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에 한번씨 직업을 바꾸는 여자, N잡러 이야기 #1
100세 시대를 꺼내지 않더라도, 요즘은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어서 누구나 한번쯤은 직업전환기를 가지게 됩니다.
직업을 전환하는 것은, 처음 직업을 갖는 것과 비교해서 쉬울까요? 어려울까요?
더 어렵습니다. 단정적으로 말할게요. 왜냐하면 기존에 해왔던 방식을 털어내고/지워내고 다시 넣어야 하니까요. 마치 제2 외국어처럼 말이죠.
저는 '7년에 한번씩 직업을 바꾸자' 라는 모토를 가지고 인생을 살고 있어요.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대전제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제대로 커리어 전환을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첫번째 직업은 마케터였어요. 한 15년 정도를 했고요. 거기서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나와서 기업 강사가 되었습니다. 1인 기업 형태로 말입니다. 그렇게 7년을 살아남았습니다. 두번째 직업으로 강사가 된거죠.
강사로 자리잡기가 무섭게 저는 세번째 직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직업은 브랜드 전략으로 보면 라인 확장이예요.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서, 강사로 간 거니까.
하지만 세번째 직업은 카테고리 확장을 해보려고 시도중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변신 중이거든요. 변신!! 이 말이 딱 맞겠네요.
실제로 작년에는 2개의 손그림 영상을 제작했고, 올해는 1분기에 이미 3개의 손그림 영상을 외주받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1인 기업에서 이제 작은 기업으로 성장해보려고 합니다.
징검다리 이야기를 해볼게요.
직장인(마케터) ---> 강사 (기획/마케팅 + 비주얼씽킹) --> 일러스트레이터 (기획/마케팅+ 비주얼씽킹 + 영상)
1. 15년 직장생활이 밑거름
15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어요. 디지털 마케터로, 대기업 프로젝트를 연간 대행을 했고, 그러면서 기업들이 일년단위로 일하는 방식을 배웠어요. 기업 담당자들의 생각, 방향성,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쌓인 노하우가 있으니,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강사가 되었을 때 잇점이 많았어요.
기획/마케팅이라는 지식적인 측면, 실행적인 측면이 나의 강의 원고의 알맹이였지만,
기업속 직장인이 일하는 방식이 내가 강사로서, 기업과 장기간 일하는데 경쟁력과 차별성이 되었어요.
2. 직장 경험을 강의로 만들기
슬기로운 직장생활 동안,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블로그에 글을 계속 쓴거예요.
뭐라도 쓰고, 뭐라도 남기고 그랬어요.
그리고 내 노하우를 주변사람들에게 강의하고, 회사에서도 강의하고, 커뮤니티에서 강의하고 그랬어요.
블로그에 글을 계속 남기기, 연락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계속 내 직장 경험을 한줄이라도 남기고 쌓아갔습니다.
그런 내용들이 뭉쳐서 강의안이 되었고,
강사가 되었어요.
3. 마케터에서 강사로 변신하기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것과, 강의를 하는 것은 다른 부분이 있었어요.
나의 경우에는 직장인이라는 동일한 타겟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퍼스널리티가 완전히 달랐어요.
프리젠테이션에 들어오는 직장인들은, 우선 점수를 매겨야 하고, 누군가를 뽑아야 하니까 관여도가 높잖아요. 집중하고 열시히 듣고 질문도 많이 하고 능동적이예요. 시간은 1시간 이내로 비교적 짧고요.
강의에 들어오는 직장인들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시간이고, 그렇다고 자기 일이 주는 것도 아니니까
수동적이더라고요. 시간도 보통 3시간부터 어쩔때는 20시간까지 길다보니
신경 쓸 부분이 달랐고, 어떤 측면에서는 많았어요.
사실 저도 열성적으로 일하는 사람이었지만 (직장다닐때)
의무 교육은 피곤했던 기억이 나요.
집중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 거죠.
그때 제가 일부러 집중을 안 했냐? 그건 아니거든요.
피곤하니까, 늘
교육 받을 때 긴장이 풀리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랬었떤 것 같아요.
뭘 시켜도 귀찮고.
이렇게 잘 적응해나갔습니다.
마케팅/기획이라는 나의 직장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강의에서도 직장인들과 공감대를 이루기 쉬웠고
저의 강의도 잘 참여해주셨죠.
직장 경력이 있는 강사, 이게 이렇게 큰 차별화 요인인지 처음에 강사를 시작할때는 몰랐으나
점점 더 이 차별점은 강력한 경쟁력이 되었어요.
4. 강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변신하기
지금 징검다리 이야기중이죠.
직업 전환기에는 나의 강점을 새로 만들기 보다는, 기존에 있었던 것 중에서 집중해서 개발하는게 효율이 좋아요. (당연한 이야기)
저는 마케팅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 발상이 필요하고, 기획력이 필요하니까 비주얼씽킹을 알게 되었고,
비주얼 씽킹으로 강의를 하다보니 손그림이 점점 늘었고,
손그림이 점점 늘다보니 자연스럽게 일러스트레터로 변해갔어요.
매우 자연스럽게.
이건 단번에 일어난 일은 아니고요. 4년 , 5년, 6년, 7년에 걸쳐서 천천히 일어났어요.
우선 주변사람들이 저를 작가로 보기 시작했고
작품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고,
전시회도 나가고,
주변에 그림 그리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났고.
그림을 보는 눈이 점점 높아졌고.
전시회 티켓이 갑자기 생기면 '너 갈래?'라고 주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고요.
그렇게 저는 점점 일러스트레이터로 시간의 힘으로
됐어요.
자연스럽게.
억지스럽지 않게. 이게 포인트 인 것 같아요.
욕심으로 나의 능력을 내가 만들어서 내가 끌고 가서, 내가 팔고, 내가 실망하고, 내가 좌절하고,
이렇게는 오래/장기간/꾸준히 할수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다보니 늘었어
하다보니 됐어.
하다 보니 돈이 벌렸어.
이런 방향성이 좋죠.
이걸 만들어가기 위해 매순간 방향을 체크하고, 뭐라도 해보고, 세상에 나의 관심사를 계속 던져보고, 반응을 보고, 발전시키고, 중지시키고 그랬어요.
5. 일러스트레이션에 영상 추가하기
작년에 유튜브가 빵 떴을 때,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일러스트레이션에 영상을 추가하는 실험을 했고, 세상에 그 결과물을 던져놨고, 기다렸어요.
교육 요청을 했던 분들이 먼저 저에게 연락을 주셨어요.
교육상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요. 나의 손그림으로.
그렇게 엘지인화원이 저의 첫번째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엘지인화원의 그, 제작 영상을 보고
엘지화학에서 저에게 두번째 프로젝트를 주셨어요.
모든 일에는 징검다리가 필요해요. 그 다리는 내가 놓는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놔줘요.
세상에 나의 생각과 작품을 계속 선보이세요. 그리고 기다리세요.
반응이 없으면 반복하세요.
한가지만 고집부리지 말고 다양하게 던져보세요.
그러면 당신의 손을 먼저 잡아주는 사람이 나타날거예요.
끝.