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이 일상이 된 시대,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한국은 더이상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닙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50만명이 넘고, 해외동포의 수는 700만을 넘었습니다. 지인들 중 몇몇은 외국에 살거나 일하고 있으며 친척 중에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 한두 명쯤은 있으실 겁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서도 외국에서 일하고 있거나 외국인과 사귀는 사람이 계시겠지요. 이런 일들이 더이상 낯선 시대가 아닙니다. 그야말로 세계화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런 환경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고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계화의 모범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문화의 충돌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똘레랑스'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관용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입니다. 그 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서 이슬람 여성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유럽 각국은 북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에서 유입되는 이민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두드러지는 IS문제는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로 직결되고 있습니다.
문화 이해는 이제 다문화사회의 초입에 들어선 한국이 자만할 영역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 다른 나라를 이해했다고 착각하곤 합니다. 어차피 세계가 하나가 되는데 일일이 다른 문화들을 이해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헐리웃 영화나 미드, 여행프로그램에서 그려지는 세계는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세계와는 1도 상관이 없습니다. CSI를 시즌 16까지 마스터해서 내가 마치 그리섬 반장과 친구라도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도.. TV에서 본 해외의 맛집에서 내가 직접 이국적인 요리를 사 먹는다고 해도 그것이 세계의 문화가 하나가 되었다는 뜻은 아니죠.
문화란 가장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가장 핵심적인 것까지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봅시다. 여러분은 치약을 앞부터 짜십니까 뒤부터 짜십니까? 저마다 살아온 습관에 따라 앞부터 짜는 사람도 있고 뒤부터 짜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치약을 뒤부터 짜서 쓰는 사람은 앞부터 짜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됩니다. 그렇게 쓰면 낭비라고 난리난리입니다. 앞부터 짜는 사람도 이해가 안 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치약을 반만 쓰고 버리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앞부터 짜다가 안나오면 뒤에서 짜기 시작하면 됩니다.
이 치약논쟁에서 옳고 그름이 있을까요? 문화란 이런 것입니다. 명확하게 한 편이 옳거나 그르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서로가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고집할 뿐입니다. 내가 옳고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익숙한 것을 옳다고 믿고 있을 뿐임을 깨달아야 치약논쟁은 끝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별 것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하다가 상상 이상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것이 문화라는 영역입니다. 치약처럼 하찮은 예를 들어서 그렇지, 종교 같은, 사람에 따라서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가치 때문에 충돌이 일어난다고 가정해봅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매일같이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이 바로 그 일들입니다.
이런 일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런 일들을 점점 더 많이 이해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채널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S사태를 비롯해서, 지난 여름 인터넷을 달궜던 동성결혼 문제, 일본의 포경재개로 불거진 음식문화 문제 등등.. 문화와 관계있는 여러 사안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감상이나 의견을 남겨주셔도좋고, 평소 궁금하셨던 사안에 대한 질문을 주셔도 좋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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