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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Feb 01. 2023

절대 어글리하지 않은 어글리어스

못난이 채소를 구출해서 멋진 사람이 됩시다

안녕하세요 기획 일을 하고 있는 원스타입니다. 제 취미 중 하나가 이 세상에 있는 다른 서비스들을 구경 다니는 겁니다. 구경의 목적은 다른 집들은 고객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어떻게 상품을 소구하고 있는지 등을 알기 위함입니다. 덤으로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취미생활을 즐기던 중 상세페이지를 보고 감탄한 서비스가 있어서 여러분들께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일명 '못난이 채소'를 유통하는 어글리어스라는 회사입니다. 본문에 제가 감탄한 포인트를 3가지 키워드로 요약정리했습니다.



1. 구출


고객은 욕심쟁이입니다. 내 돈 들여서 사는 것은 최대한 좋고 예쁜 것이어야 하고, 비슷한 물건은 무조건 싸게 사야 합니다. 못난이 채소는 고객 입장에서 좋은 건 잘 모르겠고, 못생겼죠. 그래서 손이 안 갑니다.

사실 우리도 그렇잖아요. 마트에 가서 채소나 과일을 고를 때, 최대한 반질반질한 친구를 찾으려고 뒤적거리지 않습니까. 이걸 이 웹페이지에 방문하는 고객도 압니다. 고객이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을 학습시키는데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으니까요.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어글리어스에서 선정한 키워드가 구출인 것 같습니다. 구출이라는 2음절만으로 고객은 채소뿐만 아니라 +@를 구입한 멋진 사람이 됐습니다. 마치 쿠션 유목민의 정착과 같은 논리입니다. 정착에는 유목민 생활의 애환을 해결했다는 +@가 담겨있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와 후기수 8,015개를 노출시켜서, '이미 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멋진 사람이 됐어요'라는 말을 하고 있네요. 아마도 고객에게 이런 마음을 들게 하는 의도가 있었을 겁니다.


아마 칸예도 집사가 되고 싶을 겁니다



2. 인증샷


먼저 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고객은 높은 별점(e.g. 4~5점/5점)은 딱히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낮으면 신경 씁니다. 오히려 어떤 후기가 적혀 있는지, 후기의 context를 상세하게 읽어봅니다.


구매를 결정하기 위해 후기의 context 참고
구매를 포기하기 위해 후기의 낮은 별점(평점) 참고


어글리어스도 위 박스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 같고요. 여기서 후기의 context를 보여주기 위해 단순히 텍스트만으로 채소 맛집이라는 것을 증명했으면 전파낭비였을 텐데, 음식 사진부터 노출시켰습니다. 못난이 채소로도 지극히 정상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못난이 채소에 대한 낯섦과 고정관념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고객의 심리적 허들을 고객의 인증샷으로 한 방에 낮췄습니다. 그냥 대충 보면 간단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섹션을 기획하신 분은 수가 아주 깊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의집과 같은 논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의집도 상품을 보여주기 전에 고객의 방부터 노출시켰죠.



3. 재구매


제가 볼 때 이건 큐레이션 섹션이 아니라, 리텐션 빌드업 섹션입니다.(따지고 보면 겸사겸사겠죠?) B2C 구독이 메인 BM이다 보니, 리텐션이 중요한데요. 후기에 '재구매'라는 배지를 노출시키는 걸로 해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9개 중에 9개 다 갖다 붙이면 당연히 진실성을 의심하니까, 일부러 재구매 배지를 후기 9개 중에 5개만 붙여놨네요. 예상컨대, 이 3개는 믿을만한 농가에서 보내주는 상품들인가 봅니다.



자,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은 어글리어스의 웹페이지를 살펴봤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비즈니스 측면으론 확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만(나중에 어떤 서비스가 붙을지 궁금합니다), 상품 기획 측면에선 고객 관점으로 본인의 서비스를 잘 표현한 케이스라고 생각해서 공유드렸습니다. 저도 얼른 못난이 채소들을 구출하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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