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를 만들었으니 이제 고객을 모셔 올 차례다. 고객을 모셔 온다고 하면 흔히 광고를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광고비를 집행하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 한다. 돈을 쉽게 쓸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초기 고객은 광고를 한다고 해서 쉽게 모이지 않는다. 내가 정의한 문제 상황에 직면한 고객을 찾아가서 내 서비스를 이용해 달라고 읍소하는 것이 올바르고 신속한 방법일 것이다. 초기 고객을 모으기 위한 첫 이니셔티브로 고객에게 인스타그램 DM을 보내기로 했다. 고객은 자기 PR과 모객 수단으로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관철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객에게 유실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싸이월드 이후로 SNS와 담을 쌓고 살았는데 고객 때문에 난생처음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됐다. 인스타그램에서 내 눈에 띄는 모든 미용사에게 DM을 보낼 수도 있지만, 일단 프랜차이즈 미용실 J헤어에 재직 중인 인턴과 초급 디자이너에게만 보내기로 했다. J헤어는 직급별 피라미드 구조가 견고하고 성과주의로 인해 내부 경쟁이 엄청 치열하다는 특징이 있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고객이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효한 정보가 유통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경력이 짧고 직급이 낮은 인턴과 초급 디자이너가 미용실 정보가 없어서 겪는 문제가 뚜렷할 것으로 생각했고 내가 보낸 메시지에 공감하여 자발적 동기로 근무 후기를 작성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을 구심점으로 J헤어의 경력 디자이너를 모으고 다른 미용실에 재직 중인 미용사를 모으는 등 고객의 범위를 점점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했다. 여러모로 초기 고객으로 안성맞춤이 아닌가 싶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콜드 메일을 수없이 많이 보내봤기 때문에 일을 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 맞았다. 다만, 인스타그램에서 타겟을 찾고 DM을 보내는 업무를 자동화할 수 없어서 수작업을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세트와 세트 사이에 보내고 러닝머신 위에서 보내고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도 보냈다. 엉덩이가 아픈지도 모르고 자전거를 1시간 넘게 타기도 했다. 이때 DM을 너무 많이 보내면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이용 정지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지 기준이 궁금해서 DM을 보낼 때 시간 간격과 발송 수를 조절하며 실험해 봤으나 정확하게 어떤 조건에서 정지를 당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항간에 50개 이상 보내면 용의선상에 오른다는 말이 있어 50개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나만의 외줄타기를 하면서 고객에게 DM을 보냈다.
DM의 종류는 일하기 좋은 샵 찾기 서비스를 알리는 메시지와 헤어 모델 찾기 서비스를 알리는 메시지로 총 2가지였다. 후자는 A/B 테스트 같은 걸 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돌아다니다가 헤어 모델을 구하는 미용사를 발견하는 케이스가 많아서 별도로 작성한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