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항상 반복된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리적, 시간적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존재해왔고, 메타버스는 그 일환으로 인간의 신경계가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2000년대 디지털 사회로 진입하면서 데이터자원이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그 결과 데이터 관련 기술이 발전하며 정보연결성이 강화되었다. 또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강조되면서 사회연결성도 강조되었다. 이런 맥락들이 결합되어 일종의 플랫폼적 성격으로 나타난 것이 메타버스가 아닐까 싶다.
글로벌 펜데믹과 함께 메타버스와 단단하게 연결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난 것은 부정할 수 없고, 이들에게는 새로운 감정과 새로운 관점, 스마트폰과 함께 정착된 새로운 일상적 삶이 있다. 그러나 시류적인 대세론을 경계하며 매체의 허와 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 이미 메타버스는 많은 좌절과 침체를 겪어왔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이 가상세계에 실제 사물의 물리적 특징을 구현하는 기술로 하나의 복제품에 불과했다면 메타버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가 활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에서 네트워크,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을 기반으로 한 범용 기술들이 융/복합되어 딥러닝 기술과 함께 발전하면서 가능하게 되었으나, 기술자체가 얼마나 첨단적 이어야 하는지를 의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메타버스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회적 관계라는 본질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메타버스의 발전과정은 아마 현실세계와 비슷한 결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초창기에는 로블록스,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 같이 사용자 비즈니스 파트너와 제휴하여 최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체 생태계 내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할 것이다. 최근 시바이누의 'Shiberse'라는 자체 프로젝트도 이와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이 후 성장기에는 플랫폼 간의 상호호환성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법적/기술적 문제도 야기될 것이고, 또한 기존 범용 포털과의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실세계에서도 그러하였듯이 규모성이 확보된 소수의 거대플랫폼들이 나타나면서, 다양한 메타버스 사업들을 중개하게 되는 성숙기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그 이후 현실세계와의 접점 또는 경계를 재정의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