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선생 Oct 26. 2022

강박성 성격의 캐릭터 만들기

창작자를 위한 심리사전 ⑦

1) 행동 특성

완벽주의자. 통제광. 사소한 규칙에 집착하고 규칙과 절차가 확실하지 않을 때 견디지 못한다. 이성과 도덕을 중요시하며 제멋대로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혐오한다. 자기 자신의 행동이 완벽하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행동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남자가 여자보다 2배 정도 많이 진단되며, 가까운 관계를 불편하게 여기는 회피성 성격과 같이 나타나기 쉽다.      

<오베라는 남자>

북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소설과 영화로 인기가 많았던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는 강박성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다. 오베는 매일 아침 6시 15분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동네를 시찰한다. 문을 잠갔는지 확인할 때도 매번 똑같이 세 번씩 확인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해고되기 전까지 철도회사에서 43년 동안 일했고, ‘사브’ 브랜드 차만 몬다. 16살 때 철도회사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철로에서 열차에 치여 사망한 뒤, 오베 인생에서 유일한 애착 대상이었던 아내가 병으로 죽자 매일 그녀의 무덤에 찾아간다. 그리고 아내가 없는 삶에 절망해 죽으려 한다. 


그러나 무뚝뚝하고 고집 센 할아버지 오베가 집에서 죽으려고 할 때마다 자꾸 옆집 이웃이 방해하고,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곁에서 밀어내던 모습에서 이웃을 나름의 방식으로 배려하게 된다. 또한, 오베는 아내만을 사랑했던 인물에서 아내의 바람대로 주변인들을 가까이하게 된다. 그렇게 아내가 자신에게 준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새기게 된다. 오베는 강박성 성격에 오랜 삶의 경험과 지혜가 결합한 노인으로 독특한 인물 특징을 드러낸다.      


행동 특성

엄격. 근엄. 진지. 완고하고 보수적. 인색하고 소유욕이 강하다. 융통성, 상상력이 부족하다. 구체적인 것과 세부적 조직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규칙과 절차에 엄격하다. 유연성이나 자발성은 부족하지만, 근면하고 능력이 있어 보인다. 정서 표현이 제한적이고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자신을 공정하고 근면하며 신뢰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족, 동료 등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에게 대단히 헌신적일 수 있다. 겉으로는 신중하고 균형 잡힌 사람인 것 같지만 자기 자신의 세계가 깨어질 때 감당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의식적 행동과 욕구

강박성 성격의 사람들은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을 주요 방어기제로 사용한다. 자신의 바람직하지 못한 충동을 억압하고 그와 반대인 정서, 행동,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엄격하고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인물은 내면에 부도덕하거나 사회에서 인정받기 어려운 욕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아메리칸 뷰티>의 프랭크 피츠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주인공 레스터 번햄(케빈 스페이시)의 옆집에 사는 프랭크 피츠(크리스 쿠퍼)는 군인으로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로 엄격하게 가족을 대한다. 평소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호모포비아(homophobia)로, 우연히 레스터 번햄과 함께 있는 아들을 보고 게이로 오해한다. 그러나 사실은 프랭크 자신이 게이였고, 자기 자신의 성적 지향성을 은폐하기 위해 결혼하여 외면적으로는 남자다움을 더 강조한 것이었다.           

(2) 왜 강박 성격이 되는가?     


부모의 눈에 들기 위해

프로이트는 강박성 성격이 항문기(2~3세)에 기인한다고 본다. 항문기는 아이들이 배변 훈련하는 시기로 통제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에릭슨은 이 시기를 ‘자율성 vs. 수치’라고 명명하였다. 배변과 같이 자기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경험이 누적되면 자율성을 얻고 그렇지 못하면 수치심을 경험한다. 


지나치게 엄격한 배변훈련과 같은, 과잉 통제적인 양육을 받은 아이들은 자신을 무능력한 존재로 인식하게 되고(낮은 자존감), 이를 극복하고 부모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에게 부족한 능력(통제감)을 최대한 구현하려 한다. 통제할 수 있는 행동들을 만들고 그 범위를 늘려가는 것이다.     


엄마가 나를 떠날지 모른다는 분리 불안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어떤 생각이나 행위에 집착하기도 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특정 사건으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박적으로 행동한다.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어린 시절의 불안이 성장기 이후의 강박적 행동을 설명하기도 한다. 


영유아기에 대표적으로 경험하는 분리 불안, 즉 엄마(주양육자)가 나를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이다. 엄마(주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사람은 만성적인 불안을 느끼고,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엄마가 나를 떠나지 않게) 여러 가지 행동을 시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칭찬받기 위해 청소를 열심히 하거나, 규칙과 질서를 잘 지키는 등의 행동이다.     


대인관계의 어려움

강박성 성격의 인물은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사회생활에 부적응적인 모습을 보이고, 우울과 고립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강박성을 더 강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최악의 경우 자기혐오와 친밀감의 실패로 자신과 타인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멜빈 유달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멜빈 유달(잭 니콜슨)은 로맨스를 극도로 혐오하는 로맨스 작가다. 그는 강박 증상이 심하며 타인을 혐오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는 인물이다. 이 외에도 보도블록의 금을 밟지 못한다거나 동물이나 다른 사람이 자기 몸에 닿는 것도 싫어한다. 게다가 식당에 갈 때도 자신의 식기를 들고 가는 등 강박증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옆집에 사는 화가인 사이먼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혐오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멜빈은 강박증으로 인해 여러 우여곡절을 겪지만, 특정한 대상과의 애착을 형성하면서 이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들, 세상과의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강박증이 불행한 애착 관계에서 형성되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기도 한다. 


3) 강박성 성격의 캐릭터 설정하기     

부모와의 관계 양육

보수적이거나 완고한 태도를 가진 부모의 엄격한 양육은 필수. 교육자, 종교인, 군인 가정의 경우도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 부모의 완고하고 엄격한 태도를 내면화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자신이 외면한 욕구로 인해 불안감을 강하게 느끼게 되고 불안감이 자극되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더욱 경직된 모습을 보인다.


첫째 아이(맏이)는 완벽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기대 때문에 강박성 성격을 갖게 되기 쉽다. 이런 경우, 아이가 부모의 요구에 따르더라도 칭찬이나 포옹, 웃음 등의 정서적 보상은 잘 주어지지 않는다. 출생 순위와 관계없이 형제 중에 병이나 장애가 있는 경우, 자신의 어떤 행동과 가족의 사고, 또는 죽음이 시기적으로 맞물릴 때, 아이는 그것을 자기 잘못으로 돌리고 스스로 벌한다. 그런 의미에서 강박성 성격의 인물은 내면의 죄책감으로 외부를 통제하고자 한다.      

취약 상황갈등 요인

예기치 않은 상황을 꺼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한 일상적인 규칙이 깨질 때 불안을 느낀다. 그러한 상황을 만든 대상과의 관계가 흔들릴 수도 있고, 자신이 구성한 세계가 완벽하지 않다는 데서 오는 상실과 우울을 경험할 수도 있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지만 강박성 성격의 인물도 마찬가지로 이야기 초반과 마지막에 보이는 모습은 달라져야 한다. 만약 이야기 초반에 강박성 성격 인물을 매력적이고 멋지게 그렸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인물의 불안한 내면과 버림받은 기억으로 혼란스러워하거나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있게 그려야 한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이야기 초반에 강박성 성격의 인물이 가진 강박적 사고와 행동을 안 좋은 시선으로 그렸다면, 이야기 후반에서는 그 인물의 강박적 특징으로 사건이 해결된다거나 위기를 모면하는 등 오히려 빛을 발해야 한다.           


(4) 이중생활을 감추고 문제를 해결하는 법     

일상겉으론 완벽하고 모범적이다

강박성 성격의 인물이 강박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장치는 겉으로는 완벽하고 모범적인 그 사람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면밀히 보여주는 데 있다. 그는 단지 자신이 강박적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완벽성을 연기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한 자신만의 도피처나 취미 생활, 심지어는 다른 페르소나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유명한 강박적 캐릭터 중 다수가 이중생활을 하거나 실제 신분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낸 페르소나로서 극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강박성은 자신의 전문적 일을 완벽하게 하는 데 필수 요소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중생활을 감추는 데도 꼭 필요한 특성이자 자질이기도 하다.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수퍼 히어로와 연쇄 범죄자들에겐 이 특성이 진정한 자기 자신과 다른 자기 자신을 동시에 유지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     


갈등수퍼맨과 배트맨의 강박성

강박적인 캐릭터가 작품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 사건을 계속 일으키려면 삭제정정사회인으로 페르소나를 유지해야 한다. 이 이중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그의 강박성을 이용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통제하는 것은 극의 진행에 긴장감을 주고 극의 기승전결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 

DC 코믹스에서 이런 이중생활을 하면서도 캐릭터의 성격이 명확히 구분되는 인물은 수퍼맨과 배트맨이 있다. 그 둘은 어린 시절에 보호자를 잃고 자랐으며, 이에 대한 트라우마 및 특정 대상을 무서워하는 약점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분위기나 목표 의식, 성격에 있어 정반대에 서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배트맨은 어린 시절부터 초기 성인기에 겪은 거의 모든 사건이 그에게 강박의 원인이자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강박성 성격과 관련된 키워드(#)     

#완벽추구 #해내야만해 #모아니면도 #해낼수없다면차라리망쳐버리는게나아

#도망쳐서도착한곳에낙원이란있을수없는거야


**본 게시물은 생략된 내용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하세요^^~**

예스24 https://bit.ly/3C3n9tC

교보 https://bit.ly/3SAqp6u

알라딘 https://bit.ly/3SxmeZ7



매거진의 이전글 문제적 캐릭터 심리사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