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

삶:

by 오늘이

꼬이고 쪼이고

짜이고 얽히고


설계한 대로만 가지 않는다

분명 내 손이 하는 일인데

자꾸 틀린 길을 가게 된다


무의식의 손이 신나게 춤을 춰도

틀리지 않는다면 참 좋을 텐데

어김없이 실수를 하게 된다

같은 길을 풀렀다 꼬았다

다시 실뭉치 다시 원점


처음이라 투박한 초보의 발자취가

부풀게 된 실뭉치에 남는다


서울 가면 눈 뜨고 코 베인다더니

서울서 홀로 자취하면서

코를 몇 개나 빠뜨린 건지


인생 도안 위에 한 코인 지금

서툴게만 흘러가는데,

큰 그림을 보게 되면

잘 얽혀지고 있을까


도안대로만 살 수 없단 걸 알지만,

서툰 한 코 한 코가

지금은 너무 서운타


세월이 지나 대바늘을 뺄 때쯤

내가 짜온 실들을 본다면

삐뚤빼뚤 울퉁불퉁도

무늬가 되어 있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