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처럼 일하는 사람들 Part.2 | EP.4
스케치북적 사고는 곧 구조적 사고의 습관화이며,
현대적 업무가 요구하는 ‘가시화된 사고력’을 길러준다.
Part 1. 스케치북 경력관리의 철학(5회)
Part 3. 프로젝트 중심의 커리어(7회)
Part 4. 스케치북으로 설계하는 커리어 전략(7회)
Part 5. 미래 커리어의 스케치북(2회)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산업의 경계는 무너지고, 업무는 더 이상 정해진 매뉴얼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다.
AI가 단순·반복 업무를 대부분 가져간 지금, 인간에게 남은 일은 오히려 더 복잡하고 비정형적이다.
이 복잡함 속에서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도 바뀌었다.
예전처럼 ‘많이 아는 사람’,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구조화할 수 있는 사람,
즉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 핵심 인재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기업은 새로운 질문을 묻기 시작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나눠서 이해할 수 있을까?”
“본질은 무엇인가?”
“어떤 구조로 접근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고,
팀과 조직을 앞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그리고 이 능력이 바로 현대 커리어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여기서 스케치북이 중요한 이유가 드러난다.
스케치북은 생각을 머릿속에만 두지 않고
‘보이게 만드는 도구’다.
보이는 순간, 정리는 시작된다.
흐릿했던 문제는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고,
흩어져 있던 정보는 구조로 바뀌며,
복잡했던 상황은 ‘핵심이 무엇인지’ 드러난다.
이 장에서 우리는 이 메시지를 깊이 탐구한다.
“구조화 능력은 현대 커리어의 기초 체력이다.”
복잡함이 일의 본질이 된 시대,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방향을 만들고,
조직의 흐름을 바꾼다.
오늘의 일은 단순하지 않다.
산업 간 경계는 빠르게 사라지고,
기술 변화는 우리의 예측을 앞지르며,
고객의 행동·데이터·이슈는
모두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있다.
이제 ‘업무의 복잡성’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일의 본질이 되었다.
따라서 문제를 구조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문제의 크기와 속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기업의 리더들은 그래서 말한다.
“스스로 문제를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판단의 우선순위를 세울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복잡한 업무를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강하다.”
이 말은 단순한 인재상 소개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생존 조건이다.
구조화 능력이 있어야
프로젝트의 목적이 보이고,
문제 해결의 방향이 잡히며,
협업과 보고가 흔들리지 않는다.
AI 시대 역시 이 흐름을 강화한다.
AI는 연산·예측·패턴 분석에는 강하지만,
복잡한 문제를 조각 내고
그 조각들에 ‘의미’를 붙이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즉, 구조화 능력은
관찰 → 문제 발견 → 의미 해석으로 이어지는
인간 사고의 중심축에 있는 능력이며,
AI 시대에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차별성이다.
이제 구조화 능력은
‘있으면 좋은 스킬’이 아니라
현대 커리어의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았다.
복잡한 문제는 처음부터 거대하거나 난해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너무 많은 요소가 한꺼번에 얽혀 있어 무엇부터 볼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롯된다.
구조화는 이 혼란을 해체하고, 다시 재배열하여 문제를 ‘보이는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즉, 구조화는 사고를 정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다루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사고 도구이다.
구조화의 첫 단계는 분해(Decomposition)다.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고, 각각이 어떤 성질을 가지는지 살펴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작게 나누기’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나누기다.
다음 단계는 분류(Classification)다.
쪼갠 조각들을 성격·원인·과정·결과 등 기준에 따라 묶어 정리하는 과정이다.
조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하면, 그 사이의 연결(Relation)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요소가 어떤 요소에 영향을 주고,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흐름이 드러난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경영적 사고가 바로 우선순위 설정(Prioritization)이다.
모든 요소가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핵심은 몇 가지에 불과하다.
우선순위를 세울 수 있을 때 비로소 판단은 명료해지고 실행은 효율적으로 바뀐다.
마지막 단계는 재조합(Reconstruction)이다.
쪼개고, 묶고, 연결하고, 우선순위를 정한 뒤
문제를 다시 하나의 이야기와 흐름으로 재구성하는 단계이다.
이 재조합을 통해 문제의 ‘전체 그림’이 선명하게 보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핵심이 드러나고 판단이 빨라지며 실행 계획이 명확해진다.
구조화는 복잡함을 단순화하는 기술이 아니다.
복잡함 속에서 진짜 핵심을 바닥까지 끌어올리는 능력이다.
그래서 구조화에 강한 사람은 리스크를 줄이며,
보다 명확한 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사람이 된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일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구조화는 단지 사고력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젝트·협업·의사결정·보고라는 조직 운영의 모든 장면에서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작동한다.
프로젝트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초기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전체 결과물이 달라진다.
문제 정의 → 목적 설정 → 요구사항 정리
이 세 가지는 사실상 같은 흐름이며,
이 흐름이 구조적으로 정리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길어지고, 불필요한 반복이 늘고,
결국 실패 확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프로젝트가 시작부터 흔들리는 팀의 공통점은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한다는 것이다.
구조화는 문제를 하나의 지도처럼 펼쳐주어
프로젝트의 진짜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게 만든다.
부서 간 충돌, 계획의 엇갈림, 업무 범위의 충돌은
대부분 관점·정보·용어의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어도,
누군가는 ‘원인’을 말하고, 다른 사람은 ‘결과’를 말하는 식이다.
구조화된 설명은 협업 비용을 현격히 줄인다.
문제를 분해하고, 논리를 묶고, 핵심을 도식화하여 전달하면
협업 상대는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재확인할 필요 없이
즉시 실행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협업이 잘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결국 하나다.
“말이 정리돼 있다.”
현대의 조직은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다.
회의 자료 50페이지, 데이터 30개, 의견 5개.
이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판단은 즉시 흐려진다.
구조화는 이 복잡한 정보의 숲에서
“무엇부터 결정해야 하는가”를 빠르게 찾아내게 하는 도구다.
분류, 우선순위 설정, 패턴 파악이 구조화 속에서 이루어지며
리더는 더 적은 정보로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전체를 본 다음, 핵심을 고르는 능력이 구조화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보고는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생각을 구조로 설득하는 행위다.
특히 복잡한 문제일수록
구조화된 스토리텔링 없이 설명하면
상사는 “그래서 결론이 뭐지?”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리더들은 보고의 완성도를 판단할 때
내용의 양이 아니라 논리의 구조를 본다.
따라서 구조화된 보고는
보고자의 사고 체계가 ‘보이는’ 보고이자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른 방식이다.
구조화는 프로젝트의 출발점에서 협업, 의사결정, 보고까지
조직의 전 과정에서
사고의 품질과 실행의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가장 핵심적인 업무 기술이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보고, 다시 실행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사고를 ‘감각’이 아니라 기술로 다루어야 한다.
아래의 6가지 기술은 실제 조직·프로젝트·보고·기획 등
모든 업무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으며,
스케치북적 사고의 핵심인 “보이며 정리되는 사고”를 가능하게 만든다.
복잡한 문제는 처음부터 복잡한 것이 아니라,
‘덩어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복잡해 보일 뿐이다.
문제 분해는 큰 문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
각 조각을 이해 가능한 범위로 만드는 기술이다.
과정 기반 분해: 문제를 처리 흐름에 따라 단계별로 나누기
원인 기반 분해: 문제를 만드는 원인을 요소로 나누기
결과 기반 분해: 문제의 출력 또는 영향 요소를 기준으로 나누기
문제 분해가 잘된 순간,
문제는 이미 절반 이상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복잡해 보이던 것의 형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구조화 도구는 단연 로직트리다.
- MECE 원칙(중복 없이, 빠짐없이)
- Why / What / How 구조
이를 활용하면 어떤 문제든
“왜 발생했는지(Why)”,
“무엇이 핵심인지(What)”,
“어떻게 접근할지(How)”
단 세 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로직트리는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구조화 도구다.
문제의 원인–결과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다.
사람·프로세스·도구·환경 등
다양한 원인을 한눈에 비교하고 연결할 수 있어
특히 복잡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 업무에서 유용하다.
스케치북 한 페이지에 빠르게 그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즉시 분석하거나 회의 중에 구조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필요는 없다.
어떤 문제부터 다룰지 결정하는 “선택 기술”이 중요하다.
중요도 / 긴급도 매트릭스
리소스 / 효과 매트릭스
이 두 가지 매트릭스를 이용하면
문제를 다루는 순서, 접근 방식, 실행 강도 등을
체계적으로 정할 수 있어 실행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회의 기록, 자료 요약, 현상 관찰을
그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구조화된 방식으로 기록하는 기술이다.
제목 → 핵심 → 근거 → 시사점 흐름
범주화된 메모
흐름 기반 메모
구조적 메모는 기록 자체가 ‘정리 도구’가 되므로
사고의 뼈대를 바로잡고
아이디어를 명확하게 가다듬는 데 효과적이다.
글로만 생각할 때는 사고가 쉽게 뒤엉킨다.
하지만 도형·화살표·흐름도를 활용해
“보이는 구조”를 만들면 사고가 선명해진다.
칸, 상자, 화살표
흐름도(flow chart)
지도형 구조(map structure)
스케치북은 이러한 시각적 구조화를 연습하는 데 최적의 도구다.
그리면서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을 말보다 빠르게 정리하고,
복잡한 문제 앞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이 6가지 기술은 단순한 도구의 나열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직면했을 때
사람의 사고를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사고 엔진’이다.
구조화 능력이 강해질수록
모든 문제는 예상보다 더 단순하게,
그리고 더 실행 가능한 형태로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
구조화 능력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다.
반복적인 훈련과 사고 습관을 통해 만들어지는 능력이다.
특히 구조화 능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에게는
놀랍도록 비슷한 행동 패턴이 있다.
그들의 사고 방식은 복잡한 문제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우선순위를 찾아내며,
결국 조직에서 “믿음이 가는 사람”으로 자리 잡는다.
구조화가 강한 사람들은 문제를 통째로 보지 않는다.
어떤 문제든 자연스럽게 “작은 단위”로 나누며 이해한다.
오늘의 업무 흐름을 단계로 분해
불편함을 원인별로 나누어 보기
복잡한 과제를 요소별로 정리하기
이 습관은 일상에서도 드러난다.
일정 관리, 회의 준비, 자료 읽기조차
자연스럽게 구조화된 형태로 처리한다.
문제를 쪼개는 능력은 곧 사고의 선명함으로 이어진다.
구조화 능력의 본질은 ‘핵심을 찾는 힘’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대부분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 진짜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왜 이 문제가 발생했는가?”
질문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문제의 표면이 아닌 깊은 층위를 바라본다.
결국 구조화는 “좋은 질문을 쌓아 올린 결과”라는 사실을
이들은 본능처럼 이해하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머릿속 구조화가 끝났다는 뜻이다.
구조화 능력이 높은 사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복잡한 내용을 10초 안에 설명할 수 있다.
핵심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한다.
단순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사고의 깊이, 자료의 이해력, 판단력 모두가 높다.
글로만 사고하는 사람은 금세 사고가 뒤엉킨다.
반면 구조화에 강한 사람들은
그림, 도형, 화살표, 표 등 시각적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문제 흐름을 화살표로 연결
핵심 요소를 박스로 구분
복잡한 관계를 다이어그램으로 재구성
이러한 시각적 사고는
머릿속의 혼란을 잡아주고
아이디어를 빠르게 구체화한다.
보이며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구조화 속도가 훨씬 빠르다.
구조화는 ‘감각’이 아니라 ‘근육’이다.
반복할수록 정교해지고,
정교할수록 문제의 본질이 빨리 보인다.
매일 스케치북에 문제를 분해해 보기
회의 내용을 구조적으로 메모
새로운 프로젝트를 간단한 로직트리로 정리
스케치북은 이러한 반복 훈련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도구다.
그리는 순간 생각이 정리되고,
정리된 생각은 다시 다음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 체력이 된다.
구조화 능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은
복잡한 시대에 더 강해진다.
그들에게 구조화는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하나의 언어이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지적 무기다.
구조화 능력은 개념이나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능력이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사람의 커리어를 바꾸고,
팀의 방향을 다시 세우며,
조직 전체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실전형 역량’이다.
아래 세 가지 사례는 구조화 사고가
어떻게 커리어의 전환점이 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구성원 A는
팀이 진행하고 있던 기획서가
여러 의견으로 섞여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것을 느꼈다.
대부분의 신입이 그저 따라가거나
상사 지시에만 의존할 때,
A는 조용히 문제를 로직트리(Logic Tree)로 나누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목적
고객 문제
해결 가설
필요한 실행 요소
이렇게 정리된 로직트리를 회의에서 공유했을 때
팀 전체가 놀랐다.
흩어져 있던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자
프로젝트의 우선순위와 방향성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리더는 회의가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친구는 생각을 정리할 줄 안다. 앞으로 중요한 일은 맡길 수 있겠다.”
A는 그 이후 팀 내 핵심 기획 업무를 자연스럽게 담당하게 되었고,
구조화 능력이 신입에게도 얼마나 강력한 경쟁력이 되는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가 되었다.
마케팅 담당자 B는 회사 고객 데이터가
너무 많고, 복잡하고, 뒤섞여 있다는 이유로
팀이 핵심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을 맡게 되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분석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B는 문제의 본질이 ‘데이터 부족’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화의 부재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스케치북에 다음과 같은 구조화 작업을 시작했다.
고객 유형 분류
고객 행동 단계 분해
이탈 지점 Mapping
원인별 영향도 정리
이 과정에서 고객 이탈의 핵심 원인이
“첫 구매 이후 인입되는 메시지의 타이밍 오류”라는
아무도 보지 못했던 영역에서 발견되었다.
문제를 재정의한 뒤 메시지 전략을 조정하자
매출이 실제로 상승했고,
B는 조직 내에서 “문제를 보는 사람”,
“데이터를 읽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 내 부서 간 충돌은 흔하다.
C가 맡은 프로젝트는 특히 갈등이 심했다.
영업팀은 마케팅팀을 탓했고,
마케팅팀은 개발팀을 탓하며
문제가 몇 달씩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C는 갈등의 방향성 대신
갈등의 ‘구조’를 보기로 했다.
그는 스케치북에 다음을 그리기 시작했다.
각 부서의 역할 구조
업무 흐름 Flow
병목 구간 표시
갈등이 발생하는 지점 도식화
그림으로 구조를 재현하자
그동안 서로 말로만 전달할 때는 보이지 않던
근본 원인이 드러났다.
갈등의 핵심은 ‘정보 전달 기준이 부서마다 달랐던 것’이었다.
C는 이를 기준화하는 새로운 협업 프로세스를 제안했고,
불과 몇 주 만에 갈등이 거의 사라졌다.
이후 리더는 말했다.
“C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구조를 고쳤다. 이런 사람이 조직의 미래다.”
C는 협업 조정자로서 조직 영향력을 크게 확보했고
구조화 능력이 리더십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 세 사례 모두 다른 직무, 다른 상황이지만
공통된 결론을 갖고 있다.
“구조화 능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팀과 조직을 움직이는 힘 자체를 만드는 능력이다.”
복잡함이 일의 본질이 되어버린 지금, 구조화 능력은 선택이 아니라 커리어의 기초 체력이 되었다.
문제를 정의하고, 요소를 나누고, 관계를 정리하며, 핵심을 드러내는 능력은
단순히 ‘생각이 정리되는 수준’을 넘어
전략·기획·실행·협업·리더십의 출발점이 된다.
구조화는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할 수 있는 사람만이
효율적인 전략을 세우고,
리스크를 줄이며,
실행의 방향을 잃지 않는다.
결국 구조화 능력은 정확한 일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다.
그리고 이 능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훈련하는 도구가 바로 스케치북이다.
머릿속에만 떠다니던 생각을
선·도형·화살표·구조도로 ‘그려내는’ 순간,
복잡하던 문제는 눈으로 보이는 형태가 되고
정리는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스케치북적 사고는 곧 구조적 사고의 습관화이며,
현대적 업무가 요구하는 ‘가시화된 사고력’을 길러준다.
다음 회차인 11화: “의미를 읽는 사람 ― 정보는 넘치지만 해석은 부족하다”에서는
구조화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의미를 도출해
실제 전략·아이디어·의사결정으로 연결할 것인지 탐구한다.
복잡함을 정리한 다음 단계는 바로 “의미를 읽는 능력”이며,
이 능력이 커리어의 깊이를 결정한다는 메시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