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과 음력, 명리학의 새해맞이
새해 첫날 뉴스에서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OO년 새해가 밝았습니다.'라는 말들 들으셨는지요?
올해는 무술년입니다.
사실 이 말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무술년은 양력 1월 1일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인데요..
무술년의 무술이란,
60갑자(갑자, 을축, 병인, 정묘....임술, 계해, 총 60개 조합) 중, 무술(戊戌)에 해당하는 해라는 뜻입니다.
60갑자는 10개의 천간(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과 12개의 지지(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를 첫번째 천간인 갑甲과 첫번째 지지인 자子부터 시작하여 다시 갑자의 순서가 돌아올 때까지의 60개 간지를 말합니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예로부터 이 60갑자로 해(年)를 표시해 왔는데요. 그러다보니 갑자는 자연스럽게 나이와 관련된 표현에 많이 쓰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동갑(同甲=나이가 같음)은 태어난 해의 갑자가 같다는 뜻이구요. 환갑(還甲)이란 태어난지 60년이 지나 자기가 태어난 해의 갑자가 다시 돌아왔다還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할 때의 장수의 아이콘, 동방삭이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것은 3,000X60년, 즉 180,000 십팔만년을 살았다는 얘기죠;; 온 저승에 비상이 걸릴만한 사태가 난 겁니다..
언제부터인지 해를 표기하던 이 갑자는 달月과 일日, 시간時를 표시하는 데도 쓰이게 되면서 태어난 날의 연월일시의 간지(갑자)를 가지고 사람의 명운을 살피는 명리학(命理學)이 발달하게 되죠.
그런데, 이 갑자로 표기되는 연월일시는 모두 음력으로 계산된 것입니다.
따라서 무술년이 '양력' 1월 1일에 시작된다는 얘기는 말도 안되는 거죠..
그렇다면 음력 1월 1일부터 새해가 시작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선, 음력 1월 1일은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이 맞습니다.
하지만 명리학에서는 새해의 기운(그 해의 간지에 따른 기운)은 새해의 첫 절기인 입춘(入春)이 드는 날부터 바뀐다고 봅니다. (올해 2018년은 2월 4일이군요.)
사주팔자 볼 때 자기의 태어난 해의 간지는 입춘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1월1일부터 2월 3일까지 태어난 아이들은 전년도 생인 것이죠.
그러니까 무술년은 2018년 입춘이 드는 날(2월 4일)부터 시작인 것입니다.
양력 1월 1일부터 2월 3일까지는 무술년이 아니라 아직 정유년입니다.
1월 1일이 되면서 무술년이 새해가 밝았다는 뉴스 앵커들의 합창은 잘못된 얘기인 것이죠.
구한말 1895년에 갑자기 양력과 서양식 시간체계를 받아들이면서 사람들 머리 속의 양음력 체계가 뒤섞이게 되었는데요.
공식적으로 양력을 쓰지만 절기나 명절은 음력을 지키고 있는 현실.
달과 해는 매월 1일이 아닌 절기를 기준으로 바뀐다는 이론적(명리학)인 사실 등이 뒤섞여
1월 1일마다 새해맞이 소동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