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획 일을 하는 원스타입니다. 브런치에 요즘 일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셨다시피 이번 글의 주제는 청년 취업난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사람에 따라 읽기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혹여나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게 싫으시다면 여기서 돌아가 주시고, 읽으신다면 부디 노여워 마시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청년 취업난 이야기는 뉴스에 주기적으로 등장합니다. 뉴스는 통계와 사회 현상을 바탕으로 전문가의 분석 결과를 내놓습니다. 이번엔 청년 취업난의 원인으로 경기 회복 지연과 업무 방식의 디지털 전환 등이 언급됐고, 해결책으로 노동시장의 규제 혁파와 산학 미스매치 해소 등이 꼽혔습니다.
뉴스 내용에 동의하지만,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제가 일하면서 직접 보고 느낀 내용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저는 취업 시장에서 취준생을 직장인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강의실과 사무실 간의 갭을 줄일 수 있는 교육 상품을 제공하고, 직무 역량 함양을 위해 취준생에게 필요한 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타이밍이 생명인 수시채용 시대에 입사지원의 기회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덕분에 20대 중후반 취준생의 구직 행태를 꽤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청년 취업난의 1차 원인은 취준생의 구직 행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취준생에게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명확한 대답을 듣기 힘듭니다. 하기 싫은 일에 대해 물어보면 무슨 일이 싫은지 알 수 있으나, 그 일이 왜 싫은지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듣기 힘듭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에 대한 기준이 내적 동기보다 주변의 시선, 체면, 평균 등에 의해 정해집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는지 보다 어떤 회사를 다니는지가 더 중요하고, 회사의 네임밸류나 인지도에 쉽게 반응합니다.
취준생은 어떤 회사에 먼저 취업한 사람의 스펙과 활동 내역을 궁금해합니다. 취업 시장에서 본인의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먼저 취업한 사람이 했던 활동 내역을 따라 하려고 합니다.
취준생으로서 본인의 시장 경쟁력을 활동 내용이 아닌 활동 내역에서 찾기 때문에 오버 스펙을 야기하고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신입을 위한 공채가 사실상 없어진 상황에서, 취준생은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해 100%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에서라도 일할 기회를 찾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런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점점 큰 회사로 이직하는 바텀업(bottom-up)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찾아와도, 혹시 모를 더 좋은 기회(회사)가 생길까 봐 지금 찾아온 기회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뉴스에서 언급한 경기 회복 지연, 업무 방식의 디지털 전환 등은 청년 취업난의 2차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려면 1차 원인부터 고쳐야겠죠. 그러기 위해 취준생이 먼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일반적인 경우 취업 시장에서 회사가 갑이고 취준생은 을이기 때문입니다.
취준생은 위에서 설명한 구직 행태의 정반대로 행동하면 됩니다. 본인의 일과 직업의 선택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취업 시장에서 본인을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입사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이때 회사는 갑이라서 팔짱 끼고 가만히 있으면 신입 채용이 점점 어려워질 것입니다. 회사는 좋은 취준생을 채용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취업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인 취준생이 1차 원인을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취업이 어렵다면, 그때부터 우리나라는 청년 취업난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