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묻지마 폭행과 살인 등 강력범죄가 부쩍 빈번해지고 있는데, 이를 저지른 범인이 은둔형외톨이였다는 이야기가 많이 보도되어 '은둔형 외톨이'에 사회의 관심과 근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우리나라에 은둔형외톨이가 무려 60만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3,4년 동안 방 밖으로 나오지 않고 가족들이 외출한 다음에만 거실에 나왔다는 한 사례자의 인터뷰가 나왔다.
가족들이 집에 있을 때는 얼굴 마주치기 싫어서 화장실도 못 가고 참았고, 동네 주민센터에 가서 서류를 떼는 것도 몇 시간을 망설인 끝에 집 밖으로 나갈수 있었단다. 방문을 걸어잠그게 된 이유는 취업 공백기에 마주친 지속적인 절망감 때문이었다.
그가 몇년간의 고립 생활을 마치고 방 밖으로, 세상 속으로 나오게 된 계기는 바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늦둥이여동생이었다. 여동생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는데 오빠는 뭘 하느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대답을 못하는걸 방에서 듣고, 동생에게 얼마씩 용돈이라도 주는 오빠가 되어야 떳떳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한다. 지금은 은둔형외톨이를 위한 단체에서 일하며 고립된 청년들을 돕고 있단다.
(오빠 눈에는 이렇게 이쁜 여동생이었겠지)
은둔형 외톨이에 비하면 얼마 안되는 기간이지만 아이가 방안에서 꼼짝않고 들어앉았을 때가 있었다. 이렇게 답답하고 미칠것 같았던 때가 없다. 결국 누군가에게 가장 크게 상처를 입히는 것도, 결정적 요인을 제공하며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도가족이다.
한 사람을 자유롭게 밖으로 나오게 하는것도, 공간속에 틀어넣는것도 가족인데, 결국 가족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적당한 빛과 온도가 필요한가 보다.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만드는 것은 바람이 아니고 햇빛이듯이.
내 가족에게, 그리고 내 주변의 곁을 주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여름날의 사정없는 폭염이 아니라 구름 속에서도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수있는 햇빛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사족. 얼마나 은둔해야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건가 싶어 찾아보니,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보통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사람들'
을 이르는 말이다.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상통한다고 한다.
요즘은 인터넷 발달과 배달문화의 보급으로 은둔형외톨이가 되기도, 지내기도 수월해졌다고 한다. 인터넷이 없었을 때는 어떻게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