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도시악어> _ 글라인 & 이화진
"오늘도 '무언가'가 되기 위해 나를 놓친 채 살고 있는 당신에게,
도시 악어가 전하는 지금, 여기에서 '나'로 살아가는 법 "
책 소개
<도시악어> _ 글라인 & 이화진 (글) 루리 (그림) _ 출판: 요요 (2022)
:JTBC 드라마「기상청 사람들」 작가진과『긴긴밤』루리 작가의 콜라보
이 시대의 인간상을 대표하는 ‘도시 악어’ 캐릭터를 통해 ‘무언가’가 되기 위해 애쓰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나라는 존재’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저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는 사람들. 그 안에서 느끼는 고독과 혼돈, 절망의 감정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마침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화해하는 순간까지, 이 모든 순간이 극도로 함축, 절제된 글과 그림을 통해 완성된다.
- 책 소개글
Q. 가장 공감이 갔던 내용? (- 루리 작가님 인터뷰)
- '내가 이곳에 어울릴까', '내가 있을 곳은 어디일까' '나를 받아줄 곳이 있을까' 하는 보편적인 감정을 '도시에서 살아가는 악어'를 통해 풀어낸 점에 가장 공감이 갔고,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가면 속 눈물을 알아준 책
'도시 악어'를 어떤 캐릭터라고 생각하나요? (- 루리 작가님의 인터뷰)
'라디오헤드'의 Creep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천사 같고 특별한 너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고, 그에 반해 찌질이에다 괴짜인 나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도시 악어'가 이 가사의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I don't belong here'의 감정을 캐릭터를 통해 드러내는 것에 특히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저는 화가 날 때는 Marry The Night - Lady Gaga를 듣고, 슬플 땐 Creep - Radiohead 를 듣는데, 이 인터뷰를 읽고 보니 악어의 눈빛부터 왜 이렇게 슬펐는지, 왜 이렇게 콱 와닿았는지. 조건반사처럼 내재되어 있던 슬픔 리모컨이 눌린 거였나 싶네요.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지
Q. 가장 공들여 표현한 장면? (루리 작가님의 인터뷰)
- '나는 토마토를 좋아해. 햇볕을 좋아하고~'
악어는 그저 좋아하는 일을 소소하게 즐기고 있는 것뿐인데,
타인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으로 악어의 그림자가 무섭게 표현된 부분에 가장 공을 들였던 것 같아요.
클라이맥스 부분은 아니지만, 이런 오해는 너무도 쉽고 어처구니없게 일어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피부 관리도 받고 뾰족했던 이도 갈고, 꼬리를 잘라내는 성형 상담을 받으며,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 자신을 갈고 도려낸다
너무 짠하고 슬픈데 또 너무 귀엽잖아
진짜 이게 그림책 매력
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
고독, 절망, 각성, 자유의 감정을 장면마다 압도적인 구도와 색채의 이미지로 구현한다.
종과 횡을 넘나드는 파격적인 구도, 빛과 어둠을 절묘하게 대비시켜 시간과 감정을 표현한 색채가 두드러진다.
- 책소개 중
"나는 악어야."
물을 무섭다 생각했던 악어는 실수로 물에 빠졌을 때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나의 물은 어디인가.
가면을 벗고
본연의 내 모습으로
나만의 페이스로 숨을 쉴 수 있는 곳
악어는 '도시에 있는' 물에 들어갔다. '나는 도시에 사는 악어야.'
내 마음이 현재 꽈배기 상태인가. 아무래도 교훈을 잘못 얻었다.
진정한 나로서 살아갈 방법이 아닌 최대한 내가 될 수 있는 시공간을 찾는 것 같다.
결국 그냥 세상을 받아들이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난 듯한 느낌이랄까.
나의 정체성을 찾았지만, 결국 내가 해야 할 건 그저 받아들임이랄까.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고, 살아가야 하지"
조금 더 내 품이 넓어졌을 때, 다시 이 글을 읽는다면 조금 더 희망차게 읽겠지?
어둠을 걷는다.
- 읽고 난 직후 남긴 기록
찍어 바른 가면을 씻어내고
찐빵 같은 하얀 헤드셋으로
머리 조이게 귀를 닫는다
들려오는 건,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가 아니라,
귀가 웅-웅- 거리는 먹먹함이다.
막막한 사람에게 들리는 그 소리다.
내 키를 다 잡아먹는 시커먼 그림자를
발목 끌리게 덮치고,
어두운 색을 걷는다.
캄캄히 어둑해진 저녁 하늘,
어두운 아스팔트의 색.
그 위를 걷는다.
여기가 지하세계인지,
지상 세계인지,
천상세계인지 모르도록.
다만 그 위엔 내가 있다.
잠시 나만을 생각하고 있는 내가 있다.
고개를 처박고
눈물을 떨궜다
삶은 계란처럼 퍽퍽했고
사람은 쌀쌀했다
겨울 싸래기눈은 유난히 잘 스며들었고
그나마 먹는 시래기마저 질겼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근 채
쭈그려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족욕물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아무도 지나지 않는 시간인데 등 돌려 앉았다
물이 철렁대는 소리들에도 내가 흐느끼는 소리가 새어나갈까 눈치 보며 숨죽여 울었다.
-----------------
잊고 살다가 찾은 내 일기
뭔가 힘들었던 날인가 보다.
우는 시간마저도
남들에게 보일까 들킬까
몰래 울었다
우는 순간마저도 내가 나일 수가 없었던 날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이 일기가 다시 펼쳐진 것도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한강 작가의 연설을 다 보진 못했지만. 그 당시 딱 꽂혔던 말이 하나 있다.
"수많은 일인칭"
쏟아지는 빗줄기를 피하면서 건너편 건물에 있는 아이를 보고는 깨닫는다.
우리 모두가 ‘나’ 임을, 그리고 연결되어 있음을.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선 모든 사람,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나’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요. 저처럼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일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이 연설로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자꾸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려 하며. 그들의 생각을 내 상상으로 만들어냈다.
그건 모두 다 내가 지어낸 소설 속 인물들이었다.
그들이 모두 각자 일인칭임을 생각하지 못했다.
상대를 상대 그대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니
자연스레 내가 나를 보는 시각도 생겼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결의 경험은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로 이어진다(안경애 칼럼)"
나를 비롯한 수많은 악어를 떠올려본다.
우리 모두의 건투를 빌어요.
+ 아직 보지 못한 영화인데
일단 남겨본다. 왠지 잘 어울릴 거 같아서
플레전트빌은 1950년대 이상적인 소도시다. 흑백세상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단조롭고 속은 텅 비었다. 현대사회에서도 이어지는 문제들을 내포한다. 성, 자유, 개인의 정체성. 사고방식과 가치관. 사회와 인간의 감정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다.
흑백세상은 '척'하는 세상이다. 모범적인 척, 도덕적인 척, 고고한 척. 알맹이는 없다. 마치 겉표지는 양장인데 펼쳐보면 백지인 도서관 책 같은. '무미건조함'
수동적인 사람들에게 감정과 깨달음이라는 색이 칠해지며 플레전트빌은 다채로운 세상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