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Dream. Yes라고 하는 사람만 남으세요
회사 직급의 피라미드 구조 상 위로 올라갈수록 회의가 많아지고, 리더급이 될수록 실무보다는 관리 업무에 더 많은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즉, 팀 단위의 리더, 조직 단위의 리더, 본부 단위의 리더일수록 실무 영역의 이해도보다는 보고 시 더 좋아 보이고, 흥미 있는 아이템으로 진행을 하려고 한다.
산업, 비즈니스에 따라서 투자대비수익률(ROI)이나 타당성조사 등을 수행하기도 하겠지만 연구개발이나 IT 업무에서는 우선 시도해 보는 경우도 꽤 많다.
문제는 리더는 실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있고, 리더가 들었을 때 흥미가 있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도 흥미가 있을 거란 착각을 하는 경우도 꽤 많다는 것이다.
Agile이후 민첩하고 빠르게 시제품이나 기능을 출시하는 게 업계 트렌드이고, Cloud Service가 민첩한 구현을 가능하게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자는 것이 이전의 경험을 고려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아니요라는 말을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다시 위의 문장으로 돌아가서 3개월 동안 필수 기능을 갖춘 시제품을 보자.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필수 기능이 뭐지?
짧은 글이라서 안 쓴 것이 아니라 회의를 해보면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결론이 내려진다. 필수 기능은 없는데 필수 기능을 갖춘 시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당신의 리더를 욕하거나 다른 팀에서 당신의 리더의 평가가 안 좋다면?
분명 당신의 리더는 위의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회의 중 올바른 방향을 위하여 올바른 소리를 하는 리더 중 조직에서 크게 인정받고 지원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타트업이나 네카라쿠배 등의 IT 회사 등은 모르겠지만 정통의 대기업 혹은 중견 기업 이상만가도 정치에 의한 직급이지 실력에 의한 직급은 많이 힘든 게 아닐까 싶다.
이전 직장에서 위의 예시처럼 회의 때 필요한 의견을 내는 A 리더가 계셨다. 실력도 좋고, 인정도 받고 했지만 결과는 이직으로 마무리되었다. A 리더가 제시했던 의견들은 실무자입장에서는 필요하고, 타당한 의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윗직급의 시선에서는 안 돼라고 말하는 부하였을 뿐이었다.
이직한 A 리더와 비슷한 직급 중 B리더는 Yes맨이었다. 무엇이든 된다고 했다. 해당 팀의 팀원들은 매일 야근에 B**nd APP에 엄청난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Yes맨은 인정받았고, 승진했다.
나도 참석한 회의에서 이런 경우가 있었다.
본부장: 다음 분기에 대표님 보고를 위한 정기보고서가 필요합니다. 다들 맡고 계신 업무가 있어서 바쁘시겠지만 C님께서 맡아서 진행 가능하실까요.
C: 네 정기보고서의 안건은 무엇으로 준비해야 할까요?
본부장: 그걸 제가 알려드려야 하나요? 맡아서 진행하기로 하셨으면 C님께서 준비해서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하기 싫은 신가요?
C: 하기 싫은 게 아니라 안건이 있어야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본부장: B님 가능하세요? 이전 업무도 B님께 진행하고 있어서 바쁘실 테지만 가능하시겠어요?
B: 네 가능합니다. 그런데 100%로는 안되고, 70%까지만 가능합니다. 저는 가능합니다.
사례가 부정적이라서 우선 죄송하고, 이 글을 위하여 사례를 만들어냈다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실화입니다.
좋다. 회사에서 인정받는데 나쁠게 뭐가 있나.
당신의 리더가 Yes맨이라고 생각해 보자
당신의 리더는 실무를 잘 모른다. Yes라고 가져온 업무 중에선 정말 하기 어렵고, 기간을 물리적으로 맞출 수 없는 업무도 존재할 것이다. 그때 실무자인 당신이 왜 어려운지, 왜 달성하기 어려운지 말하면 당신의 리더가 그걸 들어줄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이미 Yes라고 업무를 받아온 상태니까
안 되면 되게 하라
정신력으로 이겨내자
할 수 있다.
그냥 야근하자는 말과 다른 게 있나? 이러니 B**nd가 굉장히 핫한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유형의 리더는 참으로 피곤한 유형의 리더가 맞다.
당신에게는 A와 B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둘 다 당신 또는 우리에게 좋은 친구입니다.
A는 항상 당신의 의견을 좋아해 주었고, 당신의 의견에 반대할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사소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지지해 주었습니다.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차가 없는 도로에서도 무단 횡단을 하는 것을 지지했습니다. 못 건너면 차를 놓칠뻔했거든요)
B는 당신의 좋은 친구이지만 당신의 의견을 항상 좋아하진 않습니다. 특히 사소한 것이라도 법을 어기는 부분에서는 의견을 말하기 부담스러울 정도입니다.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차가 없는 도로에서도 무단 횡단을 못하게 합니다. 못 건너면 차를 놓치게 생겼는데도요.)
당신은 무료 여행 항공권에 당첨되어 동반 1인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여행 기간은 1 달입니다.
누구를 초대하고 싶으신가요? 친구라면 고민됩니다. 둘 다 좋은 친구니까요. 의견이란 동등한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도 찬성할 수도 판단할 수도 있는 법이니까요.
위의 예시에서 B가 나의 의견을 반대하는 게 싫고, 그게 지속되었다면 B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여 이해를 바라는 행동을 했었을 것이고, 아니라면 안 만나고 있을 테니까요.
당신이 회사에서 리더직급이라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회사 업무에서의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는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폰트 크기 조정, 장평, 자간 등의 문서 작성 태클로 이해)
문서 작성의 시작부터 의견들에 대해서 아니요라고 먼저 말하는 사람보다는 우선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게 업무의 완성도는 낮겠지만 마음은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당신의 리더도 사람이고, 무엇보다 회사가 당신 리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도 나와 같은 월급쟁이일 뿐
다만 나보다 월급이 많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