1. 스케치북 경력관리의 철학(5회)
Part 3. 프로젝트 중심의 커리어(7회)
Part 4. 스케치북으로 설계하는 커리어 전략(7회)
Part 5. 미래 커리어의 스케치북(2회)
세상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복잡해지고 있다.
업무는 더 많은 단계를 거치고, 데이터는 끝없이 쌓이며, 조직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며 움직인다.
오늘날 직장인의 책상 위에는 ‘해야 할 일’보다 ‘정리되지 않은 문제’가 더 많이 올라온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현대의 직장은 더 이상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공간’이 아니다.
복잡성을 다루는 공간이다.
그리고 복잡성은 그대로 스트레스가 되고, 시간 지연이 되고, 의사결정의 실패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일이 복잡해서 힘들다.”
그러나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이렇다.
“일이 복잡해서 힘든 게 아니라,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 수 없어서 힘들다.”
이 지점이 바로 오늘날 커리어 세계의 본질을 드러낸다.
복잡성이 커질수록 단순화 능력은 더욱 귀해진다.
단순화는 결코 ‘게으른 요약’이 아니다.
단순화는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본질만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며, 핵심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다.
한마디로, 단순화는 ‘지적 정교함의 결과’다.
표면만 훑어서는 단순화할 수 없다.
오히려 더 깊이 바라봐야 하고, 더 넓은 맥락을 이해해야 하고, 더 정확하게 판단해야만 단순화가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화 능력은 곧 실행력의 근원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미루지만, 단순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바로 움직인다.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한 사람이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한 사람은 언제나 더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기업이 가장 강하게 요청하는 인재상도 바로 이것이다.
“정리할 줄 아는 사람.”
“핵심만 말할 줄 아는 사람.”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설명할 줄 아는 사람.”
이 조건을 다르게 말하면,
단순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 = 조직이 가장 먼저 신뢰하는 사람이다.
이 회차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왜 단순화 능력이 이렇게 중요해졌는가?
단순화는 어떤 사고 과정에서 탄생하는가?
그리고 단순화는 어떻게 실력·속도·영향력으로 전환되는가?
앞선 회차에서 다루었던 문제 발견(9화), 복잡함의 구조화(10화), 의미 해석(11화)은 모두 단순화를 향해 흐른다.
문제를 발견하고, 구조를 만들고, 의미를 읽는 과정이 끝났다면
그다음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단순화다.
단순화는 사고의 마지막 공정이자, 실행의 첫 번째 단계다.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순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이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단순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은 어떻게 복잡한 세상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가?”
이 회차에서는 그 답을 함께 찾아가려 한다.
오늘의 일터는 본질적으로 복잡성을 전제로 움직이는 세계다.
업무는 단일 흐름이 아니라 여러 조각이 얽힌 퍼즐처럼 흘러가고,
데이터는 끝없이 생성되며,
조직은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충돌하고 협력한다.
이 모든 변화는 한 가지 사실을 강하게 말하고 있다.
“복잡성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복잡성을 단순화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이를 통제한다.”
현대 조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이다.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해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업무의 단계가 증가한다.
관여하는 이해관계자가 늘어난다.
문제는 더 이상 정형화된 형태가 아니며,
예측할 수 없는 ‘비정형 문제’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이 복잡성을 있는 그대로 다루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쌓여가고,
팀의 속도는 떨어지고,
대화는 엇갈리고,
의사결정은 끝없이 지연된다.
그래서 조직은 결론을 내린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AI는 복잡한 계산과 분석에 강하다.
수천 개의 변수를 동시에 계산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정리하며,
우리 대신 요약하고 제안까지 내놓는다.
그러나 AI가 여전히 못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무엇이 진짜 중요한가를 결정하는 일”,
즉 본질 도출과 우선순위 설정이다.
AI는 정보를 정리할 수 있지만
그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명확해졌다.
복잡성을 ‘핵심 구조’로 압축하는 능력.
즉, 단순화의 기술이다.
단순화는 사고의 정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행동력으로 이어진다.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를 빠르게 결정하고,
“무엇을 먼저 할지”를 명확히 정리하며,
불필요한 단계를 과감히 걷어낸다.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시작은 늦어지고,
결정은 흔들리고,
수정은 어려워진다.
반대로 단순하게 정리할수록
시작이 빨라지고,
속도가 붙고,
실행의 부담이 줄어든다.
앞선 회차에서 다룬
문제 발견(9화) → 구조화(10화) → 의미 해석(11화)
이 흐름은 결국 ‘단순화’라는 마지막 단계를 향해 있다.
단순화는
문제의 핵심이 드러나는 순간이며,
전략이 시작되는 시점이며,
행동이 탄생하는 지점이다.
단순화 능력은 이제 기업의 뚜렷한 평가 기준이다.
기업은 더 이상 ‘화려한 표현’이나 ‘문장 길이’를 보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질문만을 던진다.
“이걸 한 문장으로 설명해보세요.”
“핵심만 말해보세요.”
“이 문제의 본질이 뭐라고 보나요?”
이 질문에서 기업이 보고 싶은 것은 단순하다.
사고가 명확한가?
핵심을 정확히 이해했는가?
복잡한 문제를 정리할 줄 아는가?
단순하게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은
그 문제를 본질적으로 이해한 사람이고,
본질을 이해한 사람은
언제나 조직에서 빠르게 신뢰를 얻는다.
단순화는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것처럼
‘대충 요약하는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단순화는 복잡한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한 사람만이
마지막에 도달할 수 있는 정교한 지적 작업이다.
세상은 복잡하게 흘러가지만,
그 복잡함에서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를 걷어낼 줄 아는 능력이
오늘날 커리어의 진짜 실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함’과 ‘단순화’를 같은 의미로 오해한다.
하지만 두 개념의 차이는 매우 크다.
단순함은 태생부터 구조가 단순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미 단순하기에 복잡한 해석이나 판단이 필요 없다.
그러나 단순화는 다르다.
단순화는 복잡한 것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제거할지 선택하는 과정이다.
즉, 단순화는 ‘감축’이 아니라 ‘정확한 선택’이다.
단순함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화는 아무나 할 수 없다.
단순화에는 세계관, 판단력, 경험, 분석력 같은 모든 사고 자원이 필요하다.
단순화는 다음 다섯 가지 요소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만들어진다.
• 핵심 도출:
많은 정보 속에서 문제의 진짜 중심축을 뽑아낸다.
• 우선순위 정리: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것이 무엇인지 분리한다.
• 불필요 요소 제거:
핵심을 흐리는 잡음, 과잉 정보, 부가 요소를 과감히 덜어낸다.
• 명료한 규칙 설정:
요소가 단순해질수록 판단 기준도 명확해져야 한다.
• 직관적 표현:
누구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핵심을 전달한다.
이 다섯 가지가 함께 작동해야만
단순화는 단순한 ‘축약’이 아니라
고도의 사고 정제 과정이 된다.
단순화는 사고 과정의 시작이 아니라 끝이다.
단순화는 다음 단계를 통과한 뒤에야 탄생한다.
정보 → 구조 → 의미 → 단순화
먼저 정보를 넓게 모으고,
그것을 구조화하고(10화),
그 속에서 의미를 읽어내고(11화),
마지막으로 핵심만 남기는 것이 단순화다.
즉, 단순화는 모든 사고의 마지막 단계이며,
전략적 사고의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화된 사고는
방향이 분명하고,
판단이 빠르고,
설명이 명료하며,
행동이 정교해진다.
단순화는 ‘쉬운 표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지적 과정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단순할수록
해석이 더 정교해지고 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화는 결코 가벼운 요약이 아니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면서
남겨진 핵심이 더 강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단순화는 역설적이지만
고도의 사고력과 깊은 이해의 증거가 된다.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문제를 완전히 이해했다는 뜻이며,
그 이해가 깊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단순화는
“가장 어려운 문제를
가장 간단한 문장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순화는 사고의 습관이지만,
그 효과는 조직의 ‘실제 업무 순간’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단순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 단순하게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은
보고·협업·전략·UX처럼 모든 중요한 장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낸다.
단순화는 이론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성과로 바뀌는 기술이다.
보고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단 하나,
‘단순하게 핵심만 말할 수 있는가?’이다.
임원 보고는 특히 그렇다.
수십 페이지의 자료가 있어도
결국 리더는 한 가지를 찾는다.
“그래서 핵심이 뭔가요?”
이 순간 단순화 능력이 승부를 가른다.
복잡한 지표를 하나의 문장으로 통합해 설명할 수 있는 사람,
데이터의 흐름을 한 문장의 메시지로 압축할 수 있는 사람은
보고 단계에서 즉시 신뢰를 얻는다.
단순화된 보고는 상대의 시간을 아끼고,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그 자체로 이미 리더십의 증거다.
협업에서 가장 큰 비용은 ‘오해’에서 발생한다.
오해는 복잡함에서 생기고,
복잡함은 결국 단순화 부족에서 생긴다.
단순화된 메시지는 업무 흐름을 매끄럽게 만든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핵심은 이 두 가지입니다.”
“우린 지금 이 방향으로 갑니다.”
이런 문장을 말할 수 있는 팀은
속도·이해도·합의 과정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업무 전달이 선명해지고,
작업 단계마다 생기는 혼란도 줄어든다.
단순화는 협업을 빠르게 만들고,
팀 전체의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문제를 복잡하게 바라보면
해결책도 복잡해지고,
복잡해진 해결책은 실행되지 않는다.
반면, 핵심을 단순하게 파악하는 사람은
문제의 구조를 빠르게 이해하고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할 행동을 정확히 찾아낸다.
“결국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것 하나뿐이다.”
이 한 문장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문제 해결 속도를 결정한다.
단순화는 문제 해결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가장 빠른 사고 도구다.
전략은 복잡할수록 실패한다.
전략은 겉으로는 거대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반드시 명확한 하나의 축이 있어야 한다.
전략 기획에서 단순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핵심을 남기고 가지치기를 제거한
단순한 전략만이 실행을 견딘다.
“이 전략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우리는 세 가지 축에만 집중합니다.”
이런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전략을 기획할 때도, 추진할 때도 흔들리지 않는다.
단순한 전략은 집중력을 만들고,
조직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며,
성과를 지속적으로 끌어낸다.
가장 높은 단순화 수준을 요구하는 영역은
바로 고객 경험이다.
고객은 복잡한 걸 싫어한다.
선택이 많아질수록 떠나고,
절차가 늘어날수록 이탈한다.
UX·서비스 기획자는
본능적으로 단순화를 가장 중요한 기술로 삼는다.
버튼을 줄이고,
단계는 압축하고,
메시지는 간결하게 만들고,
사용자가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정보는 감춘다.
단순화된 UX는 고객을 움직이게 만들고,
고객 경험 전체의 품질을 끌어올린다.
비즈니스의 성장은 결국 단순한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단순화는 감각이 아니라 기술이다.
그리고 그 기술은 훈련할 수 있다.
단순함은 ‘적게 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본질만 남기는 선택의 능력’에서 비롯된다.
다음 여섯 가지 기술은
실제 업무·보고·기획·협업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실전적인 단순화 도구들이다.
단순화의 첫 단계는
모든 문제와 과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능력이다.
복잡한 기획서도, 지저분한 보고서도,
결국 하나의 핵심 문장으로 통합될 때
비로소 방향과 판단 기준이 생긴다.
핵심 문장을 만들 때는 세 가지 기준만 기억하면 된다.
① 목적 — 왜 이 일을 하는가
② 대상 — 누구를 위해 하는가
③ 조건 — 어떤 상황·제약 하에서 하는가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핵심 문장은 조직의 나침반이 된다.
핵심 문장은 전략의 시작이며,
팀 전체의 사고를 하나로 모으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단순화의 가장 강력한 규칙은
“세 가지로 묶어라”이다.
사람은 세 가지 요소일 때 가장 쉽게 이해한다.
전략, 문제, 계획, 메시지…
그 어떤 것도 세 개로 묶으면 즉시 명확해진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세 가지입니다.”
“전략은 이 세 축으로 갑니다.”
“핵심 포인트는 세 단어로 요약됩니다.”
3요소 규칙은 사고의 복잡성을 낮추고,
설명력을 높이며,
팀의 이해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단순화의 기본 틀이다.
단순화의 본질은 덜어내는 것이다.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려면
먼저 불필요한 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불필요한 절차, 중복된 정보, 의미 없는 데이터,
불필요한 회의와 문장을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이때 유용한 방법이 제거 리스트(Elimination List)이다.
없어도 되는 것
줄일 수 있는 것
합칠 수 있는 것
나중에 해도 되는 것
제거는 게으름이 아니라 선택의 기술이며,
선택이 정확할수록 결과는 더 강력해진다.
단순화는 ‘내용’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업무의 흐름 자체를 간결하게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
흐름 단순화는 다음 두 가지를 목표로 한다.
- 단계를 줄이기
- 불필요한 핸드오프 제거하기
업무 단계가 줄어들수록
속도는 빨라지고
문제 발생 확률은 낮아진다.
흐름이 단순한 조직은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실행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단순한 흐름은 곧 성과의 흐름이다.
복잡함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줄이는 방법은
그려 보는 것이다.
도표, 화살표, 구조도, 네모와 선…
이 단순한 시각 도구들은
수십 줄의 텍스트보다 훨씬 빨리 문제의 구조를 보여준다.
스케치북에 그리면
문제가 한눈에 보이고
정보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시각화는 단순화를 촉진하고,
단순화는 생각을 더 명료하게 만든다.
단순화는 결국 ‘질문’에서 시작한다.
질문이 복잡하면
생각도 복잡해지고
해결책도 복잡해진다.
반대로 질문이 단순해지면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단순화의 두 가지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이것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금 당장 필요한 단 하나는 무엇인가?”
이 두 질문을 습관처럼 던지는 사람은
어떤 문제든 가장 빠르게 핵심에 도달한다.
질문을 단순하게 만들면
사고도 단순해지고
행동은 정확해진다.
단순화 능력은 성격이 아니라 사고의 습관이다.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단순하기 때문이 아니라 명확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시대일수록, 단순하게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조직 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단순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된 행동 패턴을 가진다.
단순화가 강한 사람은
모든 정보를 동일한 중요도로 다루지 않는다.
그들은 처음 자료를 접했을 때 바로 이렇게 묻는다.
“이 중에서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인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
판단 기준이 명확하니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흔들리지 않는다.
정보 과잉 시대에
중요도 기준 없이 일하는 사람은 쉽게 지치지만,
기준이 명확한 사람은 오히려 더 강해진다.
단순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설명이 짧다는 것이다.
짧다는 것은 생각이 단단하다는 의미다.
짧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머릿속에서 핵심 요소가 정리되어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설명이 길어지는 사람은
대부분 정보가 정리되지 않았거나
본질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다.
그래서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풀어내는 사람은
조직에서 즉시 주목받는다.
“이 사람은 사고가 명료하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신뢰가 생기고,
그 신뢰는 커리어의 속도를 올린다.
단순한 사고는 빠른 행동을 만든다.
단순한 목표는 팀의 방향을 명확하게 만든다.
단순한 업무 구조는 진행 속도를 높인다.
단순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복잡한 문제를 작게 나누고
핵심만 선택한 뒤
즉시 실행에 들어간다.
이들의 작업물은 단순하고,
목표도 단순하고,
그래서 결과가 빠르게 나온다.
팀워크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복잡한 설명이 줄어들고
서로의 이해가 맞춰지기 때문이다.
단순화는 단순히 현재를 정리하는 기술이 아니다.
그들은 늘 질문한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이 방향이 장기적으로 맞는가?”
단순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본질과 목적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단기 성과에 빠지지 않고
전체 흐름을 읽는 데 능하다.
이는 6화에서 다루었던 ‘세계관의 힘’과 맞닿아 있다.
단순화는 결국 사물의 본질을 보려는 사람의 태도이며,
그 태도는 멀리 보는 능력과 연결된다.
단순한 목표는 집중력을 높이고
불필요한 고민을 제거한다.
단순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복잡함 속에서 중요한 것만 골라 붙잡기 때문에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는다.
이들은 작은 일에 휘둘리지 않고,
중요한 결정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그 결과,
업무 지속력·집중력·회복력이 좋아지고
장기적으로 성과가 더 안정적으로 나온다.
단순화는 곧 에너지 관리의 기술이기도 하다.
단순화 능력은 이론이 아니라 실전에서 경쟁력을 증명한다.
아래 세 가지 사례는 “단순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어떻게 팀을 움직이고, 프로젝트를 바꾸고, 성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한 신입사원은 첫 기획서를 작성하며
자료 수십 개, 지표 수백 개, 문장 수천 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기획서는 읽을수록 더 혼란스러웠고,
팀장도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신입은 고민 끝에
모든 문서를 잠시 내려놓고
스케치북 한 장에 이렇게 적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신규 고객의 첫 접점을 줄이는 것이다.”
그 한 문장이 나오자마자
팀의 방향이 순식간에 명확해졌다.
기획서의 혼란은 사라지고,
할 일·버릴 일·우선순위가 한 눈에 보였다.
리더는 말했다.
“이 친구는 생각을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그 이후부터 신입은 기획 회의에서
가장 먼저 의견을 요청받는 사람이 되었다.
단순화된 한 문장이
신뢰의 시그널이 된 것이다.
한 제품 매니저(PM)는
고객 VOC, 리뷰, 설문, 콜센터 데이터가
산처럼 쌓여 있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모든 고객 의견은 달랐고,
문제는 수십 가지로 보였고,
팀은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몰랐다.
PM은 스케치북에 고객 데이터를 모두 적어본 뒤
패턴을 묶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했다.
“고객 불만은 모두 ‘과정이 복잡하다’에 귀결된다.”
문제를 단순화하자
개선 방향도 즉시 분명해졌다.
복잡한 기능 추가보다
사용 흐름을 3단계로 축소하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고객 불만 42% 감소,
전환율 18% 상승이라는 성과가 나왔다.
복잡한 데이터를 단순화했더니
직관적인 개선이 가능해진 사례였다.
한 팀은 ‘보고 지옥’으로 유명했다.
보고 단계만 6개,
결재 라인은 4단계,
한 건의 보고가 일주일씩 지연되었다.
새로 부임한 팀장은
보고 흐름을 전부 그려보더니
단 한 문장을 남겼다.
“보고는 ‘핵심 → 결론 → 확인’만 남긴다.”
보고 단계를 6개에서 2개로 축소하고
불필요한 합의·복잡한 공유 절차를 모두 제거했다.
그 이후 변화는 즉각적이었다.
— 업무 속도는 2.3배 빨라졌고
— 팀의 사기는 올라갔으며
— 실질적인 성과까지 개선되었다
팀원들은 말했다.
“일이 쉬워진 게 아니라, 명확해졌습니다.”
단순화는 단순히 절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에너지와 성과를 회복시키는 전략이었다.
단순화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듯
생각을 ‘대충 줄이는 기술’이 아니다.
단순화는 불필요한 것을 지우는 과정이 아니라,
본질만 남길 수 있을 만큼 정확하게 바라보는 능력이다.
그래서 단순할수록 사고는 깊어지고,
단순할수록 실행은 빨라지고,
단순할수록 전략은 강력해진다.
단순화는 지적 게으름의 결과가 아니라
지적 정교함의 증거다.
복잡한 것을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것을 단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문제를 가장 깊이 이해한 사람뿐이다.
결국 커리어에서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능력의 양이 아니라 정리의 정확도다.
일이 복잡해질수록 사람은 멈추고,
단순해질수록 행동하고 성과를 만든다.
그래서 단순화 능력은
실력·속도·영향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커리어의 가속 장치가 된다.
이제 다음 회차로 넘어간다.
앞선 회차(9~12화)의 흐름에서 우리는
문제 발견 → 구조화 → 의미 해석 → 단순화
라는 사고의 완성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13화에서는 이 흐름의 마지막 조각,
“여백의 미학 ― 숨 쉴 줄 아는 사람의 경쟁력”을 다룬다.
단순화된 사고에는 반드시 여백이 필요하고,
여백은 회복·집중·창의성을 다시 일으키는 기반이 된다.
단순화 이후 남겨진 공간,
그 여백이 어떻게 커리어의 깊이를 만드는지를
다음 회차에서 이어서 탐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