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의대까지 , 경험자의 이야기
당신의 자녀가 좋은 성적을 받기를 바라는가? 혹은 본인이 더 좋은 성적을 받기를 원하는가?
초중고의 성적이든, 대학의 학점이든, 취업에 필요한 시험성적이든 누구나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싶어 한다.
필자는 서른 살도 안된 사회초년생에 불과하며, 부족한 경험을 자랑하고자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서른을 바라보는 현재, 나는 시험을 치고 점수를 받는 사회에서 좀 더 다양한 것을 요구하는 사회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교육과정에 따른 성적 평가 사회에서 나름의 성과도 이루고, 실패도 했던, 그리고 이런 것이 거의 전부였던 내 삶이 점점 옅어져 가기 전에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그리고 ‘내가 저런 성적을 받으면 소원이 없겠어’ ‘ 우리 애가 저런 성적을 받으면 소원이 없겠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편협했던 저와 다르게 다양한 생각을 할 기회가 먼저 왔으면 좋겠다는 소소한 바람도 있다.
필자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내 삶의 첫 기억은 인구 10만이 안 되는 경상도 시골도시에서 시작했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되는 우리나라의 치열한 교육경쟁에서 벗어난 시간을 보내다가 뒤늦은 어머니의 교육열에 짧은 해외 조기유학부터, 서울 유학을 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국영수사과에 시대에 따라 추가되는 게 다른 한국의 관료제 교육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예로부터 뿌리 깊은 입신양명의 사상이 남아있어서 인지, 뭘 해야 할지 잘 모를 어린 나이에 그저 뛰어난 성적을 향해 달려가면 어쨌거나 좋은 삶이 기다린다는 믿음이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이런 한국의 교육과정에 대해서 시골아이로 시작해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여 ,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보냈던 경험을 바탕 삼아 여러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은 ‘지방에서 서울 유학’에 대해 의견을 적어보려 한다.
*앞으로 서술하는 ‘공부를 잘한다’는 문장은 한국 교육과정에서 높은 성적이 나오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1.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가는 것이 공부를 잘하는 것에 도움이 될까
돌이켜 생각하자면 서울유학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재능이라고는 겨우 공부 잘 하는 게 전부인 내가 부모님께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 할 수 없는 결정인 서울로의 유학을 통해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학원을 보내고, 얼마나 선행학습을 하고 와 같은 지엽적인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환경을 바꾸는 것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유년기와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기에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부모님이 아이의 주변환경을 주로 형성하는 유년기 시절을 지나면, 친구들과 상호작용이 많아지는 청소년기에 접어든다. 자녀에게 영향을 끼치는 환경은 만나는 친구들이 주가 된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부모말을 듣는 게 아니라 친구들을 흉내 내는 것이다.
보통 이런 시기부터 공부를 잘하는 것에 관심이 많기에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가는 것은 환경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딱 집어 ‘서울’ 이 아니라 ‘학군’ 이 중요하다. 아이가 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지역인가.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이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어있는 지역인가.
그런 곳이라면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공부하게 된다.
꼭 서울이 아니라 공부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많은 학군으로 가는 것은 누군가 공부를 잘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내가 서울유학을 가서 중학교 입학 후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도 ‘서울 아이들은 내가 있던 곳보다 훨씬 공부를 잘하기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더 많은 친구들이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2. 대치동 학원가로 보내는 게 학업에 효과적일까
대치동 학원가의 현장 강의는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스타강사의 인강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하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교육과 공교육 수준을 비교해선 안된다)
조금 의아할 수 있는데 이건 앞서 말한 ‘학군’과 ‘강의’를 구별하기 힘든 상황 때문이다.
대치동 학원가 주변에 있는 학교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높기 때문에 대치동의 강의가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곳의 진학률이 좋은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의 학군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지, 대치동 학원강의가 스타강사의 인강에 비해 유의미하게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대치동 학원가는 ‘학군’ 이 필요로 하는 교육열의 결과물이지, 좋은 진학의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하기 힘들다.
이곳에서 현장강의를 진행하는 스타강사들의 강의를 듣기 위해 수많은 학생들이 레벨테스트를 치고 들어가기를 희망하지만 정작 그 강의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강의와 거의 차이가 없다.
심지어 인강은 더 저렴하며, 이해 못 한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기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치동 학원가 강의에 대해 회의가 있었던 나는 인강을 많이 활용했으며 , 그 과정에서 학원가 자체의 강의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다만 이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학생 본인이 인강을 현장강의와 비슷한 수준의 집중도를 유지하고 성실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필요로 하는 강의가 수요가 많아 인강이 잘 개발되어 있는 수능, 내신 강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만 존재하는 강의가 필요하다면 그건 유의미한 차이가 생길 것이다. 내가 학생시절에 경험한 그런 강의는 영재고 강의, 첨삭이 필요한 논술 강의 등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좋은 학군에서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공부하는 개개인이 좋은 학군에 사는 것처럼,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를 스스로 만들어낸다면, 인강이 정말 잘 되어 있는 요즘은 대치동 학원가에서 강의 듣는 학생에게 뒤처짐 없이 원하는 성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험 상 정말 어려운 것은 공부하려는 의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 그 자체이다. 다음에는 필자의 공부하려는 의지는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의지를 불태우는 법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