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축구 일지

첫 훈련의 땀

by 오늘영


남들이 몰랐던 열망을 품은 나는, 아니 사실은 내가 몰랐던 열망이 있던 나는 2024년 9월 말, 처음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SNS에 ‘풋살’, ‘축구’, ‘여자축구’ 같은 것을 검색해 보고 찾은 팀이었다. 전문 코치님과 함께 훈련하고, 자체 경기도 진행하는 큰 팀이었다. 평일 저녁 첫 훈련을 위해 부산 화명동에 있는 축구장으로 차를 몰았다. 퇴근길 교통체증이 당연한 만덕터널을 지나면서 내 손에 살짝 땀이 났다. 초보운전자의 땀인지, 첫 훈련에 긴장한 사람의 땀인지는 알 수 없었다.


까만 하늘, 축구장을 비추는 눈부신 조명, 인조잔디의 초록스러움까지. 모든 것이 반짝거리게만 보이는 첫 번째 훈련이었다. 회색 면 운동복과 검은색 나이키 러닝화를 신은 나는 (지금 생각해 보면 영락없는 초보의 차림이다) 코치님의 구호에 따라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마, 겨드랑이와 등으로 땀이 흘렀다. 얼굴이 붉어졌다. 머리카락이 젖었다. 그렇게 두 시간의 훈련이 지났다. 무얼 했느냐고?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환경에 놓여서 그랬을까. 동료(라고 부르기엔 쑥스럽고 친구라고 부르기엔 먼, 함께 훈련을 하는 그들)의 발을 보고, 그들과 동일하게 내 몸을 움직이려 노력했고 무얼 했는지 곧 잊어버렸다, 아 상쾌한 기분만 남기고. 하지만 그게 무슨 문제랴.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손바닥에서 땀이 나지 않았다. 초보운전이지만 능숙한 사람인 것처럼 움직였다. 어쩐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몸을 전혀 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면 탈이 나는 법. 나는 운동장을 질주(!)하고 축구화 없이 공을 엄지’ 발가락’에 맞추며 찬 대가로 (발가락보다는 발 안쪽면에 공을 맞추라고 가르쳐준다. 이건 다음 화에서 설명할 수 있을 거다) 왼쪽 허벅지 안쪽에 손바닥 두 개 크기의 멍을 얻었고, 양 쪽 발톱 밑에 피멍이 들었다. 허벅지의 멍은 2주간에 걸쳐 조금씩 나았지만, 양 쪽 발톱의 피멍은 발톱과 함께 빠졌다. 새 발톱이 나는 데에는 2개월이 넘게 걸렸다. 신체 일부가 상처 입고 새로 나는 데에 시간이 든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짚어보면 이상한 게 아닌데, 내 몸에 든 멍과 상처의 이유가 모두 낯설었다. 처음 안 것은 또 있었는데, 우리 집에 근육통이 왔을 때 쓸 파스는 물론이고 안티푸라민 같은 의약품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집에 구비되어 있던 상비약 상자에는 연고 두 가지, 반창고, 여러 감기약과 다양한 진통제뿐이었다. 근육이 아플 때는 우선 냉찜질을 해야 한다는 지식까지도, 나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퇴근 후 정형외과에 들러 다리와 발의 상태를 체크했다. 약을 처방받았다.


그리고 다음 주도 축구를 하려 운동장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